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ska)의 제3차 물결(Third wave, 써드 웨이브)은 1980년대에 시작되어, 1990년대에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제3차 물결 스카의 일부 음악은 1960년대의 전통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긴 했지만, 제3차 물결 스카의 대부분은 기타 리프(riffs)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가운데 관악 파트를 많이 사용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2.3.1. 미 국
1980년대 초, 미국 전역에서 투톤(2 Tone) 장르에 영향을 받은 '스카' 밴드들이 결성되기 시작했다.(주22)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Berkeley) 출신의 밴드 '디 업톤즈'(The Uptones)와 뉴욕시 출신의 밴드 '더 토스터스'(The Toasters)는 모두 1981년에 결성됐는데, 북미 지역에서 최초로 활동한 '스카' 밴드들이다. 이 두 밴드들은 미국 스카 장르의 토대를 놓았다고 평가되며, 각각 미국 서부와 동부 지역에서 '스카' 씬을 형성시켰다.(주7)(주23)(주24)(주25) 이와 유사한 시기에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디 언터처블스'(The Untouchables)가 결성됐다. 초창기 미국 스카 밴드들 대부분은 '투톤' 및 모드 리바이벌(mod revival: '모드'의 부활)에서 이어진 전통을 이어나갔지만, '피시본'(Fishbone), '더 마이티 마이티 보스톤즈'(The Mighty Mighty Bosstones), '오퍼레이션 아이비'(Operation Ivy) 같은 일부 밴드들은 서브 장르인 미국 스카 펑크(ska punk)를 개척했다. '스카 펑크'는 '스카'와 '펑크 락'의 퓨전 장르로서, 전형적인 '스카 펑크' 음악들은 본래의 '스카' 음악이 지니고 있던 R&B의 요소를 배제하면서 보다 빠른 템포와 디스토션(distortion: [역주] 락 뮤직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찌그러진 사운드의 기타음향)이 걸린 기타 사운드를 선호했다.(주22)(주26)
(동영상) 1979년에 결성된 '피시본'(Fishbone)은 '스카 펑크' 장르의 창시자로 인정받고 있다. 곡명: <마 앤 파>(Ma and Pa)(1988년).
뉴욕시 및 캘리포니아 주의 오렌지 카운티(Orange County)는 미국에서 급속히 성장 중이던 '스카' 씬의 양대 거점이었다. 1983년 뉴욕에서는 '더 토스터스'의 싱어 겸 기타리스트 로버트 '버켓' 힝리(Robert "Bucket" Hingley: 1955~ )가 인디 레코드 레이블인 '문 스카 레코드사'(Moon Ska Records)를 설립했다. '문 스카 레코드사'는 재빨리 미국에서 가장 큰 '스카' 전문 인디 레이블로 성장했다.(주27)오렌지 카운티 스카(Orange County ska) 씬은 '스카 펑크' 및 보다 현대적인 팝 음악의 영향을 받은 '스카' 음악들을 양성하는 장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릴 빅 피시'(Reel Big Fish), '노 다웃'(No Doubt), '서브라임'(Sublime) 등이 있다.(주28) '오렌지 카운티 스카'라는 용어가 만들어져 대중화된 곳 역시 오렌지 카운티였다. 이 용어를 만든 사람은 라디오 프로그램 <스카 퍼레이드>(Ska Parade)의 진행자 태이지 필립스(Tazy Phyllips)였고, 당시 상당한 악명을 떨쳤던 '스카'에 영향을 받은 새로운 흐름의 밴드들을 묘사하기 위한 용어였다.(주29)(주30)샌프란시스코 만 지역(San Francisco Bay Area) 역시 스캔킨 피클(Skankin' Pickle), 렛츠 고 보울링(Let's Go Bowling), 댄스 홀 크래셔스(Dance Hall Crashers: DHC) 같은 밴드들에 힘입어 '스카'의 인기 성장에 공헌했고, 순회공연 거점으로 유명해졌다.
1990년대 중반에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스카' 음악의 인기가 대단히 상승했고, 여러 '스카' 전문 레코드 레이블들이 설립되고, 예매 조직들과 인디 잡지들(indie zines)이 창간됐다. 이 시기에도 '문 스카 레코드사'가 여전히 미국 내 최대 '스카' 레이블로서의 위상을 유지했지만, 여타 주목할만한 레이블들이 등장했다. 시카고(Chicago)의 '점프 업 레코드사'(Jump Up Records)는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번창하던 '스카' 씬을 포괄했고, 로스앤젤레스의 '스테디 비트 레코드사'(Steady Beat Recordings)는 남-캘리포니아 지역의 전통적인 스카 복고 흐름을 포괄했다. 몬트리올(Montreal)의 '스톰프 레코드사'(Stomp Records)는 '스카' 음악과 관련하여 캐나다 내의 주요한 제작사이자 배급자였다.(주31) 아울러 '헬캣 레코드사'(Hellcat Records)나 '퓨얼드 바이 라멘'(Fueled by Ramen) 같은 많은 수의 펑크 락 및 인디 락 전문 레이블들 역시 '스카'나 '스카 펑크' 밴드들로 자사의 제작 범위를 넓혔다. 이전의 '딜 레코드사'(Dill Records)는 1996년에 '아시안 맨 레코드사'(Asian Man Records)로 재탄생한 후, 초기에는 주로 '스카 펑크' 앨범들을 발매하다, 이후 다른 장르들로 확장했다.(주32)
1993년 밴드 '더 마이티 마이티 보스톤즈'는 '머큐리 레코드사'(Mercury Records)와 계약을 했고, 1994년에 발매한 앨범 <퀘스천 디 앤서스>(Question the Answers)가 골드 앨범(Gold album: [역주] 50만장 이상 판매)이 되면서 '빌보드 200 앨범 차트'(Billboard 200)에서 138위를 기록하여, 주류 음악계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최초의 '스카 펑크' 밴드가 됐다.(주33) 1995년, '오퍼레이션 아이비' 출신 멤버가 포진한 펑크 락 밴드 '랜시드'(Rancid)는 싱글 <타임 봄>(Time Bomb)을 발표하여 '빌보드 모던 락 트랙 차트'(Billboard Modern Rock Tracks)에서 8위를 차지하면서, 1990년대 최초의 주요한 '스카 펑크' 히트곡이 됐고, '스카 펑크'라는 장르를 대중들의 시선에 각인시켰다.(주34) 이후 몇년 동안 주목할만한 '스카' 곡들 및 '스카'에 영향을 받은 곡들이 주류 라디오 방송들에서 대거 전파를 타며 히트곡이 됐다. 여기에는 '노 다웃'의 <스파이더웹스>(Spiderwebs), '릴 빅 피시'의 <셀 아웃>(Sell Out), '더 마이티 마이티 보스톤즈'의 <디 임프레션 댓 아이 겟>(The Impression That I Get) 같은 곡들이 포함되는데, 이 곡들이 포함된 앨범들은 모두 플래티넘 앨범(Platinum album: [역주] 100만장 이상 판매)에 올랐다. 1996년 무렵, 미국에서는 '제3차 물결 스카'(써드 웨이브 스카)가 '얼터너티브 뮤직'(alternative music) 중 가장 인기 있는 형식 중 하나였다.(주34)
(동영상) '더 마이티 마이티 보스톤즈'(The Mighty Mighty Bosstones)의 <디 임프레션 댓 아이 겟>(The Impression That I Get)
1990년대 말부터 여타 장르의 음악들이 모멘텀을 확보하면서, '제3차 물결 스카'에 대한 주류의 관심은 약화돼 갔다.(주35) '문 스카 레코드사'는 2000년에 문을 닫았지만, 라이센스 계약 하에서 유럽 지역을 담당하던 '문 스카 유럽'(Moon Ska Europe)은 2000년대에도 계속 운영됐고, 후에는 '문 스카 월드'(Moon Ska World) 레이블을 출범시켰다. '문 스카 레코드사'의 설립자였던 로버트 '버켓' 힝리는 2002년 '메가리스 레코드사'(Megalith Records)라는 새로운 '스카' 레이블을 설립했다.
(주35) Gulla, Bob (2006). The Greenwood Encyclopedia of Rock History, Volume Six. Westport, Connecticut: Greenwood Press. p.47.
2.3.2. 영 국
1980년대 말, 영국에서는 '스카'의 인기가 소규모로 부활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더 베리얼'(The Burial)이나 '더 핫나이브스'(The Hotknives) 같은 밴드들의 출현, '유니콘 레코드사'(Unicorn Records) 같이 '스카'에 우호적인 레코드 레이블들, 각종 스카 페스티벌들, 그리고 전통 스킨헤드(traditional skinhead, 혹은 '트로잔 스킨헤드'[Trojan skinhead]: [역주] 1960년대 '스카' 및 모드족[mods] 전통에 정체성을 부여하며, 인종차별주의 성향이 없는 스킨헤드족) 서브컬처의 재등장에 힘입은 것이었다.(주36)(주37)(주38)(주39)(주40)
1980년대 초, 독일에서는 '스카'의 인기 물결이 대규모로 쇄도했다. 그에 따라 많은 수의 '스카' 밴드들과 레코드 레이블들, 그리고 페스티벌들이 탄생했다.(주37)(주41)
1980년대 스페인에서는 바스크 래디컬 락(Basque Radical Rock: 바스크 급진주의 락) 장르를 통해 '스카' 음악이 스페인 남부 바스크 지역(Southern Basque Country)과 관련을 맺게 됐다. [남부 바스크 지역은 바스크족(Basques)의 거점으로서, 분리 독립운동이 일어나는 곳이다.] '바스크 래디컬 락' 장르의 가장 대표적인 밴드로는 '코르타투'(Kortatu)와 '포테이토'(Potato)가 있다. 이후 1990년대 초에는 '스칼라리악'(Skalariak)과 '베타가리'(Betagarri) 같은 밴드들이 앞선 밴드들의 전통을 이어갔는데, 그들의 영향력은 '스카 피'(Ska-P)나 '보이콧'(Boikot) 같은 '펑크 락'; 밴드들이나 여타 스페인 락 뮤직 및 펑크 락 장르에서 중요한 아티스트들을 통해 바스크 지역 바깥으로까지 확장됐다.
(동영상) 1980년대에 출현한 '바스크 래디컬 락' 장르는 스페인 민주화 및 바스크 민족주의와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 '스칼라리악'은 스페인어 및 바스크어 가사를 사용하며, 1980년대의 초창기 밴드들의 맥을 잇고 있다. 2007년 10월 2일 진행된 <스카 리퍼블릭>(Ska Republik: 스카 공화국) 라이브.
'호주 스카'(Australian ska: 오스트레일리안 스카) 씬은 1980년대 중반부터 번성했다. 그것은 1970년대 말 영국에서 시작된 투톤(2 Tone) 장르의 음악적 선례와 '스트레인지 테넌츠'(Strange Tenants), '노 넌센스'(No Nonsense), '더 포커스'(The Porkers) 등 자국의 선도적 밴드들의 출현에 힘입은 것이다.(주42) 호주의 '스카' 복고 밴드들 중 일부는 자국 내 음악차트에서 성공을 거뒀다. 가장 주목할만한 사례는 '디 올나이터스'(The Allniters)로서, 이들은 1983년에 바비 블룸(Bobby Bloom: 1946~1974)의 노래 <몬테고 베이>(Montego Bay)를 '스카'로 편곡하여 10위에 올랐다.(주43)
일본도 1980년대 중반에 '제이 스카'(J-ska: 일본 스카)라고 불리는 독자적인 '스카' 씬을 구축했다.(주44)(주45) 1985년에는 '도쿄 스카 파라다이스 오케스트라'(Tokyo Ska Paradise Orchestra: 팬들은 '스카빠라'[Skapara, スカパラ]나 '티에스피오'[TSPO]라고 부름)가 결성됐고, 이들은 이후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일본 스카'의 창시자들이 됐다.(주46)
(동영상) 1985년에 결성돼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도쿄 스카 파라다이스 밴드'(TSPO)는 스카와 재즈를 비롯하여 일본 음악계 전반에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 있다. 곡명: <스이킨구츠>(水琴窟).
남미(남-아메리카)의 '스카' 씬은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남미의 '스카' 밴드들은 전통적인 '스카' 리듬을 라틴 음악 및 락 엔 에스파뇰(rock en español: [역주] 스페인어 가사를 사용하는 락 뮤직의 총칭)의 강력한 영향 하에 연주하는 형태가 전형적이다.(주47) 남미 '스카' 밴드 중 가장 유명한 밴드는 아르헨티나(Argentina)의 '로스 파불로소스 카딜락스'(Los Fabulosos Cadillacs)이다. '로스 파불로소스 카딜락스'는 1985년 결성 이후 전세계적으로 수백만장의 앨범을 판매했고, 1994년에 발표한 곡 <엘 마타도르>(El Matador)가 세계적인 히트곡이 되면서 1998년 '그래미상'(Grammy Award) 시상식에서 '최우수 라틴 락/얼터너티브 앨범 상'(Best Latin Rock/Alternative album)을 차지했다.(주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