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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병이야기.

진단받은 지 5년..산정특례가 끝나갑니다.

작성자앤앤|작성시간26.09.11|조회수392 목록 댓글 4

이제는 이 곳에 글을 쓸 때
정말 오랜만에 소식 전한다는 말로 시작하는 거 같아요.

저희의 경우를 설명하자면
남편이 2021년 9월 골수이형성증후군 진단받고
2022년 1월 고등학생 아들에게서 공여받아
조혈모 세포 이식을 했습니다.
이식 후 경과가 좋아 2022년 6월 회사에 복직했고
혈액수치들은 계속 정상수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 2024년 4월 갑상선암을 진단받았고
2024년 6월 갑상선을 전절제하였으며
임파선 전이가 많아
2024년 9월 동위원소치료까지 받았습니다.

2021년 9월 진단받았으니
2026년 9월인 현재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오늘 오전에 남편이 외래 다녀왔는데
이식한 지 아직 5년은 안 되었지만
혈액수치는 정상 수치이고 다른 이상 소견이 없고
이번 달에 산정특례가 끝나는 관계로
오늘 조기완치판정을 내려주셨습니다^^

뒤돌아보면 참 많이 무서웠고 많이 불안했고
많이 두려웠고 많이 울었습니다.
도망가고 싶기도 하고 다 꿈이었으면 했고
눈 감고 일어나면 1년이 그냥 다 지나가
모든 게 다 해결되어있길 바란 적도 많았지요.
하지만 울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또 함께 많이 웃었습니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으니까요.

이 전에 제가 썼던 글을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남편은 코로나 시국에 무균실에서
석달 가까이 혼자 이겨내야 했고
중간중간 가슴 철렁한 순간들도 많았고
갑상선암까지 진단 받아 다시 한번 좌절하기도 했지요.
근데 남편이 아프지만 않으면
다른 건 하나도 안 힘들 줄 알았는데
사실 여전히 남편 회사 문제, 애들 진로 문제 등등
스트레스도 받고 걱정도 많고
힘든 날들이 또 찾아오더라고요.
하지만 살아있으니 그런 것도 고민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하며 그조차도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헌혈해주신 이름 모를 분들, 의사샘들과 간호사분들,
지정헌혈이 필요할 때 한걸음에 달려와주셨던
남편의 회사 동료분들과 친구들,
함께 걱정해주시고 기도해주시고 도움주셨던 분들 등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이 카페에 있는 여러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같은 환우와 보호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들에
많은 도움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 곳이 아니었다면 막막하고 힘든 순간에
버티기 어려웠을 겁니다.

왜 나만 이렇게 불행한가,
왜 나에게 이런 병이 찾아왔는가
슬픔에 잠겨 계시다면 혼자가 아니라
여기 같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거,
다들 각자의 상황을 자세히 다 말하지 못하지만
누가 더 힘들고 누가 덜 힘들고가 아니라
서로 다른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는 거 생각하시고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나고보니 긍정적인 마음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환자 본인과 가족들의 의지가 이 병을 이겨내는 데
그 어떤 약보다 강하지 싶어요.
투병생활 중에도 우린 웃을 수 있고
행복할 수도 있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미리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느라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말고
부디 지치지마시고 오늘도 평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새 하늘이 정말 예쁘던데 잠시라도
하늘 한번 보시고 미소지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한번씩 소식 전하는 것으로 갚으며 살겠습니다^^
다들 무탈하고 평안하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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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표상례 | 작성시간 26.09.11 너무 좋은 소식이네요.
    저희 아이도 이식 만6년차인데 아직도 소소하게 작은 이벤트들이 생기더라구요. 산정특례는 진작에 끝나서 병원비가 좀 나오지만 그마저도 다행이다 하며 치료받으러 다닌답니다. 이 모든 과정(진단받고부터 이식까지)을 겪어 오면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글귀가 너무 와닸았었네요. 이 시간도 분명 지나가겠지만 하루하루를 즐겁게 소중히 보내면 좋을거 같아요. 앞으로 더 행복하고 좋은날들만 있으실거에요. 앤앤님과 가족분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래요.
  • 답댓글 작성자앤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9.13 감사해요♡♡ 어느새 이렇게 시간이 지났네요. 저도 가끔 오게 되고 그 시절 함께 소식 전하던 분들이 안 보이셔서 그저 다들 잘 지내시겠지 생각하지만 그래도 낯익은 닉네임들을 보면 정말 반가워요^^ 네 요새도 다른 문제로 힘들 때 이 또한 지나갈 거라고 스스로 다독입니다. 표상례님과 가족분들도 모두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 작성자로또보리 | 작성시간 26.09.11 너무너무 다행이고 좋은 소식이라 저도 덩달아 기쁩니다.
    저희 딸은 13년에 산정특례 시작되어 지금도 여전히 산정특례 대상자입니다. 물론 내후년엔 끝나겠지만요. 한 3번 정도 연장한것 같습니다. 여기 환자분들 아니... 어떤 중증이나 희귀난치병으로 힘든 환자분들 사정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다들 책한권 써낼만큼의 사연들이 있을겁니다. 앤앤님도 고생많으셨고 앞으로도 건강하고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앤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9.13 로또보리님~~ 언제나 이 곳을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산정특례를 연장하고 계시군요. 저희 교수님 말씀이 이식 후 혈액수치는 정상이지만 숙주로 힘들어하는 분들의 산정특례를 요새 공단에서 잘 연장해주질 않아 설득하느라 여기저기 쫓아다니고 계신다고 털어놓으시더라고요 ㅜㅜ 병으로도 힘든데 치료비 걱정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 남일같지 않지요. 진짜 각자 사연들을 책으로 쓰면 몇백권 전집으로 나오겠지요. 저는 이곳에 가끔 오면서도 로또보리님이 여전히 계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친정오듯이 온답니다^^ 로또보리님과 가족분들 건강하시고 무탈하시고 바라고 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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