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정보는 '크메르의 세계'가 기획한 <21세기 대중음악 사전>을 구성하는 항목으로서, <위키피디아 영문판>의 해당 항목을 '크메르의 세계'가 한국어로 번역한 후 동영상 등을 추가하여 편집한 것이다. |
[개론] '루츠 레개' : '레개'의 가장 원형적인 서브장르
* 다음의 게시물을 먼저 읽어두면,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 피터 토시(Peter Tosh: 1944~1987)의 1978년 순회공연 모습. 피터 토시는 밥 말리와 함께 '더 웨일러스'의 창립 멤버였다. 그는 '더 웨일러스'에서 키보드, 기타, 보컬을 담당하면서 1963~1974년 사이에 <겟 업, 스탠드 업>(Get Up, Stand Up), <포 헌드레즈 이어즈>(400 Years), <노 심파시>(No Sympathy) 등을 작곡하여, '루츠 레개' 사운드의 정립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피터 토시는 '레개'의 역사에서 밥 말리에 버금가는 족적을 남겼지만, 밥 말리와 마찬가지로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사망했다. 그는 1987년 자택에서 머물던 중 돈을 노리고 침입한 3인조 갱단에게 살해당했다. 3인조의 두목 데니스 '렙포' 로반(Dennis "Leppo" Lobban)은 과거 교도소에서 출소한 직후, 피터 토시가 일자리를 알아봐줄 정도로 그의 신세를 졌던 자였다.
'루츠 레개'(roots reggae)는 '레개'(reggae, 레게) 음악의 서브장르 중 하나로서, 일상생활 관련 내용이나 해당 아티스트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들을 다룬다. 여기에는 라스타파리 종교 운동(Rastafari movement: 라스타파라이)의 영적 측면들이나, '라스타파리 운동'에서 '자'(Jah)라고 부르는 '하느님'(God) 찬양이 포함된다.(주1) 또한 도시 빈민굴 생활의 고통,(주2) 농촌의 빈곤 등도 포함된다. 가사에는 영성과 종교, 가난, 블랙 프라이드(black pride: 흑인의 자부심), 사회적 이슈, 정부에 대한 저항, 인종적 억압, "아프리카로의 귀환"(Back to Africa) 같은 주제들이 다뤄진다.
주1: Thompson, Dave (2002) Reggae & Caribbean Music, Backbeat Books, pp.251~253.
주2: Barrow, Steve and Dalton, Peter: "Reggae: The Rough Guide", Rough Guides, 1997.
역 사
에티오피아(Ethiopia)의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 1세(Haile Selassie I: 1892~1975)가 1966년 자메이카(Jamaica: 자마이카)를 방문하자, 자메이카에서는 '라스타파리 운동'의 영향력이 증대했다. 이 사건은 '루츠 레개' 장르의 발전에도 주요한 동력이 됐고, 1960년대 말부터 '레개' 음악의 노랫말에서 영적 주제들이 더욱 일반화됐다.(주1) 초창기 '루츠 레개'의 중요한 곡들로는 윈스턴 홀니스(Winston Holness, 예명-Niney the Observer: 1951년생)의 <블러드 앤 파이어>(Blood & Fire)(1970년), 야비 유(Yabby You: 1946~2010)의 <캉쿼링 라이언>(Conquering Lion)(1972년) 등이 있다.(주1)
(동영상) 윈스턴 홀니스(Winston Holness)의 <블러드 앤 파이어>(Blood And Fire).
1972년 자메이카 총선에서 [좌파 정당인] '인민국가당'(People's National Party: PNP) 당수 마이클 맨리(Michael Manley: 1924~1997)가 빈민가(ghetto) 공동체에 대한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정치적 소요 또한 '레개' 음악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주1) 서로 반대되는 정당들 사이의 폭력사태 증가도 노랫말에 흔하게 등장했는데, 그러한 사례로는 주니어 머빈(Junior Murvin: 1946~2013)의 <폴리스 앤 띠브즈>(Police & Thieves)(1976년), '컬처'(Culture)의 <투 세븐스 클래시>(Two Sevens Clash)(1977년) 등이 있다.(주3) '밥 말리 앤 더 웨일러스'(Bob Marley and the Wailers)가 유럽에서 인기를 얻은 일은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유럽 진출의 문을 열어줬고, '루츠 레개' 아티스트들은 특히 '펑크 락'(punk rock)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주1)
(동영상) '밥 말리 앤 더 웨일러스'의 1980년 라이브, <겟 업, 스탠드 업>(Get Up, Stand Up)(발표: 1973년).
1970년대 말부터 자메이카의 '레개' 장르의 흐름이 새로 탄생한 '댄스홀'(dancehall) 장르로 옮겨가고 있을 때, 유럽에서는 흑인, 백인, 혼혈인 등으로 구성된 수많은 '루츠 레개' 밴드들이 탄생했다.(주1) 자메이카인 이민자들이 뉴욕 시(New York City)로 대규모로 이주하면서, '루츠 레개'가 미국으로도 전파됐다. 이 같은 현상은 1960년대 초 미국이 <이민법>(immigration laws)을 개정하면서 발생했다. 자메이카 전통문화와 음식 등이 뉴욕에 전해지는 가운데, '레개' 음악의 보급 역시 필연적인 일이었다. '힙합'(hip hop)의 탄생과 발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런 흐름은 뉴욕의 모습이 변화되는 데 기여했다.(주4)
자메이카에서 '댄스홀'의 인기가 '루츠 레개'를 압도한 후에도 '컬처', 버닝 스피어(Burning Spear: 1945년생), '이스라엘 바이브레이션'(Israel Vibration) 같은 원조 '루츠 레개' 시대의 몇몇 아티스트들은 여전히 '루츠 레개' 음악을 발표했고, 1980년대에도 베레스 하몬드(Beres Hammond: 1955년생), 프레디 맥그레거(Freddie McGregor: 1956년생) 같은 아티스트들은 '루츠 레개'의 음악적 스타일과 가사 주제들을 계속해서 유지했다.
(동영상) 프레디 맥그레거의 1982년 발표 앨범 <빅 쉽>(Big Ship).
1990년대에 자메이카의 젊은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는 '라스타파리 운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고, 그 결과 [그들의 장르 자체가 정통 '루츠 레개'는 아닌 경우도 많았지만] '루츠 레개' 시대에 다뤄졌던 노랫말의 주제들이 그들의 음악에도 도입됐다. 신세대의 "[라스타파리적] 의식을 지닌"(conscious) 주목할만한 아티스트 중에는 가넷 실크(Garnett Silk: 1966~1994)가 있다. 그는 적극적인 영적 메세지를 전했고, '루츠 레개' 및 '댄스홀' 장르의 리딤(riddim: 리듬)들을 사용하여, 카리브해 지역 청중들 사이에서는 세대를 초월한 호소력을 갖고 있었다.
(동영상) 요절한 가넷 실크의 음악은 '라스타파리 종교'의 열렬한 신앙심이 두드러져서, "자! 라스타파라이!"(=하일레 셀라시에 1세) 같은 찬양이 이어진다. 그의 죽음은 사고였다. 가넷 실크는 도난 사고를 당한 후, 자신의 변호사로부터 호신용 권총 2자루를 받았다. 이후 사용법을 모르던 차에, 어머니 집을 방문했을 때 한 친구가 총기 사용법을 보여주겠다면서 권총을 다루다 오발사고가 났다. 발사된 실탄이 정확히 프로판 가스통을 가격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가넷 실크와 친구들, 그리고 동생들은 무사히 탈출했지만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실크가 어머니를 구출하러 다시 불타는 집으로 들어갔고, 이후 모자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한편, 캐플레톤(Capleton: 1967년생)이나 부주 밴턴(Buju Banton: 1973년생) 같은 유명 '댄스홀' 아티스트들도 독실한 라스타(Rasta: 라스타파리 신자)가 됐고, 그 결과 자신들의 음악적 지향성도 달라졌다.(주1)
(동영상) 부주 밴턴(Buju Banton)이 1992년에 발표한 <붐 바이 바이>(Boom Bye Bye)는 동성애 혐오를 담고 있다. 그는 2004년 자메이카에서 동료들과 함께 동성애자들을 집단폭행한 혐의로 입건됐지만, 담당 판사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사건을 기각했다. 미국의 게이 운동단체는 2009년부터 그의 미국 공연 보이콧 운동을 전개했다. 그는 2009년 미국에서 마약사용 시도 및 불법 무기 소지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라스타파리 운동'의 분파들마다 입장의 강온 온도차는 존재하지만, 광의의 "기독교 계열 종교"에 속하는 '라스타파리 운동' 역시 기본적으로 동성애를 반대한다. 부주 밴턴의 사례는 그 중 가장 극단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이 시기에 그 밖의 현대 '루츠 레개' 아티스트나 밴드들도 출현했다. 루시아노(Luciano: 1974년생), 주니어 켈리(Junior Kelly: 1969년생), '모간 헤리티지'(Morgan Heritage), 앤소니 비(Anthony B: 1976년생), 시즐라(Sizzla: 1976년생) 등이 포함된다.(주2)
(동영상) 루시아노(Luciano)가 편곡해 부른 <노 나잇 인 자이온>(No Night In Zion: 시온 땅에는 밤이 없다네)은 원래 '라스타파리 운동'의 주요 분파 중 하나인 냐빈기(Nyabinghi, 黑勝) 종단의 찬송가인 '냐빈기 성가'(Nyabinghi chants:=빈기[binghi]) 중 하나이다. 유명 혼성 댄스그룹 '보니 엠'(Boney M.)도 이 곡을 디스코(disco)로 편곡해 <리버스 업 배빌론>(Rivers of Babylon: 바빌론의 강들)이란 제목으로 발표해 국제적인 히트곡이 되기도 했다.
(동영상) 시즐라(Sizzla)의 2015년 발표작 <아임 리빙>(I'm Living). 그는 현재까지 70장 이상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주3: Lloyd Bradley and Dennis Morris (2002) Interview with Bunny Wailer in the documentary Reggae: the Story of Jamaican Music. BBC2 2002.
주4: Marshall, Wayne: Follow Me Now: The Zigzagging Zunguzung Meme. http://wayneandwax.com/?p=137.
* 참조용 항목
* 참조용 게시물
- "[개론] '레개'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1) - 개요 및 역사"
- "[개론] '레개'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2) - 음악적 특징"
- "[개론] '레개'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3) - 해외 상황 (남미, 북미, 영국)"
- "[개론] '레게' : 자메이카 음악의 대명사 (4) - 해외 상황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 "[부록] 한국 레게 25주년: Get Up, Stand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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