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The New York Times 2016-1-25 (번역) 난파 / 크메르의 세계
[분석] 급증하는 중국과 태국의 반체제 인사 납치
Chinese Journalist Seeking Refuge in Thailand Disappears
(사진) 지난 1월 실종된 중국인 저널리스트 리신. 2015년 11월 뉴델리(New Delhi)에서 촬영.
기사작성: CHRIS BUCKLEY, THOMAS FULLER
베이징 — 중국인 저널리스트 리신(Li Xin)이 이 주 전 태국 여행 중 실종됐다. 그는 [중국의 추적을 피해] 정치적 피난처를 찾아 미친 듯이 헤매고 있었다. 리신은 최근에 그의 아내에게 그가 곧 라오스 국경에 도달할 것이라는 내용의 메세지를 보냈다. [그 메세지는 리신의 마지막 메세지였다.]
리 씨의 아내 히 팡메이(He Fangmei)와 그의 지지자들은 그가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다가 중국으로 납치된 사람들의 명단에 올랐다고 믿고 있다. 현재 이러한 사람들의 수는 증가 추세인데, 특히 태국으로부터 납치되는 경우가 많다.
히 씨는 지난 월요일(1.25) 남편의 실종에 대해 공개하기로 결심한 뒤 이렇게 말했다.
"나는 리신에게서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지금, 태국과 중국은 문제를 서로에게 미루고 있다. (kicking the ball back and forth)"
중국 공안 기관들은 반체제인사나 부패 혐의 관료 등 중국 정부를 거역하는 자국민들이 해외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근절시키기로 결심한 것처럼 보인다. 태국에서 중국으로 비밀리에 신병이 인도되는 사례는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태국 군사정권 지도부는 비밀 송환을 포함하여 보안 및 경찰 부문에서 중국에 협조하는 대가로 중국의 경제적, 정치적 지원을 얻어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휴먼라이츠워치'(HRW) 태국사무소 수나이 파숙(Sunai Phasuk) 선임 연구원은 이러한 강제송환이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태국 정부는 강자(=중국)와 친구가 되는 데 필사적이다. 이것은 군사정권이 자행한 매우 소름 돋는 선례라 할 수 있다. 태국은 더 이상 안전한 피난처가 아니다."
최근 급증하는 태국에서 중국으로의 추방 사태는 2015년 7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태국 정부는 위구르족 백여명을 중국으로 송환시켰는데, 위구르족은 대부분 수니파 무슬림들이고, 이들의 고향인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는 [민족 분규로 인해] 지속적으로 긴장이 고조돼온 곳이다.
태국 정부가 중국에 신병을 인도한 위구르족은 제3국 정착을 희망하여 태국에 온 것이었다. '유엔 난민기구'(UNHCR)는 태국의 이러한 국외 추방을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동영상) 구이 민하이의 자백 영상
2015년 10월, 홍콩 출판인 구이 민하이(Gui Minhai)도 태국의 해변 관광지 파타야(Pattaya)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사라졌다. 그의 매체는 중국 공산당 엘리트들에 대한 가십거리를 전문으로 다뤘다. 그는 이번 달 중국의 TV 방송에 등장하여 자신이 2003년 중국을 떠났던 이유에 대해 자백했다. 이 자백에 따르면, 그는 운전 중 한 젊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했고, [중국을 탈출한 것은] 그로 인한 보호관찰을 위반했다.
지난 11월, 중국의 반체제 인사 2명이 태국에서 피난처를 찾고 있었다. 지앙 예페이(Jiang Yefei)와 동 관핑(Dong Guanping)은 '유엔 난민기구'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강제송환됐다. 이후 중국 공안은 두 사람이 승인 없이 태국에 체류했고 불법 월경의 범죄 용의자들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Xinhua)은 중국 공안의 말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두 사람의 신병인도는 중국과 태국 경찰의 협력 메커니즘을 따른 것이다."
태국 정부 대변인은 월요일(1.25) 이 사건에 대한 말을 아꼈다.
부총리 자문을 맡고 있는 빠니딴 와따나야꼰(Panitan Wattanayagorn) 태국 정부 대변인은 언론인 리신의 실종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제송환에 대해 보다 일반적인 이야기를 했다. 그는 무역, 투자, 관광 부문에서 늘어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태국이 인식하고 대응해야만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몇년 전만 해도 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수는 백만 명도 안 됐다. 하지만 지금 중국인 관광객은 천만 명에 달하고 있다."
그는 태국이 안보 협력에서는 계속해서 미국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군사 분야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넘버원"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이나 친인척 등 범죄 용의자들이 해외에서 자발적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한 당국이 그들이 저지른 악행에 대해 호사스런 회개의 기회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비밀 송환이 -만일 전면적인 강제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강압과 협박을 포함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억류자들이 중국 관영 언론 매체에 출연해서 밝힌 내용들이 믿기지 않는 설명이란 점을 지적했다.
히 씨는 남편 리신이 중국으로 강제 송환될 것을 두려워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이 자신을 정보원으로 포섭해 동료들이나 친구들을 감시하도록 하려던 압력을 공개적으로 폭로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언론사 편집자로서 목격한 [중국 당국의] 검열 내용도 폭로한 일로 처벌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리신은 이러한 사실들을 폭로한 것에 대한 벌을 받아야 했다. 리신은 중국 공안 요원들이 정보원 노릇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간첩 혐의로 기소하겠다는 협박도 했다고 말했다. 리 씨는 중국의 유명 신문 <남방도시보>(Southern Metropolitan Daily: 南方都市报)의 편집자였다.
히 씨 본인은 "남편이 태국으로 가지 않길 바랬다"고 말했다. 히 씨에 따르면, 리신 씨의 친구들이 그의 태국 내 행적에 관해 수소문했지만 어떠한 소식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리 씨의 아버지도 리신의 실종 사실을 허난성(Henan Province) 경찰에 알렸지만, 마찬가지로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녀가 남편 소식을 마지막으로 들은 것은 이 주 전이다. 리신은 휴대전화 메세지를 통해, 방콕에서 기차를 탄 다음 태국 북동부의 라오스 접경을 향해 걸어가는 중이라고 알렸다.
리 씨는 처음에 인도로 갔다. 그는 그곳에서 망명을 목표로 미국 비자 취득을 희망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비자 신청에 실패하자 인도 체류를 연장하려고 했다. 그러나 리 씨는 두 가지 방법 모두 실패했고 태국행을 결정했다. 히 씨는 남편이 태국에서 난민 지위 및 제3국 정착 자격을 획득하길 바랬다고 밝혔다. 그러려면 남편이 태국을 출국한 후 새로운 관광 비자를 갖고 입국했어야 했다.
부부에겐 현재 두살배기 아들과 뱃속의 아이가 있다.
"남편은 태국으로 돌아와 난민 지위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리 씨는 1월 11일부터 소식이 두절됐다. 그는 행방불명되기 전 언론인들에게 그가 중국으로 송환될 경우 박해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나타냈었다. 리신의 아내는 남편의 실종에 관한 글을 온라인에 공유하면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그가 아직 다른 나라에 있는가? 아니면, '중국공산당'에 넘겨졌는가?"
주중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본국 정부에 이 사건에 대한 조회를 요청했다.
HRW의 수나이 선임 연구원은 태국이 중국으로 범죄인 인도를 하는 일이, 태국 내 [강대국 동맹 역학관계의] 이동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2003년 태국과 미국이 지금보다 더 친밀한 동맹 관계였을 때, 태국 정부는 인도네시아 테러리스트 리두안 이사무딘(Riduan Isamuddin, 일명: 함발리[Hambali])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했다. 아시무딘은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의 배후로 지목됐는데, 당시 공격으로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역주: 리두안 이사무딘(함발리)은 인도네시아 무장 단체 제마아 이슬라미야(Jemaah Islamiyah)의 전 지도자로서 2002년 10월 발리 폭탄 테러의 배후였다. 2000년대 초반 동남아시아 역내에서 수차례 테러를 기획하고, 주도하며 '동남아시아의 오사마 빈 라덴'으로 불렸다. 그는 2003년 8월 태국에서 은신 중 체포되어 미국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관타나모 미군기지 수용소에 수감 중이다.)
수나이 선임 연구원은 태국 정부가 이제 중국 정부를 돕고 있다면서, 태국이 "주요 동맹국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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