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난관인 노루목으로 오르는 고갯길이 시작됐지만 아직은 견딜 수 있었다. 노루목에 올라서자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지는데 그 끝은 화개재이다.
두 번째 난관인 토끼봉으로 오르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살면서 가끔 종아리에 쥐가 나는 경우는 있었지만, 허벅지에 쥐가 나는 경험을 처음 했다. 허벅지 근육이 뻣뻣해져 무릎을 들어 올릴 수 없었다. 아들이 곁에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켜보는데 종주할 수 있을지 염려하는 눈치였다.
겨우겨우 토끼봉에 올랐는데, 마주친 등산객이 우리에게 말했다. “아, 보기 좋습니다. 아들과 함께 왔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날의 하이라이트 장면이었다.
ㅡ 「아들과의 지리산 종주」 중에서
ㅡ 『나만의 무진으로』, 도서출판 경남, 2026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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