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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닉 뮤직 장르 (6-b) : 덥 뮤직 [Dub] (하)

작성자울트라-노마드|작성시간16.06.04|조회수1,237 목록 댓글 0


본 정보는 '크메르의 세계'가 기획한 <21세기 대중음악 사전>을 구성하는 항목으로서, <위키피디아 영문판>의 해당 항목을 '크메르의 세계'가 한국어로 번역한 후 동영상 등을 추가하여 편집한 것이다. '상편'을 먼저 읽어보려면 '여기'를 클릭하라.


   

 

[개론] 일렉트로닉 뮤직 장르 (6-b) : 덥 뮤직 (하)


Dub music



(동영상) 이탈리아 출신의 일렉트로닉 뮤직 아티스트 가우디(1963년생).

그는 뮤지션, 작곡자, 프로듀서로서 런던의 스튜디오에서 작업하지만, 

일년 중 많은 시간을 세계 각국의 클럽과 페스티벌을 순회하며 보낸다.




4. 음악적 영향


4.1. 덥 뮤직의 영향


1980년대부터 '덥'(dub: 덥 뮤직)은 다른 장르들의 영향을 받았고, 이후 역으로 그들 장르들에도 영향을 주었다. 그러한 장르들로는 '테크노'(techno), '덥트로니카 / 덥테크노'(Dubtronica / Dub techno), '정글'(jungle), '드럼 앤 베이스'(Drum and bass: 디앤비, DnB, D&B), '덥스텝'(dubstep), '하우스 뮤직'(house music), '펑크 락'(punk rock), '포스트 펑크'(post-punk), '트립 합'(trip hop), '앰비언트 뮤직'(ambient music), '힙합'(hip hop)이 있다. 그것은 이런 장르들에서 활동하던 비전통적 라스타파리 종교 운동(Rastafari movement: 라스타파라이) 신봉 뮤지션들이 '앰비언트 덥'(Ambient dub) 장르는 물론이고 "일렉트로닉 덥"(electronic dub)이라 불리던 '덥트로니카'(dubtronica) 장르의 트랙들까지 발표하는 활동들의 덕분이었다. '컬처 클럽'(Culture Club), 빌 라스웰(Bill Laswell: 1955년생), '블라인드 이디엇 갓'(Blind Idiot God), 자 워블(Jah Wobble: 1958년생), '레프트필드'(Leftfield),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 '알마에그레타'(Almamegretta), '더 클래시'(The Clash), 가우디(Gaudi: 1963년생),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를 비롯한 많은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전문 장르들에서 명백한 '덥'의 영향을 보여주었고, 그들이 창조한 새로운 혁신들이 다시금 '덥' 장르의 주류에 영향을 주었다.


(동영상) 이탈리아 아티스트 가우디(Gaudi)의 2014년 발표 앨범 <가우디 덥>(Gaudi Dub).



영국, 유럽, 일본, 호주, 미국에서 독립(인디) 레코드 프로듀서들이 계속해서 '덥' 음악을 제작했다. 미국의 '포스트 하드코어'(post hardcore) 장르의 그룹 '엣 더 드라이브 인'(At The Drive In) 출신 멤버였던 세드릭 빅슬러 자발라(Cedric Bixler-Zavala: 1974년생)와 오마르 로드리게즈 로페즈(Omar Rodríguez-López: 1975년생)는 새 밴드인 '더 마스 볼타'(The Mars Volta)를 결성하기 전에, 자신의 친구들인 아이재이아 "아이케이" 오웬즈(Isaiah "Ikey" Owens: 1974~2014) 및 제레미 와드(Jeremy Ward: 1976~2003)와 함께 '디 팩토'(De Facto)라는 밴드명으로 일련의 '덥' 앨범들을 발표했다. 폴란드(Poland)에서는 '펑크/사이키델릭'(punk/psychedelic) 및 '뉴웨이브'(new wave) 장르 밴드들인 '브리가다 크리지스'(Brygada Kryzys)와 '리퍼블리카'(Republika)가 '덥' 트랙들을 레코딩했다. '유고슬라비아의 뉴웨이브 씬'에서는 '엘렉트리츠니 오르가잠'(Električni Orgazam)이 1982년 발표 앨범 <리슈체 프레크리바 리사본>(Lišće prekriva Lisabon)에서 '덥 뮤직'의 실험을 했고, '아즈라'(Azra) 역시 1982년 발표 앨범 <필리그란스키 플로츠니시>(Filigranski pločnici)에서 동일한 시도를 했고, '사를로 아크로바타'(Šarlo Akrobata) 등의 밴드들도 유사한 작업을 했다. 세르비아(Serbia)의 '덥' 밴드 '블랙 아크 크루'(Black Ark Crew), 스페인 바스크(Basque)의 '덥' 밴드 '바스크 덥 파운데이션'(Basque Dub Foundation), 호주의 '라이브 덥'(live dub) 밴드 '더 선샤인 브라더즈'(The Sunshine Brothers)도 이 분야에서 활동했다. 1987년, 미국의 ''(rock) 밴드 '사운드가든'(Soundgarden)이 '오하이오 플레이어즈'(Ohio Players)의 노래 <폽>(Fopp)을 비롯하여 전통적인 '락'의 명곡들을 '덥' 버전으로 발표했다. 1990년대 말에 이르면, 이러한 뮤지션들의 음악을 전문적으로 틀어주는 DJ들도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영국 DJ 유니티 덥(Unity Dub)이다.


(동영상) 유고슬라비아 락 밴드 '엘렉트리츠니 오르가잠'(Električni Orgazam)이 1982년 발표 앨범 <리슈체 프레크리바 리사본>(Lišće prekriva Lisabon) 수록곡 <아프리카>(Afrika).




4.2. '펑크'(=펑크 락) 및 '락 뮤직'에 미친 '덥'의 영향


1960년대 말 '덥' 장르가 시작된 이후로, '덥'의 역사는 영국 '펑크 락' 씬의 역사와 긴밀한 관계를 가져왔다. '더 클래시'는 리 "스크래치" 페리(Lee "Scratch" Perry: 1936년생)나 미키 드래드(Mikey Dread: 1954~2008) 등 자메이카(Jamaica: 자마이카) '레개'(reggae, 레게) 및 '덥'의 여러 개척자들과 콜라보 작업을 했다. 페리는 주니어 머빈(Junior Murvin: 1946~2013)과 함께 <폴리스 앤 띠브즈>(Police & Thieves)를 작곡했는데, '더 클래시'가 자신들의 데뷔 앨범(1977년)에서 이 곡을 커버했다. 그리고 미키 드래드는 '더 클래시'의 1980년 앨범 <산디니스타!>(Sandinista!)에 객원 보컬로 참가했다. 역시 영국 밴드인 '러츠 디씨'(Ruts DC)는 '래개'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전설적 펑크 락 밴드 '더 러츠'(The Ruts)의 멤버들이 보컬리스트 말콤 오웬(Malcolm Owen)이 1980년 사망한 후 새롭게 이름을 바꾼 밴드였다. 1982년, 이들은 매드 프로페서(Mad Professor: 1955년생)의 전문성을 지원받아 <리듬 컬리즌 덥 제1집>(Rhythm Collision Dub Volume 1)을 발표했다.


(동영상) '러츠 디씨'(Ruts DC)의 앨범 <리듬 컬리즌 덥 제1집>(Rhythm Collision Dub Volume 1)(1982년).


한편, 미국에서는 많은 펑크 락 밴드들이 워싱턴 D.C.(Washington, D.C.) 출신 밴드 '배드 브레인스'(Bad Brains)를 통해 '덥' 음악에 노출돼 있었다. 흑인 펑크 락 밴드인 '배드 브레인스' 멤버들은 라스타(Rasta: 라스타파리 종교인)였고, 1980년대에 자신들의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앨범들을 발표했다. '블라인드 이디엇 갓'은 보다 빠르고 더욱 강력한 사운드를 가진 자신들의 '노이즈 락'(noise rock) 트랙들 사이에 '덥' 뮤직 트랙도 함께 수록했다. 1990년대의 일부 '펑크 락' 그룹들도 '덥'을 차용했다. '랜시드'(Rancid)와 '엔오에프엑스'(NOFX) 같은 밴드들은 '덥' 스타일로 작곡하기도 했다.


'스카 펑크'(ska punk) 장르로 분류되는 밴드들이 '덥'의 영향을 받은 노래들을 발표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사례 중 최초로 인기를 얻은 밴드 중 하나가 '서브라임'(Sublime)이다. 이들의 앨범들에는 '덥' 스타일의 창작곡 및 리믹스들이 수록돼 있었다. '서브라임'은 보다 최근의 미국 밴드들에게도 영향을 줬는데, 그런 밴드들로는 '알엑스 밴디츠'(Rx Bandits), '롱비치 덥 올스타즈'(Long Beach Dub Allstars) 등이 있다.


'덥'은 '노 다웃'(No Doubt) 등 ''(pop) 장르의 일부 밴드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노 다웃'은 2001년 앨범 <락스테디>(Rock Steady)는 에코(echo)와 리버브(reverb)처럼 '덥' 사운드에서 인기 있는 음향효과들이 종합적으로 사용됐다. '노 다웃' 스스로도 밝힌 바 있듯이, 이들은 자메이카의 음악적 미학과 프러듀스 테크닉에 큰 영향을 받았고, 심지어는 <락스테디> 앨범의 레코딩을 자메이카의 수도 킹스턴(Kingston)에서 하기도 했고, LP의 B면에 연주곡 '버전'을 수록하던 자메이카의 음악적 관행을 의식하면서 <에브리씽 인 타임 비사이즈>(Everything In Time B-Sides)(2003)라는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노 다웃'과 같은 팝/스카 밴드들이 스스로를 '덥' 장르 계보의 후예로 인식하는지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노 다웃'의 뒤를 따라 팝-스카를 접목하고 '덥'의 영향을 받은 밴드로는 '세이브 페리스'(Save Ferris), '빈센트'(Vincent) 등이 있다.


(동영상) '노 다웃'(No Doubt)의 <에브리씽 인 타임 비사이즈>(Everything In Time B-Sides)(2003) 앨범 수록곡 <레프트러버스>(Leftovers).


영국에도 '덥' 뮤직을 작곡한 '펑크'(=펑크 락) 밴드들이 있다. '캡다운'(Capdown)은 자신들의 앨범 <시빌 디스오비디언츠>(Civil Disobedients)(2000년)에 <덥 넘버 원>(Dub #1) 트랙을 수록했고, '소닉 붐 식스'(Sonic Boom Six: SB6)와 '더 킹 블루스'(The King Blues)는 '덥'의 영향을 강력하게 받아서, 자신들 고유의 '펑크 락'적 태도나 분위기를 '덥'과 접목시켰다.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출신의 존 라이든(John Lydon: 1956년생)을 전면에 내세운 '포스트 펑크' 밴드 '퍼블릭 이미지 리미티드'(Public Image Ltd.)는 자신들의 음악 베이스라인에 '덥'과 '레개'의 요소를 많이 사용한다. 특히 초창기에는 자 워블(Jah Wobble: 1958년생)이나 요나스 헬보르그(Jonas Hellborg: 1958년생) 등 다양한 베이시스트들이 밴드를 거쳐가면서 더욱 그러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퍼블릭 이미지 리미티드'의 트랙 <라이즈>(Rise)는 1986년 '영국 싱글 차트'(UK Singles Chart)에서 11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 곡은 그들의 가장 히트곡 중 하나이며, 베이스라인에 덥/레개의 요소를 많이 사용했다.


'라이드'(Ride) 같은 '슈게이징'(shoegazing) 장르의 밴드들도 '덥' 음악적 실험을 탐색했다. '라이드'는 자신들의 곡 <킹 불싯>(King Bullshit) 전체 및 <타임 머신>(Time Machine) 전주 부분에서 '덥' 요소를 사용했다. '슬로우다이브'(Slowdive)도 <수블라키 스페이스 스테이션>(Souvlaki Space Station)과 <무사카 카오스>(Moussaka Chaos)를 작곡하여 '덥'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줬다. '키친스 업 디스팅션'(Kitchens of Distinction: KOD)도 <앤빌 덥>(Anvil Dub)을 발표했다.


영국 락 밴드 '마릴리온'(Marillion)도 사진들의 앨범 <아노라크노포비아>(Anoraknophobia)(2001년)가 '덥'의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했다.(주27)


(동영상) '마릴리온'(Marillion)의 2001년 앨범 <아노라크노포비아>(Anoraknophobia)에 수록된 곡 <이것이 21세기>(This is the 21st Century). 


 주27: "Marillion fans to the rescue". BBC News. 2001-05-11.




4.3. '루츠' 전통 속의 21세기 '덥'


전통적인 '덥' 뮤직은 아직도 살아남아 있고, "스크래치" 페리나 매드 프로페서 같은 원조 '덥' 뮤직 창시자 중 일부는 계속해서 새로운 곡도 작곡한다. 또한 신세대 아티스트들 역시 전통적인 '덥' 사운드를 계속 유지하기도 한다. 물론 약간의 변화를 주기도 하지만, 라이브 환경 속에서 사용되던 오리지널 '덥' 사운드의 특징을 재현하는 데 주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스티리아 비엔나 출신 밴드 '더블스탠다르트'(Dubblestandart)는 리 "스크래치" 페리와 콜라보를 통해 <리턴 프럼 플래닛 덥>(Return from Planet Dub) 앨범을 발표하고 라이브 공연도 함께 했다. 스웨덴의 일렉트로닉 뮤지션 리퀴드 스트레인저(Liquid Stranger: 1978년생), 그리고 '티클라'(Ticklah)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빅터 액슬로드'(Victor Axelrod), 빅터 라이스(Victor Rice), 아티스트 집단 '이지 스타 올스타즈'(Easy Star All-Stars) 같은 뉴욕 시 출신 뮤지션들도 동일한 경향을 갖고 있다.


(동영상) 빅터 라이스(Victor Rice)의 '덥 믹스' 실연 장면.


'덥 트리오'(Dub Trio)는 마이크 패튼(Mike Patton: 1968년)과 함께 레코딩 및 공연을 했었고, 현재는 유태인(Jews) 출신 '레개' 싱어 마티스야후(Matisyahu: 1979년생)의 백킹 밴드를 맡고 있는데, 정통 '덥' 사운드 추종 뮤지션에 속한다. '서브아토믹 사운드 시스템'(Subatomic Sound System)은 리 "스크래치" 페리 및 아리 업(Ari Up: 1962~2010)의 음악들을 리믹스했다. '덥 이즈 어 웨폰'(Dub is a Weapon), 킹 장고(King Django), 닥터 이스라엘(Dr. Israel) 등의 뉴욕 출신 뮤지션들,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헤비웨이트 덥 챔피언'(Heavyweight Dub Champion)도 주요 뮤지션이다. 또한 가우디(Gaudi: 1963년생)나 오트(Ott: 1968년생) 같은 영국 뮤지션들도 있다. 오트는 '트위스티드 레코드사'(Twisted Records)를 통해 영향력 있는 앨범 여러 장을 발매했다. 미국의 '붐 원 레코드사'(Boom One Records) 소속의 '붐 원 사운드 시스템'(Boom One Sound System)과 덥스미스(Dubsmith), LA 출신 밴드 '퓨처 피전'(Future Pigeon), 독일 '자흐타리'(Jahtari) 레이블 소속인 디스럽트(Disrupt)와 루타흐(Rootah) 같은 독일 아티스트들, 네델란드의 '트와일라이트 서커스'(Twilight Circus Dub Sound System), 코스타리카(Costa Rica) 출신의 '문라이트 덥 엑스페리먼트'(Moonlight Dub Xperiment)도 있다. 프로젝트 팀 '버드누백'(BudNubac)은 보다 다양한 '덥' 테크닉들을 보여줬다. '버드누백'은 쿠바(Cuba) '빅밴드'(bigband) 음악을 '덥' 테크닉과 접목시켰다. 모던 프로듀서 리얀 무어(Ryan Moore)는 '트와일라이트 서커스' 프로젝트를 통해 비평가들의 절찬을 받았다.


(동영상) '트와일라이트 서커스'(Twilight Circus)의 2013년 프로젝트.





5. 아프로퓨처리즘


'덥' 뮤직은 '아프로-퓨처리즘'(Afrofuturism)의 문화적 미학과 소통하는 관계에 있다. '덥'은 자메이카에서 출현한 이래로 디아스포라(diaspora: 해외 거류민) 사람들의 산물로 간주돼 왔다. 디아스포라 사람들의 문화는 이탈, 소외, 회고의 경험을 반영한다. 공간을 꽉 채우는 듯한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음향적 환경), 희미해지는 에코, 트랙 내에서의 반복 등을 통해, '덥' 아티스트들은 '아프로-퓨처리즘'의 개념들에 다가갈 수 있었다. 그것은 시간의 비선형성을 표현하며, 과거의 사운드를 미지의 미래 공간 속으로 투사하기 때문이다. 루크 엔리히(Luke Ehrlich)는 1982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러한 특별한 영역을 사용하는 '덥'을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자메이카 음악은 '덥'을 통해 완벽하게 멍해졌다. 만일 '레개'를 '신세계의 아프리카'(Africa in the New World)라고 한다면, '덥'은 달(moon, 月) 표면의 아프리카가 될 것이다. 나는 그런 사이키델릭한 음악을 1960년대부터 듣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들을 수 없었다. 베이스와 드럼은 어둡고 광활한 공간을 연상시키는 외계의 음악적 묘사이다. '덥' 사운드는 빛나는 행성처럼 연장되며, 경사진 음악적 편린들 같기도 하고, 혜성이나 유성처럼 자취가 남아 있는 그 무엇처럼 생각된다. '덥'은 만화경 같은 음악적 몽타쥬로서, 사운드를 취합하여 원래 의도했던 또 다른 편곡의 부분들과 교감시키며, 그것을 날것의 생생한 재료를 사용하여 새롭고도 다른 사운드로 전환시킨다. 그리하여 그 자체의 고유한 리듬과 형식 속에서, 이들 새로운 사운드들을 이례적인 병렬구조 속으로 끊임없이 재조합시킨다."(주28)


 주28: Ehrlich, Luke. "X-Ray Music: The Volatile History of Dub", in Reggae Interventional, ed. Stephen Davis and Peter Simon. New York: R and B Books, 1982, p.104.






6. 자메이카의 '사운드 시스템'


자메이카의 '사운드 시스템'(sound system)을 가장 간단히 설명하자면, 음악용 앰프(amplification)와 확성기로 구성된 기계적 시스템을 다루는 사람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장치에는 턴테이블, 피에이 시스템(PA system), 스티커들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 속에서 레코드판에 맞춰 말을 하는 사람을 '디자이'(deejay)라고 부른다. 자메이카식 '디자이'를 미국식 '디제이'(DJ)와 혼동해선 안 된다. 미국식 DJ는 어떤 이벤트에서 음악을 선곡해서 틀어주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사운드 시스템'의 '덥' 문화에서는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을 '셀렉터'(selector)라고 부른다. 또한 '셀렉터'는 '사운드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특히 자메이카의 무도장인 댄스 홀(dance hall)에선 더욱 더 그러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레개' 음악을 자메이카와 관련된 가장 주요한 요소로 생각하지만, '사운드 시스템'이야말로 지난 50여년간 자메이카의 음악 제작에서 보편적인 장 역할을 담당했다. '사운드 시스템'과 '덥 뮤직' 사이의 관계와 참된 중요성은 '덥' 음악에서 원천적인 소스가 되는 사운드들의 "덥"화(化)된(dubbed out) 버전들에서 발견된다. 덥화된 버전들은 오리지널 트랙에서 보컬 파트가 삭제된 형태로 돼 있다. '덥' 아티스트들은 '레개'의 사운드스케이프와 자메이카의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덥화된 버전들과 원곡의 리믹스들을 창조적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덥' 리믹스들은 이펙트(음향효과), 보컬 샘플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덥'의 진화과정에 본질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특정 레코드의 리믹스들은 "버전"이란 명칭으로 B면(뒷면)에 수록되는 경우가 많았다. '덥' 뮤지션들은 해당 곡이 '덥'적인 느낌을 갖도록 만들기 위해, '버전' 음악에 드라마틱한 휴지(pause, 休止)와 음악적 붕괴(breakdown)를 추가시켰다.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덥' 트랙들을 만들어내던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이 특정 곡의 리믹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버저닝'(versioning: 버전화시키기)이라 불렀다. '사운드 시스템' 세팅 속에서, '버전들'은 디자이들에게 보다 유연한 즉흥 보컬과 표현의 여지를 제공했다. 이러한 리믹스, 혹은 버전은 자메이카의 '사운드 시스템' 및 다년간에 걸친 그 문화의 진화과정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운드 시스템'은 '레개'와 자메이카 문화의 심장에 자리잡고 있다. 1950년대 초, '사운드 시스템'이란 것은 단순히 턴테이블, 앰프, 스피커들의 집합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 이후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사운드 시스템'은 대규모 장비와 크루(crew), 그리고 전세계 투어에 나설 수 있을 만큼의 초대형 장비들을 갖춘 대규모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발전했다.(주29)


자메이카의 '사운드 시스템'은 '덥' 음악의 진화와 더불어 자메이카에서 새로운 문화의 출현과 변화를 가져왔다. 1962년 자메이카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을 때, '사운드 시스템' 문화도 위기에 빠졌고, 자메이카라는 국가 역시 정체성 위기에 직면했다. 자메이카는 독립을 기점으로 자국 고유의 음악적 개별성과 고유성의 결핍을 경험했다. 이러한 위협은 자메이카의 문화에 추가적인 혼란을 더해주었다. 이러한 가운데 자메이카의 '사운드 시스템'과 '덥' 뮤직은 자메이카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독자적인 음악이라고 말할만한 새로운 음악 장르를 제공했던 것이다.(주30)


 주29: "CONSORT Web Catalog - pverify2 (wam)". 0-web.a.ebscohost.com.dewey2.library.denison.edu..

 주30: "The Sound System". Debate.uvm.edu. 1998-02-17.

 



* 관련 링크

 - "[목록] '덥' 아티스트 명단"



 * 참조용 게시물

     - "[개론] '덥시(詩)'(dub poetry) 및 덥시인(dub poet) : 자메이카 '덥 뮤직'과 문학의 결합 장르"



 * 상위화면 바로가기 : 

       - "[개론] 레개 음악의 서브장르 및 파생 장르들"

       - "[목록] 일렉트로닉 뮤직의 장르들"

       - "[목록] 21세기 대중음악 사전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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