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무당 이해경이 만든 종이꽃...

작성자현술당(운영자)|작성시간08.06.27|조회수846 목록 댓글 11

종이꽃에 반해 손수 꽃만드는 방법을 익히고, 만든지 10년이 되어 간다는 

이해경의 황해도굿紙花展 '세월의 꽃' 전을 다녀왔다.

2006년 아직도 바람이 차가웠던 봄날, 정릉 어느 암자에서 있었던 이해경의 신연맞이굿을 보러 갔던 날,

산에는 온통 진달래와 개나리가 흐드러졌었다.

그날 굿청에도 알록달록 종이꽃들이 만발하여 있었다. 빨강 노랑 파랑의 종이꽃들이 얼마나 예쁜지, 이해경씨에게 올라가봐도 되냐고 물어 봤었다. 종이꽃의 화려한 색상과 원시적인 매력에 끌려 가슴두근거리며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 꽃들을 이해경만신이 직접 만들었다는 소리에도 놀랐었다. 굿이 끝나고는 그꽃들을 태워버린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그날의 감동이 떠올랐고, 전시회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한 것은 당연했다.

 

전시장은 인사동 목인갤러리...

상여에 장식하던 꽃판이나 나무인형따위를 전시하는 목인박물관보다 더 적당한 갤러리가 있을까..참 좋은 선택이었구나 싶었는데

사연이 있다. 굿청을 장식하는 꽃전시라니까 갤러리들이 난색을 표하더란다. 겨우겨우 목인과 접촉이 되었는데, 마침 원하던 날짜가

비어있었다고 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갤러리에 들어서면 처음 만나게 되는 만도산꽃, 패랭이꽃모양이며 검자주빛 꽃술을 가지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해경님이 바쁘게 들어선다. 이해경은 내 남편의 친구이기도 하다. 그녀의 안내로 전시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세 개의 방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가장 큰 방에는 굿청이 재현되어 있었다. 멋진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부채와 오색찬란한 종이꽃과 과일들이 보인다. 어디에 눈을 둘지 모르게 오색찬란한 굿청은 매혹적이다.

 

여러 신령들이 그려져 있는 동그란 부채는 굿청에 고정적으로 펼쳐 놓는 것이란다.

노랑, 분홍, 흰색, 파랑, 빨강의 목련이 장식되어 있다. 부귀의 의미를 가진 꽃이다.

 

벽에 작품처럼 장식된 만도산꽃, 알록달록 오색만도산꽃은 포스터에 발탁되기도 하였다.^^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

 

수파련...연꽃을 머리에 이고 있다. 노랑 연꽃을 이고 있는 오색수파련..꽃의 색에 따라 진설하는 곳은 다르지만

모두 재생의 뜻을 가진단다.

꽃들은 시루 위에 꽃혀 있다. 시루에는 떡이 담겨 있어야하나, 전시용이므로 그렇게 하지 못했단다.

 

 조상꽃, 저승길을 곱고 편안하게 가시라는 기원을 담은 꽃이란다. 그런데

보다보니 꽃이 7송이가 꽃혀 있는 경우가 많다. 7이 무속에 의미있는 숫자임에 틀림없나보다.

칠성판, 칠성당, 칠성각, 칠성굿...

 

온 천하를 밝히는 일월꽃, 해와달이니 당연히 두 송이일수 밖에..

탐스럽다.

 

도라지꽃처럼 생긴 칠성쟁비꽃...건강을 상징하며 무병장수를 이룰수 있게 해준다.

 

다리화, 다알리아처럼 생겼다. 여러 색의 꽃들이 모여 있다.

 

모던한 조형미가 돋보이는 다리화들, 자꾸자꾸 눈길이 가더라.

 

살모란, 여기서 살이란 주름을 말한다. 죽어 가는 사람도 살려내는 의미를 지닌 꽃이라고 한다.

 

서리화, 온통 흰색으로 피워낸 꽃들이다. 일정한 크기로 뻗어 올라간 흰꽃의 정결함이 마음을 빼았는다.

 

백모란꽃

 

사진이 이것밖에 안되 아쉽다.

전시장 가운데는 유리다. 내려다보면 지하실 빨강 바닥에 피어 있는 수국, 멋진 기획의 하나..

굿청에 장식되던 꽃은 아니고, 이해경만신의 창작품이란다. 예전에 어른들의 환갑상이나 생신상에도 조화가 놓였었단다.

그걸 생각하고 만들어본..

 

애기씨꽃..

 

모란..모란도 맨들하게 만든 것도 있고, 주름진 종이로 만든 것도 있다. 무슨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두어 계단 올라 있는 작은 방에 있는 금전괘, 은전괘와 축원문.

 

 

입구 바로 오른쪽 작은 방에 전시되어 있는 요것은..이름은 잊었으나

무당이 굿을 할 때 이것을 들고 있으면 신이 이 물건을 통해 들어온다던가...

열심히 설명하는 이해경만신,

함께 관람하였던 마일란 교수님은 너무 몸이 가늘어서 어떻게 하냐고 한 걱정하셨고,

우리 아들은 예술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멋진 분이시라고 칭찬이 늘어졌다.

작년 신연굿때 작두를 타던 위풍당당 그녀를 기억한다.

실제로 옆에 서면 참 작다.

그 작은 몸에서 어떻게 그렇게 넘치는 에너지기 쉼없이 뿜어져 나오는지..놀랍기만하다.

 

어릴 때 색이 있는 습자지를 잘라 연필에 돌돌 만 후에 양옆에서 가운데로 종이를 누른 후에 연필을 빼면

살이 잡혀 도르르 말린 종이가 되었다. 그것들을 모아 꽃을 만들어 놀기도 했다. 아주 옛날 이야기이다.

요즈음은 아무도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원래 화공의 몫이라는 종이꽃 만들기를 이해경은 손수 한다.

종이를 구하고 오리고 주름을 만들고, 천연재료로 염색하고 대나무를 깎아 살을 만드는 그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한단다.

다 만들어 놓은 것이 염색과정에서 틀려버리면 처음부터 다시 하기도 한단다.

수도하는 심정일 것이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꽃을 피우는 것일 것이다.

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들어 굿청을 장식하는 꽃, 그러나 그 굿은 자신을 위한 굿이 아니라

남들은 위한 굿이다.

카다로그에 있었던 이외수의 말

'이해경은 세상을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하는가를 끊임없이 모색하면서 살고 있는 무당이다'라는 말이 다시 느껴진다.

 

내가 미쳤나봐...라고 그녀는 말하더라. 힘겹게 전시를 준비하면서 왜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그러나 아세요, 그렇게 미친 사람이 있어서 세상은 생기를 찾고 변화된다는 것을...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묵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7.02 그분 자세한 부분을 알수 있을련지요 ^^ 연락처나 아파트명이라던지요 부탁드림니다
  • 작성자하늘사랑 작성시간 08.07.02 꽃이 너무 예뻐서 훔쳐감을 용서 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묵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7.03 많이 훔처가세요 저두 훔처온거라서요 ㅎㅎ
  • 작성자명성법사 작성시간 08.07.05 직접 본적이 잇었는데..정말 이쁘더라구요...^^
  • 작성자천녀보살 작성시간 08.08.07 예쁘네요 ()_()_()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