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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및 특집

[(번역)][기고] 태국 왕실과 그 재산 관리 :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작성자울트라-노마드|작성시간15.12.04|조회수1,302 목록 댓글 2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 국제판은 최근 태국에 관한 기사 2편을 잇달아 보도했지만, 태국 당국은 자국 내 발행분의 인쇄 단계에서 이 2편의 기사를 검열하여 연속으로 삭제시켰다. 그에 따라 태국 내에서 해당 지면은 백지 상태로 발행됐다. '크메르의 세계'는 이 2편의 기사를 한국어로 번역하였다.


   



(보도) The New York Times 2015-12-3  (번역) 크메르의 세계




태국 검열 삭제 <뉴욕타임스> 기사 번역 제2편


[기고] 태국 왕실과 그 재산 관리 :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The Thai Monarchy and Its Money

(http://www.nytimes.com/2015/12/04/opinion/the-thai-monarchy-and-its-money.html)




기고 : 톰 펠릭스 정크 (Tom Felix Joehnk: 방콕 주재 언론인)  





(방콕) ---- '태국 왕실재산 관리국"(Crown Property Bureau: CPB)은 태국 왕실의 부동산 및 투자사업들을 관리하면서, 약 530억 달러(1조9천억 바트)에 달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CPB는 태국 내 최대 기업집단인 동시에, 수도 방콕의 최대 부동산 소유주이기도 하다. 그리고 CPB는 태국 정부 기관 중 가장 미스테리한 조직이기도 하다.


CPB는 1936년에 설립되어 1948년까지는 문민 통제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왕당파들이 부상하던 시기에 CPB의 통제권은 왕권으로 이양돼 갔다.


CPB가 수유한 돈이 어떤 방식으로 지출되는지에 관해서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CPB 재무재표를 공표하지 않는다. CPB 이사 7명 중 6명은 푸미폰 아둔야뎃(Bhumibol Adulyadej: 1927년생) 국왕이 임명한다. 비록 정부의 재무부장관이 CPB 이사회의 의장이긴 하지만, 정부는 CPB 운영에 관한 감독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CPB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최고의 투자 관행에 따라 관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늘날 CPB의 연간 수익 환수액은 거의 8억4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CPB는 자산의 3분의 1을 현금, 예금, 채권, 국채 등 저위험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CPB는 태국에서 가장 오래 되고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기관인 '시암상업은행'(Siam Commercial Bank) 지분 21% 이상을 갖고 있고, 태국 최대 기업집단(=재벌) '시암시멘트 그룹'(Siam Cement Group: SCG)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CPB 산하 자산관리 부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급 호텔 그룹 '켐핀스키'(Kempinski)의 대주주이고, '혼다'(Honda) 등 일본 기업들의 태국 내 자회사들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게다가 내수시장에서 여러 쇼핑몰, 호텔, 보험회사,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등 수많은 기업들을 거느리고 있다.


법률에 따르면, CPB의 연간 수입 공개 문제는 "국왕의 재량"에 달려 있다. 그리고 CPB의 소득은 면세이다. 달리 말해, CPB는 정부의 권한 밖에서 대부분 비밀리에 운영되는 특권에 깊이 의존한다는 점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현대 사회와 맞지 않는다. CPB는 국가는 물론이고 군주제 그 자체를 위해서도 개혁돼야만 한다. 태국이 자유 진영과 수구 진영 사이의 정치적 투쟁으로 인해 점차로 마비상태에 빠져왔다는 점에서, CPB를 개혁하면 왕실을 진보적 주체로 보게 만들 것이다.


이렇듯 CPB는 특권과 시장 장악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각종 경제적 기회들에서 CPB가공할만한 브로커가 되고 있다. 특히 방콕이라는 지역 및 군부, 대기업, 왕당파 등 전통적인 엘리트 계층 사이에선 더욱 더 그러하다.


CPB는 수도 방콕 중심부에 5㎢ 면적의 주요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 93% 면적을 시장가격 이하로 임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계약에는 특혜가 주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가령 미국 정부는 방콕 중심가의 호화 주택 임차를 위해 브로드웨이 뮤지컬 한편을 관람하는 비용만을 월세로 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관행은 변해야만 한다. 우선, CPB는 연례 회계보고서를 발행하여 투자의 세부내용, 토지 및 여타 자산의 소유 현황, 자산을 통한 수익, 수입 및 비용 지출 내역 등을 상세히 밝혀야만 한다. 또한 CPB는 선거로 선출된 정부가 임명한 관리의 감독을 받아야만 할 것이다.


영국, 노르웨이, 네델란드 등 여타 입헌군주제 국가들에서 볼 수 있듯이, 태국의 CPB 역시 의회의 승은을 받은 연간 예산안을 통해서만 재원을 조달할 수도 있다. 태국 정부는 왕실과 공조하여 재정 지원의 수준을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CPB 배당금을 지출하는 방식에 관해서도 결정권을 가질 수도 있어야만 한다. CPB의 수익은 부분적으로는 재투자돼야만 하며, 부분적으로는 태국 정부의 재정으로 귀속돼야만 한다. 왕실 가족이 직접 처분할 수 있는 부분은 없어져야만 한다. CPB의 수익은 태국 기업들에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법률에 따라 세금을 내야만 할 것이다.


오늘날 태국 CPB의 표면적 목표는 태국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로 돼 있다. 이러한 목표 역시 포기해야만 한다. 그러한 목표는 정부의 손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대신 CPB는 수용할만한 리스크를 감수하는 가운데 보다 고수익을 얻는 데 목표를 둬야만 한다. 그것은 부유층들을 위한 경제적 기회를 중재하는 방식의 투자보다는 자산 운용의 다양성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CPB가 금융 및 산업에서 과도하게 소유한 지분은 점진적으로 줄여야만 한다. 굳이 말하자면 5% 정도까지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CPB 운용에 드리워진 비밀의 장막을 걷어내고, 그 통제권을 정부로 환원하는 일은 태국 군주제가 진지하게 투명성을 추구하는 징표가 될 것이다. 그러한 개혁은 군부, 정계, 재계에 책임성에 관한 중요한 메세지를 주게 될 것이며, 열린 경제 체제를 향한 길을 열게 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바로 [군주제가] 민주주의와 참다웁게 양립 가능할 수 있는 방식이 될 것이다.




 (자료사진) 이 기사가 삭제된 채로 발행된 <뉴욕타임즈> 태국판 12월4일자의 지면.

 촬영: 토마스 풀러(Thomas Fuller).




* 관련기사 : 검열 삭제 <뉴욕타임즈> 기사 번역 제1편

    - [르뽀] 쿠데타 발발 일년 반 : '태국은 괜찮을 것'이란 경제 신화가 무너졌다 (NT 2015-11-29)



  * 카페 내 참조용 게시물 :

 

      - "[기관] 태국 왕실재산 관리국 (CPB)"(위키피디아 영문판 번역)

      - "[인물탐구] 찌라유 이사랑꾼 태국 CPB 국장"(정리: 크세 2011-9-5)

      - "[르뽀] 태국 왕실의 자산운용 방식 (상)"(Asia Sentinel 2007-3-1)

      - "[르뽀] 태국 왕실의 자산운용 방식 (하)"(Asia Sentinel 2007-3-1)

      - "[기업] 시암시멘트 그룹 (SCG) : 태국 최대의 기업집단"(위키피디아 영문판 번역)

      - "[도표] 세계 입헌군주제 국가들에서 왕실 예산의 규모 : 태국 왕실이 1위"(Prachatai 2013-8-29)

      - "[도표] 태국 '왕실자산관리국'(CPB)의 캄보디아 내 투자 현황"(크세 2015-2-28) 



* 상위화면 "[기사목록] 2015년 태국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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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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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울트라-노마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2.04 뭐, 그다지 썩 현실감 있는 기고문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간만에 왕실자산관리국에 관한 내용을 다뤘고..
    이번에 검열 삭제당한 2편 중 한편이라서,
    세트로 번역해보았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니콜라스 | 작성시간 15.12.05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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