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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세뉴스)][브리핑] 미국-아세안 정상회의

작성자난파|작성시간16.02.15|조회수149 목록 댓글 1


[브리핑] 미국-아세안 정상회의 

동남아시아 독재 지도자들, 세계 경찰 미국에 모이다


작성: 난파 (크메르의 세계)


 2월 15일부터 16일까지 양일간 미국 캘리포니아 휴양지 서니랜즈 센터에서 미국-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아세안은 한국, 중국, 일본 등의 국가 정상과 다양한 테이블을 만들어 국제사회에서 증가하는 그들의 영향력을 자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세안 10개국 정상을 미국으로 '초청'해서 회의를 하게 됐는데요. 정권 이양을 이유로 불참하게 된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정상들이 모두 참가하게 됐습니다. 캘리포니아는 밤이니, 지금 쯤 좋은 숙소에서 푹 쉬고 있겠군요. 


     (사진) 서니랜즈 센터


(사진) 작년 11월 만난 오바마와 쁘라윳


 시작 전 시점에서 이 정상회의의 무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건 다소 조심스럽습니다. 오바마 임기 말년에 뭔가 만들어보려는 조급일 수도 있고, 3개월 사이 동남아시아를 둘러싼 무지막지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회의가 꼭 필요할 수도 있지만 제 눈에는 전자가 더 잘 보입니다 - 미국과 아세안은 이미 작년 11월 아세안 서밋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겠지만, 그곳에 오바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팔러 발에 땀나게 다녔습니다. 그리고 나서 3개월 뒤에 치루는 이번 회의 역시 기본적으로는 미국 질서의 세일즈일 것입니다. 


 한국 언론은 이번 회의가 자기 일이 아니다 보니 '경제효과'를 운운하기보다는, '반중국 전선'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남중국해 분쟁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만들고, 이들을 TPP 질서로 묶겠다는 것이지요. 중국이 바깥으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만들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타결하고, 안으로는 아세안 국가들의 SOC, 천연자원 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니 말입니다.


 '반중국 전선 강화'의 입장에서 미국의 속내에는 한계가 큽니다. 미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지리적으로 가깝지 않습니다. 아세안 국가들의 속내 역시 다 다를 것입니다. 아세안 국가들의 기본 입장은 '중국에서 얻을 것 얻고, 미국에서 얻을 것 얻자'입니다. - 중국과 공산당의 연결관계가 있는 국가들도 마찬가지겠죠. 이들은 아직도 밀접하게 연결되어있지만, 이미 예전부터 '하나'가 아닙니다. -


 한국 언론에서는 일언반구도 없지만 이번 회의에서 반중국 전선보다 다루기 좋은 주제는 IS에 관한 공동 대응입니다. IS는 중국처럼 동남아시아에 해주는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들이 역내에서 하는 게 있다면 테러나 약탈, 납치 뿐이니까요. 이에 대해 미국이 세계 경찰로서의 뾰족한 수를 내줄지는 모르겠습니다. 퇴치가 필요하다 정도로 입장을 모으고, 관련 지원을 미국이 해주겠다는 식으로 정리되겠죠. 


 태국의 경우, 미국과 정상회의로 만나기 살짝 껄끄럽습니다. 제가 크메르의 세계에서 번역해두기도 한 글린 데이비스 주태 미국대사의 문제인데요. '쿨'한 외교 노선을 지향하는 오바마는 이 문제의 '쿨'한 해결을 바라겠지만, 쁘라윳 총리는 생각이 생각이 좀 복잡할 것입니다. 왕실모독법이야말로 쿠데타 세력을 지지하는 굳건한 법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돈이 오가는 것 이외 깜짝 놀랄 만한 특별 발표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이 미국이 원하는대로 잘 풀리면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서 중국의 각성을 촉구하는 문서가 하나 나와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성명이 발표될 경우 아세안 지도자들은 모든 수를 써서 중국을 간지럽히지 않으려고 완곡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미시적으로 보면 IS의 활개나, 남중국해 분쟁도 따지고 보면 해당 세력 대(對) 동남아시아 국가의 문제지, 대 아세안 전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 아세안의 인권 개선을 위한 의원단체 APHR 소속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현직 의원 114명, 전직 의원 4명은 오바마에게 역내 열악한 인권문제를 다루라고 촉구했습니다. 미국의 주요 인권단체들 또한 몽족, 로힝야족 등 동남아시아 역내 소수민족 탄압에 대해 꾸준히 규탄의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미얀마 세인 대통령이 이 때문에 오지 않았다는 추측도 가능합니다. 세인 입장에서는 정권을 이양하는 임기 말에 굳이 문제를 만들 이유가 없겠죠.)  인권에 관심이 많은 대통령이니만큼 유효한 액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명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언급' 정도 있어주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LA Times 기사 제목 "독재자들 한 떼거리가 캘리포니아로 몰려온다"처럼 오바마가 상대하는 정상들은 대부분 독재자거나 독재적인 유형의 국가 지도자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정상회의 자체가 하나의 코미디입니다. 세계 경찰 국가가 자기 안방으로 독재자들을 불러놓고 "중국 문제지? IS 쫓아내자. 우리랑 같이 가는 게 좋다니깐?" 하는 자리이니 말입니다. 


 각국 동남아시아 정상들이 전부 자리를 비운 특이한 시점에 이를 기록해두는 건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회의 끝까지의 기록을 정리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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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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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울트라-노마드 | 작성시간 16.02.15 ㅎㅎㅎ
    아주 재미있고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일단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이 방미를 취소한 것은
    미얀마 내 정권교체기의 여야 협상과정에서 나타나는 불안정성 때문인 것 같은데요..
    (참조: http://www.mmtimes.com/index.php/national-news/nay-pyi-taw/18983-lost-in-transition-negotiations-hit-a-snag.html)

    그와는 별개로
    미국 내 무슬림 단체들이 연합하여
    미얀마 정부를 '로힝야족 학살' 범죄집단이라면서 고발을 했습니다..
    (참조: http://www.theguardian.com/world/2015/oct/06/muslim-groups-sue-myanmar-president-for-rohingya-genocide)

    그럴리야 없겠지만
    방미했다 체포당할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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