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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1960년대의 아방가르드, 팝아트와 플럭서스

작성자소망|작성시간26.06.12|조회수28 목록 댓글 0



김홍희 (경기도미술관 관장)


1960년대의 아방가르드, 팝아트와 플럭서스 


1960년대의 아방가르드 
1960년대의 아방가르드는 1950년대를 휩쓴 추상표현주의의 현학성, 엘리트주의, 숭고미학에 대한 반발로 출현하였다. 네오다다이스트로 명명된 재스퍼 존스, 로버트 라우센버그는 성조기, 맥주깡통, 베드 커버 등 일상적 모티프를 재현하는 새로운 감수성으로 다다의 반예술 정신을 미학적으로 계승, 재정립하였다.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제임스 로젠퀴스트, 톰 웨셀만, 짐 다인 등은 네오다다 정신을 미국적 대중소비사회와 대중문화 맥락 속에서 전격화시킴으로써 철저히 미국적 아트인 팝아트를 탄생시켰다.


 앤디 워홀(Andy Warhol)_ 거북이(Turtle), 실크스크린, 80 x 100cm, 1985




팝아트는 동시대의 행위예술인 해프닝에 의해 그 인식론적 지평을 확장시켰다. 해프닝은 충격적, 파괴적 행위로 관객을 자극하고 기존 미술 개념에 도전하는 저항예술의 계보를 잇는 한편, 팝아트적 시대 정신과 연대하면서 일상을 예술화하고 예술을 일상화하는 인생장르로 등장하였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흐리고 대중소통과 관객참여를 강조하며 “지금/여기”를 중시하는 해프닝 현장미학에 의해 모더니즘의 순수주의, 형식주의를 초극하려는 전후 아방가디즘이 한층 추동력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
   

 래리 리버스 (Larry Livers)_ Redy-Aim, 판화, 49 X 70cm, 1970



팝아트 
1960년대를 주도한 팝아트는 미국 소비사회와 대중문화를 자양분으로 성장한 전형적인 미국적 미술이었다. 그러나 팝아트의 발생이 1950년대 초 영국이라는 사실이 대중문화에 대한 초지역적 관심을 말해준다. 리차드 해밀턴이 주도했던 런던의 ‘인디펜던트 그룹’이 순수미술과 대중미술의 구분을 없애려는 취지로 팝아트라는 말을 명명하고 유럽 전통과 규범으로부터 이탈을 시도하였을 때, 이들의 관심의 대상은 대중문화, 도시문화, 현대 테크놀로지에 관한 것이었다. 그것은 미국자본주가 낳은 새로운 문화적 현상들로서, 결국 미국과 미국적 삶이 팝아트의 영감이자 주제가 된 것이다. 영국의 팝아트가 발생 시기에서 미국을 앞섰지만 결국 미국 팝아트에 주도권을 넘겨주게 된 배경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로버트 인디아나, EYPHKA PARROT, 판화, 99.0x82.0cm, 1971

팝아트의 양식화는 색면추상, 하드에지, 미니멀아트등 동시대 추상미술의 영향을 반영한다.  대부분 팝아트 작품들은 색면추상이나 하드에지의 평면적 추상성을 닮아있고, 수프깡통, 마릴린 몬로의 초상 등 격자패턴 속에 동일 모티프를 반복시키는 앤디 워홀의 그림은 미니멀리즘의 반복구조를 반복하고 있다. 팝아트의 알레고리는 이러한 반복적 재현에 기인한다. 역으로 미니멀아트는 재료사용이나 제작방식에서 팝아트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댄 플레빈의 형광등 사용이 그 예증이듯이 미니멀리즘 작가들은 비예술적 산업재료를 사용하고 공장주문생산에 의존하는 비모더니즘적 태도로 현실사회에 적극 반응하였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Save Our Planet Save Our Water, 포스터, 58.0x81.0cm, 1971


예술가의 손길을 최소화하는 미니멀리즘의 비인간적 정서는 특히 워홀의 그림에서 발견되는 특성이기도 하다. 마릴린 몬로, 엘비스 프레슬리 등 워홀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이미 인격이 박탈된 채 이미지로만 존재하는 스타들이며, 그 스타 이미지는 워홀의 격자 속에서 재이미지화 됨으로써 다시 한번 인간성을 박탈당한다. 격자 속에 갇혀 회화적 단위로 존재하는 스타의 이미지는 줄지어 진열된 슈퍼마켓의 상품처럼 소비를 위해 대량으로 반복, 재생산되는 것이다. 워홀은 팝이란 “물건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유사한 신상품이 반복적으로 재생산되듯이, 워홀은 동일 이미지에 색상의 변화를 주며 같은 이미지를 재생산 해낸다. 자신이 정의하듯, 그의 작업실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공장”(factory)이다. 그 공장은 판화, 아티스트북, 포스터와 같은 대량 복제품으로 모더니즘의 유일성의 신화가 파괴되는 현장이기도 하다.


백남준, 전자바이올린, 65.0x80


플럭서스 
플럭서스가 “60년대의 “가장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아방가르드 미술운동이라는 다수 논자들의 주장은 그것이 행위로 작품의 물질성을 탈물질화시킨다는 측면 뿐 아니라, 멀티플 오브제나 출판물 제작으로 순수 예술의 희귀성과 유일성을 거부한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을 갖는다.
플럭서스는 순수 미술 보다는 디자인과 그래피즘을 활용하는 응용 미술, 창작보다는 제작의 개념으로 만들어지는 생활미술을 옹호한다. 특히 플럭서스 창시자 조지 마치우나스의 출판에 대한 열정과 편집자적 역량에 의해 플럭서스는 출판예술의 본산지가 된다. 그가 주도한 플럭서스 기관지 「V TRE」, 멀티플 오브제, ‘플럭스 키트’ 연작을 비롯해, 딕 히긴스가 운영한 ‘섬싱엘스 프레스’, 볼프 보스텔의 간행물 ‘데콜라주’ 등이 그 예증이다.


 크리스토, Valley Curtain, photo, 84.0x59.0cm, 1972


플럭서스 작가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간행물이나 소형 오브제들을 멀리 떨어진 작가들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우편, 팩스 등 통신망을 활용해야 했다. 팩스아트, 메일아트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한 플럭서스의 고안품이다. 메일아트의 창시자는 플럭서스와 직간접 관련을 맺은 레이 존슨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플럭서스 작가들이 메일아티스트들이었다. 에릭 앤더슨은 국제 통신망을 통해 자신의 개념 음악을 세계 곳곳에 전파하고, 미에코 시오미 역시 자신의 스코어를 전세계로 띄워 보낸 후 그 답신으로 「우주시」(Spacial Poem)를 제작하였다. 레이 존슨과 함께 메일아트를 주도한 로버트 왓츠는 1964년 「플럭스 포스트」(Flux Post)를 개설, 우표 발행에 착수하였다. 

2006년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한 에릭 앤더슨은 그 지역 미대생들과 플럭서스 웍샵을 열고 학생들로 하여금 「젠 포 헤드」(Zen for Head)를 재연하게 하는 한편, 마치우나스의 고전적 피아노 작품 2점을 결합하여 피아노 건반에 못질하고 외피를 흰 페인트로 채색한 새로운 피아노 작품을 발표하였다.




스벤 달고드, GUN-HUS, 72.0x52.0cm, 1984




재생산 시대의 미술작품:출판물. 멀티플. 판화. 포스터
팝아트와 플럭서스를 관통하는 아방가르드 개념이 모더니즘의 유일성 신화, 원작의 아우라를 타파하는 복제품의 제작이다. 앤디 워홀의 ‘공장’”, 조지 마치우나스의 ‘플럭스 키트’ 등이 발터 벤야민이 말하는 재생산시대의 복제예술을 예증하는 사례들이다. 요셉 보이즈와 백남준도 각기‘사회조각’”과 ‘참여TV’ 맥락에서 복제예술을 주도한 시대적 아방가르드로 기록된다.
백남준도 대중 보급의 맥락에서 자신의 비디오 작업을 동반하는 다수의 판화와 멀티플을 제작하였다. 특히 백남준은 판화제작자로 정평을 얻었는데, 1963년 독일 부퍼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자신의 첫 개인전이자 비디오아트의 문을 연 효시적인 전시회, <음악의 전시회 - 전자 텔레비전>을 회고하고 그 30주년을 기념하면서 1993년에 제작한 판화집은 여러 차원에서 특기할만하다.




톰 웨셀만 (Tom Wesselmann)_ 뭔헨 올림픽 포스터, 1972




워홀, 마치우나스, 보이즈, 백남준 이외에도 다수의 60년대 아방가르드 작가들은 판화, 포스터, 아티스트북 출판을 통해 재생산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였다. 1964년 발행된 「원센트 라이프」(One Cent Life)는 미국과 유럽의 팝아티스트, 해프닝과 플럭서스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60년대 아방가르드의 집단적 아티스트북이었다. 작가들의 서명이 들어간 일부 한정판은 그 자체가 실크스크린 작품집으로 기능하였는데, 이 당시 작가들은 에디션 출판물 이외에도 서명이 들어간 다수의 아트포스터 제작에 참여, 60년대 아방가르드 정신이 무엇을 추구했는지를 실천적으로 보여주었다. 결국 60년대 아방가르드 작가들은 다다이즘으로부터 물려받은 반예술, 삶의 예술 강령을 복제품 재생산을 통해 대중적으로 실천하고 그 인식론적 지평을 확장하고자 했으며, 이런 점에서 시대적 아방가르드로서의 정당성을 부여 받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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