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어부들의 목청을 잔뜩 돋웠을 한 차례 경매가 끝난 후, 미조항 수협위판장은 적요하기만 하다. 바닷물로 비린내 때를 수차례 씻겨내려 어촌항의 컨디션은 말쑥하다. 밤새 조업을 마친 배들의 선착장 앞에는 옛 냉동 창고를 리모델링하여 전시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스페이스 미조’가 건장한 청년마냥 우람한 근육을 내보인다. m의 곡선 하나로 완벽한 변신의 환골탈태를 보여주려 했을까. 한국 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은 이력에 공감이 간다.
바다는 한 번도 노을을 가진 적이 없었을까. 나도 품어보지 못한 노을이 오늘따라 여행자에게 환희의 페스티벌 초대장을 기꺼이 건넨다. 아낌없이 곁을 내어주는 배려인가, 연민인가. 오늘만큼은 내 것이 되어주는가.
ㅡ「미조항에 오려거든」 중에서
ㅡ 송정자 수필집, 『누에나비의 푸른 촉수가 되어』, 진실한 사람들, 2026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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