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Pablo Picasso, [아비뇽의 처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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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뇽의 처녀들]Les Demoiselles d'Avignon, 1907, Giraudon, Paris
[아비뇽의 처녀들]은 피카소가 그린 최초의 입체주의 그림일 뿐 아니라 현대 미술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로써 그는 자신의 입체주의의 시대를 열게 되며, 야수파의 그늘로부터 완전히 벗어난다. 이 작품이 완성된 입체주의의 구성 방식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색체, 형태, 원근법, 그 어느 면에서나 과거의 미술적 관습을 완전히 벗어나 있다. 평면에 입체를 표현하기 위해 과거의 화가들과 같이 원근법이나 음영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본 상을 한 인물 안에 동시에 그려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특성은 가장 왼편의 한 여자와 오른편의 두 여자에게서 더 확연해진다. 이 작품을 그리기 전, 피카소는 그의 친구 시인 아폴리네를 만나 아는 벨기에인으로부터 고대 이베리아 조각품을 구입하게 된다. 이미 원시주의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에게 구체적으로 창작에 영감을 줄 계기를 만난 것이다. 그는 아프리카 미술을 통해 강인한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단순한 선과 형을 과감히 자신의 미술에 받아들여 재창조를 해낸다. 기존의 서양 미술이 선으로 형을 가두어 외부세계와 격리된 공간을 창조해냈지만, 피카소는 달랐다. 그는 "선과 색, 톤의 억양에 의해 그 대상은 존재를 확립한다"는 자신의 신조에 따라 창작을 해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창작 기법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전연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서 인체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각도에서 본 장면을 전부 정면화하여 그리던 비재현적 화풍이 피카소에게 와서 다시 태어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처럼 무엇이 아름다운가 하는 시각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이 여체들이 재현적인 방식으로 그려지지 않았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다고 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여체를 구성하는 면과 면들의 섬세하고 미묘한 색의 뉘앙스가 동시에 한 눈에 들어 오도록 그림으로써 화가의 대상에 대한 한 순간도 지체 할 수 없는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반추상에 가까울 정도 단순화된 기하학적 형태의 선들은 여체에 대한 원초적인 인상을 강하게 각인시킨다. 반드시 정밀묘사에 의해 사실적으로 재현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시각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인상대로 그리지 않는다 할지라도, 이처럼 아름다움을 창조해낼 수 있다는 것은 경이롭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체에 넘치는 생명력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데 멈추지 않고 그림 밖으로 보는 이들의 물결쳐 오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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