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정보는 '크메르의 세계'가 기획한 <21세기 대중음악 사전>을 구성하는 항목으로서, <위키피디아 영문판>의 해당 항목을 '크메르의 세계'가 한국어로 번역한 후 동영상 등을 추가하여 편집한 것이다. 상편을 먼저 읽어보려면 여기(1편, 2편)를 클릭하라. |
[개론] '레개'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3) - 해외 상황 (남미, 북미, 영국)
6. 자메이카 이외 세계 각지의 레개 씬
'레개'(레게)는 자메이카(Jamaica, 자마이카)를 넘어 전세계 많은 국가들로 퍼져나갔고, 종종 그 지역의 토속 악기나 여타 장르들과 퓨전 형식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많다.(주49)
주49: Jérémie Kroubo Dagnini (2010). "The importance of Reggae music in the worldwide cultural universe". Revue Etudes Caribéennes, n° 16. https://etudescaribeennes.revues.org/4740.
6.1. 북미 및 남미
'레개 엔 에스파뇰'(Reggae en Español)은 베네수엘라(Venezuela)와 가이아나(Guyana) 같은 남미 대륙부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을 필두로 남미 전체로 퍼져나갔다. '레개 엔 에스퍄뇰'은 스페인어 가사를 사용한다는 점 말고는 원래의 '레개'와 비교해 별다른 차이점은 없지만, 아티스트들은 항상 라틴 아메리카(Latin America) 출신들이다.
'레개'는 멕시코(Mexico)의 베라크루즈 자유주권주(Veracruz)에서도 유행했다. 하로초(Jarocho: [역주] '베라쿠르즈 스타일'을 의미하는 용어) 레개 그룹 중 가장 유명한 '로스 아쿠아스 아쿠아스'(Los Aguas Aguas)는 할라파(Xalapa) 출신이다.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룹들 중 일부는 삼각뿔 지역(Southern Cone) 출신이다. 여기에는 칠레(Chile) 밴드 '곤드와나'(Gondwana), 아르헨티나(Argentina) 밴드 '로스 카프레스'(Los Cafres)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 밴드 '컬추라 프로페티카'(Cultura Profética)도 역내에서 광범위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러한 히스페닉 레개는 3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는 가사에 스페인어를 사용한다는 점, 둘째는 이미 알려져 있는 리딤(riddim: 리듬)과 배경음악을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셋째는 지역적 의식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언더그라운드로부터 부상한 저항적 쟁점들의 매체이다. 히스페닉 레개는 랩(rap)과도 관련이 있는데, 이 음악들이 발전돼 나온 지역들의 사회적 조건 뿐만 아니라, 이 음악들을 환영한 사회적 계층 및 계급이 지닌 특성들도 공유한다.(주50)
(동영상) '로스 카프레스'(Los Cafres)의 <Suena la alarma>. '레개 엔 에스파뇰'은 '레개110'(reggae 110), '레개 불트론'(reggae bultrón), '로맨틱 플로우'(romantic flow)의 3가지 서브 장르로 다시금 구분된다. 오늘날 레개에 기반을 둔 음악 장르 중 가장 새로운 장르인 동시에, 세계적인 주류 장르로 부상한 '레게톤'(reggaetón, 레개톤)은 바로 '레개 앤 에스파뇰'의 지대한 영향력 하에 있다.
브라질(Brazil)에서 탄생한 '삼바 레개'(samba reggae)는 자메이카 '레개'와 브라질의 '삼바'(samba)가 융합된 것이다. 브라질의 '삼바 레개'는 미국 흑인 민권운동(Civil Rights Movement) 및 '블랙 소울 운동'(Black Soul movement) 같은 주제들을 다뤘는데,특히 1960년대 이후의 자메이카 독립운동과 레개 음악의 메세지, 그리고 라스타파리 종교(Rastafarian religion: 라스타파라이)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브라질의 바히아(Bahia)에서 레개 음악과 그 뮤지션들이 갑작스레 인기를 얻었던 것은 국제 음악산업계가 미친 효과 때문이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 걸쳐 유사한 사회정치적 상황에 직면해 있던 흑인 공동체가 문화, 정치적 연대를 수립할 필요성이 부상했기 때문이었다.(주51)
음악적 측면에서 블로꼬 아프로(bloco afro: [역주] 주로 타악기로 구성된 브라질 특유의 거리 밴드)가 연주하던 기본적인 '삼바' 비트를 [도미니카 공화국(Dominican Republic)의 음악인] 메렝게(merengue)나 [라틴 음악의 영향을 받아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탄생한] 살사(salsa), 그리고 레개 리듬과 융합시킨 것은 블로꼬 아프로 중 하나인 '올로둠'(Olodum)과 그 지휘 연주자 네깅뇨 드 삼바(Neguinho do Samba: 1955~2009)로서, 이들은 1986년 바히아 카니발(Bahian Carnival)을 통해 자신들의 실험적 시도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새로운 토크스(toques: 드럼 패턴)는 "삼바 레개"라 불리게 됐는데, 기본적으로 수르도 베이스 드럼(surdo bass drum: 최소 4대 이상으로 구성)이 4~5종류의 각기 다른 리듬 요소를 동시에 연주하는 패턴을 지니고 있다.
(동영상) 브라질에선 카니발용 스트리트 밴드 뮤직 '바뚜까다'(batucada)가 발전했다. 이 음악은 주로 수르도 베이스 드럼을 중심으로 한 타악기 위주로 구성되는데, 카니발 참가단체인 각 삼바 스쿨(samba school, [포] Escola de samba)에 소속된 규모가 큰 밴드는 '바테리아'(bateria)라 불리고, 보다 소편성의 밴드는 '블로꼬 아프로'라고 불린다. 바테리아나 블로꼬는 일종의 공동체, 혹은 NGO 성격을 갖고 있어서, 공연의 성격이나 규모에 따라 편성 규모도 달리 한다. 기본적으로는 삼바 음악을 모태로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레개, 메렝게, 살사 등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수용했고, 그 중 레개의 요소가 융합된 형식이 '삼바 레개'이다. 이러한 블로꼬 문화는 이제 더 이상 브라질만의 문화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블로꼬 '아인짜'(AAINJAA)는 콜롬비아(Colombia)의 블로꼬로서, '삼바 레개'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에서는 '레벨루션'(Rebelution), '슬라이틀리 스투피드'(Slightly Stoopid), 'SOJA'(소자) 같은 밴드들이 '프로그레시브 레개'(progressive reggae) 밴드로 분류되는데(참조☞ 레개 락[reggae rock, 레게락]), 때때로 '캘리 레개'(Cali Reggae)나 '퍼시픽 덥'(Pacific Dub)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의 레개 씬은 특히 사우던 캘리포니아(Southern California) 지역에 심하게 집중돼 있지만, 뉴욕 시(New York City), 워싱턴 D.C.(Washington, D.C.), 시카고(Chicago), 마이애미(Miami), 호놀룰루(Honolulu)에도 대규모 씬이 형성돼 있다. 하와이 제도와 미국 서해안 지역에서는 지난 수십년간 '하와이안 레개'(Hawaiian reggae)가 커다란 지지층을 형성해왔다.(주52)
최근 몇년 사이에 유태인(Jews) 출신의 마티스야후(Matisyahu: 1979년생)가 전통적인 유대교(Judaism)의 주제들을 '레개' 음악과 융합시켜 유명세를 얻었다.(주53) 그의 가사는 유대교 전통음악 중 하잔(hazzan chazzan) 스타일을 수용하면서, 때때로 히브리어(Hebrew)와 이디시어(Yiddish: [역주] 중동부 유럽 및 미국 유대인들이 사용)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영어로 되어 있다.
캐나다의 토론토(Toronto)와 몬트리얼(Montreal)에는 카리브해 지역 출신 이민자들이 많아서 영어와 프랑스어가 이 지역 레개 장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영상) 밴드 SOJA의 <낫 돈 옛>(Not Done Yet).
(동영상) '빅 마운틴'(Big Mountain)은 <베이비 아이 러브 유어 웨이>(Baby I Love Your Way)를 재편곡하여 1994년 '빌보드 차트' 및 '영국 차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동영상) 유태 문화와 레개를 접목시킨 마티스야후(Matisyahu)의 <킹 윗아웃 어 크라운>(King Without a Crown)(2004년).
주50: Davis, S. F. (2009). Reggae in cuba and the hispanic caribbean: Fluctuations and representations of identities. Black Music Research Journal, 29(1), pp.25~49.
주51: Béhague, G. (2006). Globalization/Modernization - rap, reggae, rock, or samba: The local and the global in brazilian popular music (1985-95). Latin American Music Review/Revista De Música Latinoamericana, 27(1), pp.79~90.
주52: "Reggae Musicians from Hawaii". Mele.com.
주53: Merica, Dan. "Q and A with Matisyahu: 'Hasidic reggae superstar' sans the Hasidim". CNN.
6.2. 영 국
카리브해 출신 이민 희망자들에게 영국은 이미 1950년대부터 주요한 목적지였다. 그 결과 '레개'를 비롯한 영국 카리브해 음악(Caribbean music in the United Kingdom)은 1960년대 말부터 인기를 얻었고, 이후 여러 가지 서브장르 및 퓨전 장르들로 [자체적으로] 진화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장르는 ['레개'의 서브장르로 분류되는] '러버스 락'(lovers rock)이었다. 하지만, 자메이카 음악과 영국 문화의 이러한 퓨전은 드럼 앤 베이스(Drum and bass: 디앤비, DnB, D&B)나 덥스텝(dubstep) 같은 여타 장르의 형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사진) 영국 레개씬의 주요 아티스트 맥시 프리스트.
많은 자메이카 뮤지션들에게 영국은 유럽 투어를 위한 기착지 역할을 했고, 영국으로 이민을 간 자메이카 뮤지션들도 많았기 때문에, 영국은 오늘날까지도 범-유럽 지역 레개 씬에서 뿌리가 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레개 아티스트 중 많은 수가 영국에서부터 자신들의 경력을 시작한다. '그래미상' 수상 가수인 레개 아티스트 맥시 프리스트(Maxi Priest: 1961년생)도 영국 내 유명 사운드 시스템(sound system)인 '색슨 스튜디오 인터네셔날'(Saxon Studio International)에서 자신의 경력을 시작했다.
(동영상) 맥시 프리스트(Maxi Priest)의 <와일드 월드>(Wild World)(1988년).
1978년 최초의 뉴웨이브(new wave) 락 밴드인 '폴리스'(The Police)의 데뷔 앨범 <아웃랜도스 다모르>(Outlandos d'Amour)에는 '레개' 색채를 띤 노래 3곡이 포함돼 있었다. 이 앨범은 그후 수많은 락/레개 작곡의 기본적 구조에 표본을 제공했다. 기타나 키보드는 '레개'의 요소가 섞인 업스트로크(up-stroke: 상향 피킹) 연주를 하는 동안, 코러스는 온더비트(on-the-beat: 정박의 강세)에 보다 공격적인 펑크/락 스타일의 어택(attack: 사운드의 초반 강세)을 유지했다.
(동영상) '폴리스'의 <소 론리>(So Lonely)(발표: 1978년). 이 밴드의 보컬 겸 베이시스트였던 스팅(Sting)은 이 곡이 밥 말리(Bob Marley)의 <노 워먼 노 크라이>(No Woman, No Cry)를 토대로 삼았음을 인정했다.
1970년대 말, 영국에서는 '스카'(ska) 복고 운동, 즉 '투톤'(2 Tone) 장르가 출현했다. 이러한 복고 운동은 '더 스페셜즈'(The Specials), '매드니스'(Madness), '더 비트'(The Beat: 북미에서는 '더 잉글리시 비트'[The English Beat]란 명칭으로 불렸고, 호주에서는 '브리티시 비트'[British Beat]란 명칭으로 불림), '더 셀렉터'(The Selecter) 같은 밴드들과 함께 잉글랜드(England)에서 시작됐다. '더 스페셜즈'의 리더 겸 키보디스트 제리 대머즈(Jerry Dammers: 1955년생)는 '투톤 레코드사'(2 Tone Records)를 설립했는데, 이 레이블은 앞에서 언급한 다인종 혼성 그룹들의 앨범을 발매하면서, 새로운 사회 문화적 인식을 창조해내는 도구가 됐다. '투톤' 복고운동은 '레개'의 창시자들, 그리고 보다 빠르고 댄스 취향의 선구적 장르들인 '스카'와 '락스테디'(rocksteady, 록스테디) 같은 대중적 스타일에 영향을 받았고, 검은색 슈트와 포크 파이(pork pie)나 트릴비(Trilby) 같은 모자 등 과거의 복식 모드도 차용했다. 하지만 사운드 자체는 보다 빠른 템포에 기타의 비중이 높아지고, 보다 반항적 태도가 강해진 것이었다.(주54)
(동영상) 투톤 밴드 '매드니스'(Madness)의 <더 프린스>(The Prince).
버밍햄(Birmingham) 출신의 레개/팝뮤직 밴드 '유비포티'(UB40)는 1980년대와 1990년대 사이에 영국 레개 씬의 주된 공헌자였다. 이 밴드는 <레드 레드 와인>(Red Red Wine), <킹스턴 타운>(Kingston Town), <(아이 켄트 헬프) 폴링 인 러브 위드 유>([I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같은 곡들을 국제적으로 히트시켰다.
(동영상) UB40의 <폴링 인 러브 위드 유>.
영국을 근거지로 하면서 국제적으로도 유명해진 그 밖의 아티스트들로는 '아스와드'(Aswad), '미스티 인 루츠'(Misty in Roots), '스틸 펄스'(Steel Pulse) 같은 밴드들과 자넷 캐이(Janet Kay: 1958년생), 티파 아이리(Tippa Irie), 스마일리 컬처(Smiley Culture: 1963~2011), 그리고 보다 최근에는 비티 맥리언(Bitty McLean:1972년생) 같은 아티스트들이 있다.
(동영상) '아스와드'(Aswad)의 <샤인>(Shine)(1994년).
(동영상) 티파 아이리(Tippa Irie)의 <레블 온 더 루츠 코너>(Rebel on the Roots Corner).
주54: Stemkovsky, I. (2012, 08). Reggae-core. Modern Drummer, 36, 60-62.
* 시리즈물 바로가기
- "[개론] '레개'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1) - 개요 및 역사"
- "[개론] '레개'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2) - 음악적 특징"
- "[개론] '레개'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3) - 해외 상황 (남미, 북미, 영국)"
- "[개론] '레게'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4) - 해외 상황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 "[부록] 한국 레게 25주년: Get Up, Stand Up"
* 상위화면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