옛날 중국에 어느 화공이
미인인 아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마음씨 나쁜 원님이
화공의 아내가 미인이라는 소문을 듣고
그녀를 데려다가 자신의 수청을 들라고 했으나
정조를 지키기 위해 요구를 계속 거절했다.
☆☆☆
결국 원님은 화가 나서
그녀를 관아 꼭대기에 있는 방에 가두었고
졸지에 아내를 빼앗긴 화공은
분이 나서 도저히 제 정신으로 살 수 없는 지경이 될 정도로
미쳐갔으며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정신을 집중해
아내에게 줄 그림 한 장을 그린 다음
보는 눈을 피해
몰래 아내가 갇힌 곳까지 갔다.
그 다음 가져온 그림을 아내가 갇힌 탑 밑에 묻은 다음
높은 벽만 바라보다가 그 자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
한편 아내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으며
그 날부터 아내는
매일매일 똑같은 꿈을 꾸게 되었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을까,
아내의 꿈에 죽은 남편이 나타나더니
"여보, 그간 잘 지냈소?
나는 매일 밤마다 당신을 찾아 헤메는데
어느 순간 아침이 되어
당신이 잠에서 깨는 바람에 할 말도 못하고 떠나게되오.
하는 수 없이 내일 다시 와야겠구려..."
☆☆☆
순간 꿈에서 깬 아내는
창 밖을 내다보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탑 벽을 지지대 삼아 올라오고 있는 덩굴에서
나팔처럼 생긴 꽃이 피어 있었는데,
죽은 남편의 혼이 꽃이 되어
아내를 보기 위해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후 그 원님은
그동안의 저지른 만행으로 관직에서 쫓겨나서 연행되었고
아내는 풀려났다.
나팔꽃은 죽은 남편이 꿈결에서 한 말처럼
새벽에 피었다가 날이 밝아 오후가 되면 금세 시들어 버린다며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