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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호 수필선, 『인간 관계 아름다운 거리』

작성자편집기자(최춘)|작성시간26.05.08|조회수19 목록 댓글 0

   고구마 순을 심고 수일 후 전화가 왔다. 고라니가 이랑 한 줄의 고구마 순을 모두 뜯어 먹었다는 것이다. 고라니는 한 번 다녀가면 계속 다녀간다고도 하였다. 전에도 고라니로 인하여 1년 헛농사를 지은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말 속에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고라니 피해 예방으로 그물망 울타리를 쳐주기로 하였다. 자기들도 나와서 일손을 보태주겠다고 하였다.

 

  고라니 눈망울이 사슴의 착한 눈망울로 연상되고 민첩하고 귀여운 짐승으로 생각해 온 나의 선입견이 한순간에 유해 동물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미운 동물로 바뀌었다. 기분이 찜찜하였다. 오후 내내 기분이 언짢았다.

 

  그날 밤, 오전에 일을 도와주던 노인네들에게 전화가 왔다. 자기네들이 나머지 울타리 망 설치하는데 나와서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ㅡ 「고라니와 주말농장」 중에서

 

ㅡ 최장호 수필선, 『인간 관계 아름다운 거리』, 한국수필가협회, 2026년 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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