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움의 근원은 풋것이다. 이즈음, 생것들의 풋내로 허벅진 전통시장 그곳에 가면 엄마가 있다. 손바닥만 한 그늘을 찾아 여기저기 난전을 옮겨 다니는 아주머니 앞에 놓인 어린 호박으로, 된더위 아랑곳하지 않고 껍질 벗겨내느라 바쁜 아낙의 배릿한 옥수수로, 뙤약볕 아래 채소 보따리 베고 쪽잠에 든 촌노의 벌레 먹고 반 장뿐인 깻잎이 되어 그곳에 있었다. 나는 서럽고 쓸쓸한 날이면 엄마가 보고 싶어 그곳으로 간다.
지금도 꿈속의 엄마는 무거운 짐을 이고 어딘가로 향하는 모습으로 나타나 내 가슴을 긋는다. 생의 마지막 길에도 이승의 그 짐 오롯이 이고 간 모양이다.
낙타의 혹에 저장된 지방처럼 인내라는 업을 저장한 채 사막 같은 삶을 살다 간 사람이었다. 사막을 걷느라 늘 모래로 버석거리던 엄마도 꼬깃꼬깃한 지폐 한 장 자식 손에 쥐여 줄 때는 '걱정하지 말라고. 다 잘될 거라고.' 막막한 눈빛 대신 무량한 눈빛을 보여주곤 했다. 그때, 나는 그 여린 낙타 뒤의 펄펄 끓던 신열은 왜 보지 못했을까.
ㅡ 「그곳에 가면 엄마가 있다」 중에서
ㅡ 수필집, 『깊고 느리게 머무르는 시선으로』, 북랜드,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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