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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광호 산문집, 『오후 5시 쉼표 하나』

작성자편집기자(최춘)|작성시간26.06.16|조회수19 목록 댓글 0

  그래 떠나자. 몇 해 전부터 마음속으로 벼르기만 했던 국도 걷기 여행 생각이 났다. 여행 경로는 진작부터 진주에서 거창, 김천, 문경, 충주로 올라오는 3번 국도를 생각해 두고 있었다. 아직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여행은 알려지기 전이었다.

 

  예행연습까지 끝내고 1월 하순 드디어 진주로 출발했다. 그해 따라 유난히 겨울이 춥고 눈도 많이 내렸다. 나는 막연하게 3번 국도가 진주에서 출발한다고 믿고 이곳에 왔는데 와서 보니 아니었다. 그건 옛날이야기이고 지금은 남해 섬이 다리로 연결돼 있어 3번 국도는 남해 미량리가 시작점이었다. 잠깐 갈등했지만 중요한 건 아니라 그냥 진주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18년 뒤인 2018년 4월 두 번째 걷기 여행을 김천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아마 나머지 걷기는 평생 못할지도 모른다. 미완의 버킷리스트로 남겨 놓을지 아니면 남은 70대에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도 3번 국도를 걷는 꿈을 꾼다.

ㅡ 「지금도 3번 국도를 걷는다」 중에서

 

ㅡ 『오후 5시 쉼표 하나』, 정은 출판, 2026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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