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복잡했던 국경분쟁, 인도-방글라데시 68년만에 해결
(내용정리) 크메르의 세계
인도 동부의 아쎔 주, 방글라데시, 미얀마가 접경을 하는 지역은 우리 '크메르의 세계'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접경지대인 동시에, 한국어권에서 가장 무관심하고 무지한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지난 70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국경분쟁이 해결됐다는 소식이 들어와서 살펴보도록 합니다. 먼저 아래 기사부터 보시죠.
(보도) 국민일보 2015-8-1
인도-방글라데시, 162개 마을 교환...68년만에 국경문제 해결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9710685&code=61131111&cp=du)
인도와 방글라데시가 1일 0시를 기해 양국 국경주변 마을 162곳을 상호 교환하면서 68년간 미해결 상태였던 양국의 국경문제가 해결됐다.
양국은 이날 방글라데시 영토 안에 있던 인도령 마을 111곳 6945㏊를 방글라데시로 넘겼고, 인도 영토 안에 있던 방글라데시령 마을 51곳 2877㏊를 인도 영토로 이전했다고 인도 NDTV 등이 보도했다.
양국은 협정으로 주민들에게 국적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결과, 주민 대부분이 명목상 자신이 속했던 기존 국적을 버리고 거주지에 따라 새 국적을 선택했다. 그동안 이들은 ‘내륙 섬'처럼 고립돼 기존 국적국으로부터 교육, 의료, 전력 등 아무런 행정 서비스를 받지 못해 소속감이 없는데다 기존 국적을 유지하려면 현재 사는 집을 버리고 새로운 정착지로 이주해야 했다.
구체적으로 인도 안에 있던 방글라데시령 마을 주민 1만4000여 명은 모두 인도 국적을 선택했고, 방글라데시 안에 살던 인도령 주민도 전체 3만7000여 명 가운데 3만6000여 명이 방글라데시 국적을 선택해 현 거주지에 그대로 살기로 했다. 인도 국적을 유지하기로 한 900여 명은 11월까지 인도 서부 웨스트벵골 주로 이주하기로 했다. 자신이 원하는 조국을 갖게 된 주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춤을 추고 폭죽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영국 식민지였던 양국은 1947년 각각 인도와 (동)파키스탄으로 독립하면서 단일한 경계선에 따라 명확하게 국경이 나뉘지 않았고 4000㎞의 국경 양쪽으로 상대국 주민의 집단 거주 마을이 형성됐다.
방글라데시가 1971년 인도의 지원으로 파키스탄에서 분리독립하면서 3년 뒤 인디라 간디 당시 인도 총리와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 당시 방글라데시 총리가 국경 지역 마을을 상호 교환해 국경을 정리하기로 협정을 체결했지만, 이듬해 라만 총리가 암살되면서 국경 문제는 진척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인도 의회가 국경 협정 체결 41년 만에 비준에 동의하고 곧이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셰이크 하시나 총리와 비준서를 교환하면서 문제 해결의 물꼬를 텄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
하여간 이곳의 영토 갈등이 얼마나 복잡한 것이었냐는 <워싱턴 포스트> 지가 소개한 다음의 지도를 보면, 더욱 실감을 할 수 있습니다.
양국이 서로 상대방 영토 안에 갖고 있던 자국 마을들이 총 150곳이 넘었습니다만, 그 중 인도 영토인 다할라 카그라바리(Dahala Khagrabari) 마을 같은 곳은 방글라데시 영토 안에 인도 영토가 있고, 그 고립된 인도 영토 내에 또 다시 고립된 방글라데시 영토가 있고, 다시 그 안에 이 인도 마을이 들어가 있었다고 합니다(아래 지도 참조).
따라서 그 동안 이 마을들의 주민들은 해외 여행용 여권 발급을 받기 위해, 먼저 상대방 영토를 불법으로 넘어가서 다시 자국 영토로 불법 입국하는 과정을 두번이나 반복한 후에야 여권 발급신청을 할 수 있었다고 하니, 생활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이제부턴 행복하게들 잘 살기를 바래 봅니다.
(참조: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worldviews/wp/2015/08/01/say-goodbye-to-the-weirdest-border-dispute-in-the-world/?postshare=317143851705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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