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마을로 시집을 간 며느리가 이웃집의 총각과
담 너머로 하얀 이빨을 들어내고 재미있게 말을 주고받았다.
이를 본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크게 꾸짖었다.
"너는 어찌 이웃집 총각과 눈을 맞추느냐.
내 마땅히 너의 남편에게 말하여 벌을 받게 하리라."
그 일로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볼 때마다 꾸짖으니 그 고통이 아주 심했다.
☆☆☆
하루는 며느리가
수심에 찬 얼굴로 혼자 마루에 앉아 있는 데
대문 앞을 지나가던
동네 할머니가 말을 걸었다.
"새댁, 무슨 일이 있어
얼굴 색이 말이 아니구먼?"
"제가 어느 날 이웃집 총각과
서로 몇 마디 말을 했다 하여
시어머님께서 볼때마다 꾸짖으시니
그것 때문에 참으로 괴롭습니다."
"너의 시어머니가 얼마나 떳떳하다고
그런 일로 너를 괴롭힌단 말인가?
지는 젊었을 때
앞마을 장사꾼과 눈이 맞아 놀아나다
그것이 탄로나 '큰북'을 짊어지고
동네를 돌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무슨 낯으로
꾸짖는단 말인가.
만약 또 다시 꾸짖으면
꼭 이 말을 들려주거라."
이에 며느리가
크게 기뻐하였다.
☆☆☆
이튿날
시어머니가 또 꾸짖기에
며느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어머님은 무엇이 떳떳하시다고
이렇게 저만 보면 꾸짖으십니까?"
"내가
떳떳하지 못한 것이 무엇이더냐?"
"어머님이 젊었을 때
앞마을 장사꾼과 눈이 맞아 놀아나다
그것이 탄로나 '큰북'을 짊어지고
동네를 돌았던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말을 누가 너에게 들려주더냐?
'큰북'이 아니고 '작은 북' 이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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