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초의 참모습을 모르다가 사군자를 접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난초가 있음을 알았다. 난초 치기는 미완의 한 잎과 다른 미완의 잎이 만나서 새로운 세계를 펼치는 것이었다. 한 사람이 있고 없음에 따라 달라지는 사회처럼 난 한 촉이 있고 없고에 따라 그림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그 사이엔 각도가 있었고 그 각도를 조금씩 바꾸며 미의 구도(構圖)를 창출하고 있었다. 이 일은 끝없는 수행이었다. 인생은 늘 미완이다. 자신만의 인생이든 타인과 만나 이르는 관계든 완성되지 않는 미래다. 완성이 아닌 미완의 길을 지속적으로 갈 뿐이다.
ㅡ 「각도를 읽는 시간」 중에서
ㅡ 김미연 수필집, 『각도를 읽는 시간』, 도서출판 실천, 2026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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