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Khaosod English 2014-12-9 (번역) 크메르의 세계 [☞ 공식 트위터 계정]
태국 군정이 제작한 대국민 교육용 영화에 히틀러 등장 논란
Director Defends 'Hitler Scene' in Thai Junta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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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쳐사진: YouTube) 태국 군사정권의 홍보영화 <30>에는 한 학생이 히틀러의 그림을 그리자 친구가 박수를 쳐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
(방콕) — 태국 군사정권이 제작 의뢰한 단편영화의 감독이 자신의 입장을 변론했다. 이 영화에는 어린 학생들이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의 그림을 그리고 박수를 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30>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 영화는 군사 정부가 12부작으로 기획한 시리즈 <타이 니욤>(Thai Niyom: 태국의 자랑)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타이 니욤>은 쿠테타 지도자인 쁘라윳 짠오차(Prayuth Chan-ocha) 총리가 대국민 훈계를 위해 만들었다는 <국민의 12가지 덕목>을 내용으로 다루는 것이다. 이 영화는 총리실에서 제작했고, 12월6일부터 전국의 극장들에서 무료(의무?)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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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단편영화 <30>. 총 길이: 10분53초 |
단편영화 <30>은 그 도입부에는 애니매이션이 삽입돼 있자. 쁘라윳 장군의 가르침 12가지 덕목 중 7번째 덕목인 "민주주의에 대해 배우기" 부분에서, 한 학생이 히틀러의 초상화를 그리자 급우가 박수를 쳐주는 장면이 들어 있다. 이 영화에서 독일의 독재자 히틀러가 등장하는 곳은 이곳 한곳 뿐이다. 이 단편의 전반적인 주제는 속이는 일에 관한 교훈적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장면이 인터넷에서 소동을 일으키면서 비판이 일어나자, 이 영화를 만든 깐 깐짤륵(Kulp Kaljaruek, กัลป์ กัลย์จาฤก) 감독은 본지와의 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부분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 히틀러 초상화는, 너무도 많은 이들이 어디서나 그의 얼굴을 티셔츠에 새겨넣은 것을 봤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심지어 패션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내가 히틀러에게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
태국에서는 히틀러가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일이 종종 있다. 많은 태국인들은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저지른 잔학행위들을 알지 못한다. 히틀러의 얼굴이나 '만'(卍)자 모양의 나찌 문장인 '스와스티카'(Swastika)가 그려진 티셔츠, 손수건, 여타 기념품들도 태국 전역에서 일상적으로 팔리고 있다. 히틀러의 독일(제3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추축국 국가였다.
이 영화에는 응석받이 부잣집 아들 학생이 제멋대로 구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깐 깐짤륵 감독은 해당 장면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히틀러는] 영화 속 어린이의 캐릭터이다. 이 어린이는 항상 '넘버 원'이었고, 이기적이다. 나쁜 의미로 보면 히틀러도 '넘버 원'이다. 히틀러는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데 재능이 있었지만, 다수의 의견을 청취하길 거부했다. 그는 항상 오만했다. 그래서 전쟁이 발생했던 것이다. |
깐 깐짤륵 감독은 과거에도 정부 예산으로 제작된 국왕 찬양 영화를 제작한 전력이 있다. <30>에서 행한 시도가 쁘라윳 총리의 '12가지 덕목'을 체제전복적인 방법으로 조롱한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자, 그는 이 영화에서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나는 어떤 것도 전달하려 하지 않았다. 나는 정치와는 무관하길 바랬다. 나는 내 영화가 그 누구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
깐 감독은 '깐따나 그룹'(Kantana Group)의 임원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소유주는 깐 감독의 부친인데, 태국 최대의 TV 드라마 및 영화 제작사 중 하나이다.
쁘라윳 총리가 태국의 "국가 정체성" 선양을 위한 영화 제작을 천명하자, 총리실은 지난 10월 <타이 니욤> 시리즈 제작을 위해 12명의 각기 다른 감독들을 선임했다. 깐 감독의 영화는 지난 12월5일에 있었던 푸미폰 아둔야뎃(Bhumibol Adulyadej) 국왕의 87주년 생일을 기념하는 의미도 함께 갖고 있다.
쁘라윳 장군은 지난 7월에 <12가지 덕목>을 공식적으로 선포했고, 이미 시(詩)의 형태로 작성돼 각급 학교 학생들의 암기사항으로 보급돼 있다.
총리실 대변인인 산센 깨우감넛(Sansern Kaewkumnerd) 육군소장은 깐 감독의 영화를 볼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영화에 히틀러가 깜짝 등장한 정황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잘 모르지만 추측을 해본다면, 민주주의라는 것이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을 함께 갖는다는 의미 아니겠는가. |
히틀러가 등장한 장면이 SNS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도하자, <30>의 오리지널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삭제됐다. 깐 감독과 산센 소장 모두 유튜브에서 삭제된 경위에 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동영상은 다른 사이트들에서는 여전히 감상할 수 있는 상태이다.
한편, 시몬 로데드(Simon Roded) 주태국 이스라엘 대사는 수요일(12.10) 발언을 통해, 태국 정부의 공식적인 영화에 나치 심볼이 등장한 "진부함과 오용"을 보고 있노라니 "심심한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주태국 이스라엘 대사관'이 발표한 성명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히틀러와 나치는 홀로코스트 기간 중 저질러진 1100만명의 사람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끔찍하며 인종차별적인 살인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다. 나는 공공 방송 가능으로 인가된 이 영화의 검토 과정에 놀라움을 가지게 됐다. 이 영화가 문제가 있고 위반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체크한 현명하고 잘 교육받은 사람들이 없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
로데드 대사는 이어, 이스라엘 대사관이 태국에서 "홀로코스트의 역사에 관한 무지"와 조우한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지난 2011년, 치앙마이(Chiang Mai)에 위치한 한 가톨릭계 대학인 '성심대학'(Sacred Heart School)에서 스포츠 행사와 관련된 퍼레이드가 있었는데, 나치와 관련된 가장행렬로 인해 대중적 분노가 발생했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주태국 이스라엘 대사관'은 해당 대학에 항의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이 대학의 학장단은 세계사에 관한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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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Simon Wiesenthal Center) 2011년에 논란을 일으켰던 치앙마이 소재 '성심대학' 학생들의 가장행렬 모습. |
보다 최근엔, 태국 최고의 대학 중 한곳인 '쭐라롱꼰 대학'(Chulalongkorn University)의 일부 대학원생들이 역사학부 건물 인근에 "슈퍼히어로 히틀러"라는 벽화를 그려놓고 포즈를 취한 적이 있다. 쭐라롱꼰 대학은 이 학생들의 행동에 공식 사과했고, 유사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시몬 로데드 이스라엘 대사는 수요일 영화 <30>에 관해 발언하면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이번 일에서 배워야 할 것이 잇다면, 태국의 교육과정에 홀로코스트에 관한 교육, 특히 [이질적인 것의] 관용에 대한 지구적 메세지가 도입돼야만 한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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