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링 홀란의 월드컵
—바이킹 군단을 지켜보며
축구선수에게 월드컵은 하나의 대회가 아니다. 그것은 신화가 되는 문(門)이다. 어떤 선수는 클럽에서 수백 골을 넣어도 월드컵 트로피 하나가 없으면 어딘가 허전해 보인다. 반대로 어떤 선수는 월드컵의 단 한 장면으로 영원한 전설이 된다.
나는 문득 엘링 홀란을 생각한다.
그는 노르웨이 바이킹 군단의 괴물 같은 공격수다. 골은 그를 향해 굴러오는 것 같고, 그는 마치 골문을 향해 태어난 존재처럼 보인다.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수많은 수비수를 무너뜨렸고, 현대 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가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는 아직 월드컵의 서사가 부족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축구는 개인 경기이면서도 집단 경기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대한 공격수라도 조국이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하면 관중석 밖에서 경기를 바라봐야 한다. 이것은 축구가 지닌 가장 아름답고도 잔인한 역설이다. 테니스 선수는 혼자 세계를 정복할 수 있지만, 축구선수는 혼자 월드컵에 갈 수 없다.
생각해 보면 홀란의 처지는 한 편의 비극적 서사와도 닮아 있다. 영웅의 자질을 모두 갖추고도 아직 운명의 무대에 완전히 오르지 못한 인물 말이다. 그는 마치 활을 들고 있으나 전쟁터에 들어가지 못한 장수와 같다.
그러나 인생도 축구도 결과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우리는 종종 우승한 사람만 기억하려 하지만, 기다림 속에서 자신을 단련하는 사람들에게도 숭고함이 있다. 월드컵은 결국 국가의 무대이지 개인의 무대가 아니다. 홀란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며 노르웨이 축구를 끌어올리는 모습은, 어쩌면 트로피보다 더 깊은 의미를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학적으로 말하자면 그는 아직 결말이 쓰이지 않은 소설의 주인공이다. 마지막 장이 없는 이야기,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신화다.
어쩌면 월드컵의 진정한 의미는 우승컵 자체가 아니라 그 무대를 향해 가는 여정에 있는지도 모른다. 기다림, 좌절, 재도전, 희망. 그것은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그래서 나는 홀란을 보며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누구에게나 아직 도착하지 못한 월드컵이 하나쯤 있다. 이루지 못한 꿈, 건너지 못한 강, 끝내 열리지 않은 문이 있다.
그러나 꿈은 이루어졌을 때보다 기다릴 때 더 빛나는 법이다. 드디어 마침내 결국
홀란이 월드컵 경기장 잔디를 밟는 날이 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여전히 축구공처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축구의 역사는 우승자의 기록으로 남지만, 인간의 역사는 포기하지 않은 자의 이야기로 남는다.
어쩌면 엘링 홀란의 월드컵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그의 발끝에서가 아니라 그의 기다림 속에서 말이다. 그가 지금 이라크와 북중미 월드컵 1차전을 치르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드디어 홀란의 첫 골이 터졌다.전 세계 축구팬을 홀리고도 남을.ᆢ그러나 이라크의 동점골이 터졌다 귀에 익은 후세인 선수에 의해서. 지구 한 모퉁이에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또 역전골 홀란 선수때문에 전 세계가 지금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