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의 세계에서도 분양은 중요하다. 봄부터 여름까지 분양이 이어지나 새봄이 시작되는 따뜻한 계절이 분양받기 제일 좋은 계절이다. 요즘처럼 더운 날이 계속되면 사람도 벌도 활동반경이 좁아져 스트레스를 받는다. 벌통 안이 비좁아지면 벌도 식솔을 이끌고 새 터전을 찾는다. 벌들이 다른 곳, 나뭇가지나, 다른 봉장에 이주하지 못하게 일찌감치 빈 통에 여왕벌로 태어날 왕대를 붙이고 새로운 벌통을 만들어 두었다. 일벌들의 수명은 이 개월 남짓이다.
지난해 김포농장서 함께 이사 온 벌들이 올봄에 모두 폐사되었다. 기후 탓도 있지만, 벌에 기생하는 진드기를 세심하게 대처하지 못한 탓이 크다. 올봄 이웃 봉장에서 벌 여덟 통을 사 와 다시 양봉을 시작했다. 꿀을 따오는 벌들은 꼭 겨울을 이겨낸 벌의 후손이어야 한다.
ㅡ 「분양」 중에서
ㅡ 최명선 에세이, 『좌충우돌 꿀맛인생』, 소후, 2025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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