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황중호 베드로 신부 "열혈사제, 소소한 잘못보다 가치 봤으면"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김혜영 앵커
○ 출연 : 황중호 신부 /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차장
요즘 드라마 <열혈사제>가 인기입니다.
불의를 보면 분노하는 젊은 사제가 주인공인데요.
드라마 보면서 속이 시원하다고 말하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열혈사제> 뿐만이 아닙니다.
사제가 나오는 영화와 드라마가 부쩍 많아졌는데요.
미디어에 등장하는 사제들 어떻게 바라봐야 될까요.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차장이신 황중호 신부님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신부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드라마 <열혈사제> 인기가 뜨겁습니다. 신부님도 보시나요?
▶ 네, 저도 보고 있습니다. 하하.
▷ 1회부터 쭉 다 보셨어요?
▶ 네.
▷ 드라마에 등장하는 젊은 신부님이 알코올 의존증 초기 증상을 보입니다. 또 불의를 보면 분노와 주먹이 앞서는 분노조절장애도 있는데요. 이런 캐릭터 어떻게 보십니까?
▶ 사실은 말이 안 되는 설정이기도 하고요. 좀 황당한 캐릭터죠. 그런데 또 좋게 생각하면 사랑과 정의가 넘치는 주인공인 것 같기도 하고, 드라마니까 드라마로 즐기면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요즘 신부님들끼리도 <열혈사제> 얘기 많이 하시죠?
▶ 저희도 조금씩 얘기하고, 이건 말도 안 되고 황당하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 최근 몇 년 동안 사제들이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많아졌습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부터 드라마 <손 더 게스트>와 <프리스트> 그리고 이번에 <열혈사제>까지요. 가톨릭 사제가 영화나 드라마의 인물로 자주 등장하고 있는 현상은 어떻게 보세요?
▶ 조금은 걱정스러운 입장도 있어요. 자극적인 소재를 가지고서 거기에 신부님이라고 하는 악을 이기는 정의의 사도 이런 단순화 된 이미지들을 소비하는 것 같아서 조금 걱정스러운 측면도 있고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문화를 통한 복음화라는 입장에서는 세상에서 우리 가톨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 신부님 사제를 어떤 이미지로 보고 있나, 그런 모습들을 생각해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이렇게 좋은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신부님한테 영화나 드라마 얘기를 하거나 실제로 이것 덕분에 사제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분들도 계신가요?
▶ 그런 식으로 많이 물어보기도 하시고요.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설정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교우 분들이 더 많이 알고 계신 경우도 있고요. 제가 거기에 조금만 더 보충해서 말씀드리고 그런 거죠.
▷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사제들은 악령을 쫓는 구마 역할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열혈사제>에 등장하는 사제는 분노조절장애가 있긴 하지만 인간미가 넘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성직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신부님도 이런 점은 긍정적으로 보시나요?
▶ 조금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데 제가 좀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마치 사제가 영웅처럼 모든 일을 해결하는 그런 모습, 악을 물리치는 정의의 사도 이건 좀 정형화 된 모습이거든요. 1차원적인 모습으로만 드러나는 것 같아서 조금 아까운 것도 있고요. 그런데 이 드라마는 사실은 어떤 진지함을 추구하는 드라마라기 보다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믹 액션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여기서 나오는 과장되고 그런 모습을 이해하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지금 <열혈사제> 시청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영향력이 큰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재미있고 통쾌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너무 희화화되었다, 고증이 안 되었다는 지적도 있거든요. 이런 지적은 어떻게 보세요?
▶ 고증이 안 됐다는 것은 아마 처음 드라마 앞부분에 잘못된 오류들이 나왔을 적에 그것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드라마는 처음 기획부터 저희 문화홍보국의 도움을 받으면서 시작한 드라마입니다. 제가 대본도 많이 감수해주고 있고요. 이게 드라마로 영상으로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요. 주인공이 어떻게 신부가 됐는지, 아니면 주임신부님이 어떤 분이신지, 이런 것들이 대본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보면 이게 막상 드라마 영상으로 찍었을 때는 잘 표현이 안 되더라고요. 그리고 저희가 감수를 해줘도 어떤 부분은 제작진에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어떤 부분은 제작진에 받아들이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 아마 초반에 그런 불편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요. ‘하느님’을 ‘하나님’이라고 하거나, 성호를 그으면서 이마와 가슴 다음에 왼쪽 어깨만 짚고 끝나는 장면들은 저도 아쉬웠습니다. 드라마 홈페이지에도 이런 오류를 지적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던데요. 이런 건 수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신부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 제작진하고 제가 통화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어요. 성호 긋은 것은 저도 충분하게 정성껏 그어야 된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 아마 촬영을 하면서 배우가 이게 캐릭터를 드러내는 하나의 표현이라고 봤던 것 같아요. 자신의 캐릭터를. 그래서 조금 오버해서 표현했던 것 같고. 세상의 어느 신부님도 그렇게 성호를 긋지 않으니까요. 저도 좀 더 강하게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해드렸고. 거기 나오는 ‘하느님’ 이라고 하는 표현은 작가들도 많이 노이로제가 걸린 것 같아요. 그래서 수시녹음도 한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더 신경쓰겠다고 이야기를 들었어요.
▷ 드라마에서 고인이 되시는 이영준 신부님의 복장을 보면 몬시뇰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드라마 인물들이 다들 신부님이라고 부릅니다. 이건 괜찮은 건가요?
▶ 저도 처음에 고민을 했었던 부분 중에 하나인데요. 우리 교우 분들 중에서도 사실 몬시뇰이라고 하면 낯설게 느끼시는 분도 아마 계실 거예요. 우리 신자 분이 아닌 다른 분이 봤을 때는 몬시뇰이라고 하는 것이 꽤 낯설기 때문에 그것을 그냥 저희도 ‘신부님’ 이라고. 왜냐하면 몬시뇰은 명예호칭이기 때문에 저희가 ‘신부님’ 이라고 불러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거라고 저희가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부분 때문에 많은 분들이 더 헷갈려 하셨던 것 같아요.
▷ 시청률이 워낙 높은 드라마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더 유심히 보시는 것 같습니다.
▶ 사실 그런 소소한 잘못들보다는 더 중요한 것들을 봐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 교회가 결코 버릴 수 없는 가치들 있잖아요. 생명에 대한 존엄성, 가난에 대한 가치, 이웃 사랑, 정의로움 이런 부분들을 더 중요하게 봐야 되지 않을까. 하느님 하나님, 이런 것도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너무 그런 것들에 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 드라마 줄거리 대로 국정원 특수요원이었던 사람이 신학교에 지원하는 게 가능하긴 합니까? 저도 궁금합니다.
▶ 가능하지 않죠. 그렇게 자신의 신분을 속이면서 들어올 수는 없는 상황이고요. 처음에 기획 단계에서 시놉시스를 가지고 이야기 할 때도 제일 처음에 문제를 삼았던 부분이에요. 이런 상황에서는 신학교를 들어올 수 없다. 분노조절장애나 알코올 의존증이나 이런 부분들도 분명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고 처음에 이야기를 했고, 사실 그 부분은 드라마적인 상상이라고 이해를 해주셔야 될 것 같아요.
▷ 국정원의 특수요원은 아니더라도 사회 생활을 하다가 신부님 되신 분들은 많으시잖아요.
▶ 네, 그렇게 들어올 수는 있죠. 그런데 어느 정도의 나이 제한도 있고요. 그리고 신학교에 들어와서 적응하는 문제도 또 있고요. 아마 밖에서 오랫동안 사회 생활을 했을 경우에 그런 어려움도 있기도 합니다.
▷ 드라마 <열혈사제>의 감수 고증을 해주고 계시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이게 문화이고 대중예술이다 보니까 조언을 하실 때 조금 조심스러우실 것 같아요. 자칫하다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어떤 수준에서 하고 계세요?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아주 세세한 하나하나를 다 이야기하지는 않고요.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서 ‘이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이 부분은 좋다’ 이런 식의 조언을 해드리고 있고요. 과장되거나 희화화 되는 모습들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있어요. 그리고 제작진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제가 대본을 다 받아서 보고 있는데요. 가톨릭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참 많구나. 우리 교회를 좀 더 많이 알려야 되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 책임감이 더 많이 드실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고 있어서요.
▶ 사실 저도 문화홍보국에 온 지 1년이 되었는데요.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도움을 주기 시작했는데, 드라마가 막상 시청률이 너무 많이 나와서 저도 좀 조심조심 하는 마음으로, 드라마를 계속 더 주의깊게 보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신부님 인기 많으신가봐요. 지금 방송토크로 의견이 많이 들어왔는데 ‘신부님이 진짜 열혈사제다’. 신부님 별명이신가봐요. ‘중타이거 신부님 어서 오세요’, ‘열심히 시청 중입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드라마 <열혈사제> 일부 오류는 있지만 그래도 드라마는 드라마니까요. 나날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신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사제가 나오는 영화나 방송을 바라봤으면 하는지 끝으로 당부 말씀을 간단하게 해주실까요?
▶ 드라마는 드라마니까요. 너무 이 안에서 자꾸 뭔가를 찾으려고 진지하게 보실 필요는 없고요. 한 가지 제가 특별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런 문화의 복음화를 통해서 드러나는 우리의 모습이 더욱 더 정의롭고 잘 드러나기를 위해서는 실제로 우리가 그런 삶을 살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우리 교회가 품고 있는 진리와 지혜를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통해서 복음화 할 수 있도록 교우 분들도 함께 응원해주시고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 미디어 제작자들도 신경 쓸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 어려움이 있을 때, 뭔가 궁금하거나 그럴 때는 저희에게 문의를 해주시면 도움을 요청하면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의 도움 없이 그냥 상상만으로 자신들의 생각만으로 제작되는 프로그램들도 물론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좀 아쉽죠.
▷ 지금까지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차장이신 황중호 신부님과 드라마 <열혈사제> 얘기 나눠봤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신부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