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은 98세이고 어머니는 88세다.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처남 내외분과 형수님께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시간을 드리고 어릴 적 추억을 일깨워 보고 싶어 보름 동안 경기도 양평으로 모셨다. 시골 출신인 두 어머니는 푸른 잔디밭이 있는 농원을 보시자 세월의 골이 깊게 팬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텃밭에서 기른 채소 겉절이와 고등어조림 같은 소박한 반찬에도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우신다. 식사 후에는 테라스 의자에 앉아 군고구마나 사과 같은 간식을 드시면서 마냥 행복해하셔서 우리 부부도 덩달아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따뜻한 5월의 햇볕을 받으며 한가한 시골길을 산책할 때 좋아하시는 모습이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해 보였다.
ㅡ 「초록 잔디 위 두 어머니」 중에서
조남대, 『앞치마를 두른 수사자』, 한국문학신문, 2026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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