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말레이시아 정치

[(번역)][분석] 말레이시아 야권 연합체 '인민동맹' 해체 - 향후의 전망

작성자울트라-노마드|작성시간15.06.21|조회수159 목록 댓글 0

 

 

(출처) 호주국립대학(ANU) 발행 온라인 저널 <뉴 만달라>(New Mandala) 2015-6-18  (번역) 크메르의 세계

 

 

 

[분석] 말레이시아 야권 연합체 '인민동맹' 해체 - 향후의 전망   

Malaysia’s opposition coalition is dead  

 

 

(사진) 말레이시아 야 3당 연합체인 '인민동맹'이 분위기 좋던 시절의 3당 대표들.

 

 

 

기고 : 톰 페핀스키 (Tom Pepinsky)

 

 

말레이시아 야권의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말레이시아 역사상 가장 성공정인 야권 연합체였던 세 야당의 동맹 인민동맹(Pakatan Rakyat, People's Pact: PR)이 결성된 지 7년만에 공식적으로 해체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1957년부터 말레이시아를 통치하고 있는 집권 국민전선(Barisan Nasional, National Front: BN)의 대안으로서 '인민동맹'을 지지해온 많은 말레이시아인들에게 커다란 충격이 되고 있다. (역주: '국민전선'은 최대 정당 통일 말레이 국민기구[United Malays National Organisation: UMNO]를 중심으로 한 집권 정당들의 연합체이다.)

 

민주행동당(Democratic Action Party, 民主行动党: DAP)의 림 구안 엥(Lim Guan Eng, 林冠英) 사무총장은 이틀 전 "인민동맹이 끝났다"고 말하면서 결정타를 날렸다. 이런 발언이 나오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인민동맹' 내 최대 정당인] 범-말레이시아 이슬람당(Pan-Malaysian Islamic Party: PAS)의 전당대회(묵타마르, muktamar)가 DAP와의 협력을 중단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PAS의 이 같은 결정은 ['국립 대만대학'(國立臺灣大學: NTU) '동아시아 민주주의 연구센터'(Center for East Asia Democratic Studies) 선임 연구위원인] 브리젯 웰시(Bridget Welsh)가 "진보파의 숙청"(purge of the progressives)이라고 표현한 현상이 PAS의 이번 전당대회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PAS의 보수파인 "울라마파"(ulama wing)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의 요직을 모두 장악했다.

 

최종적인 세부분석이 중요하긴 하겠지만, PASDAP의 결별은 그 본성 상 구조적인 문제이다. PAS는 이슬람 정당이고, 주류 인종인 말레이족(Malay)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역주: 말레이시아 총인구 2800여만명 중 말레이족은 900여만명이다. 하지만 종교적으로 무슬림[=이슬람교 신자]으로 분류되는 인구는 총인구의 60% 정도이다.) 반면 DAP은 사회 민주주의 정당으로서, 중국계 한족들(화인, 화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역주: 말레이시아 내 화인들의 8개 방언집단을 모두 합치면 약 800만명이다.)

 

필자는 2007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여타 야당들과 함께 하는 것보다는, '인민동맹'과 공조하는 야당들이 많은 방식에서 더욱 공통성이 많다. 

 

2013년 말레이시아 총선의 결과가 나온 후,(역주: 이 선거에서 집권 '국민전선' 연합은 47.38%의 득표율, 야권인 '인민동맹'은 50.87%의 득표율을 획득했지만, 집권세력이 주정부 의회 선거에서 12곳 중 9곳을 승리하여, 실제 의석 수는 89석 대 133석이 되고 말았다. 또한 야권은 만연한 부정선거 의혹도 제기했다.) 필자는 이 선거를 분석하는 글에서 '인민동맹'의 지도자이자 동맹 내 또 다른 정당인 인민정의당(People's Justice Party, 人民公正党: PKR) 당수이기도 한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 [역주] 1947년생, 현재 복역 중)이 "선거에서 패할 경우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한 발언에 관해 논평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다원주의 성향의 PKR과 안와르의 역동적인 리더십이 없다면, 중국계 지지 사회 민주주의 정당과 이슬람 성향 정당이 어떻게 동일한 연합체 속에 잔류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2007년으로 거슬러올라가서, 당시 ['인민동맹'의 전신인] 대안전선(Barisan Alternatif, Alternative Front : BA)의 분열 파동에 관해 글을 쓰면서, 필자는 각기 다른 인종에 기반을 둔 정당들 사이의 공조가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 지에 관해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필자가 틀렸다. 그들 사이의 협력이 ['인민동맹'을 통해] 2008~2015년 사이에 작동했고, 2013년 총선에서는 유권자 다수가 집권 '국민전선' 연합체 대신 '인민동맹' 연합체에 투표했다.

 

이제 우리는 ['인민동맹'을 이탈한] PAS가 보다 공식적으로 집권 통일 말레이 국민기구(UMNO) 및 집권 '국민전선' 연합체와 더욱 협력을 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러한 협력은 다인종 다종교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이슬람교의 의제들과 말레이 민족주의의 의제들을 나란히 정렬시킬 것이고(분명 두 사안은 공통성이 있음), 비-말레이족 및 비-무슬림들의 목소리를 소외시키게 될 것이다. UMNO가 현재 '국민전선' 내에서 전례없는 수준의 지배력을 가졌지만, 더 이상 의회의 압도적 다수 위상을 갖고 있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면, UMNO의 관점에서 보아도 정책적 변화는 유추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 수순은 무엇일까? 현 상황에서 살펴볼만한 중요한 점은 4가지이다.

 

첫째는 파스마(PasMa: Persatuan Ummah Sejahtera Malaysia)이다. PasMa는 대략 '번영하는 말레이시아에 충직한 이들의 연맹'(Union of the Faithful for a Prosperous Malaysia)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이들은 스스로를 PAS가 '국민전선'에 협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감시단체"(watchdog)로 규정하면서, (일정 정도는) PAS에서 숙청당한 진보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PasMa의 대표 파흐롤라지 자와위(Phahrolrazi Zawawi: 1953년생)는 최신 발언을 통해, 새로운 야권 동맹에 참여할 새로운 이슬람 정당의 창당을 촉구했다. PasMa가 과연 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오직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다.

 

둘째는 PKR의 입장이다. 앞서 서술한 DAP의 림 구안 엥 사무총장의 발언과 마찬가지로, PKR 역시 '인민동맹'의 사망 선언을 반복하면서 분명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PKR은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아직은 불분명하다.

 

셋째는 집권 '국민전선'에 참여 중인 정당들이다. 만일 PAS가 집권 UMNO와 더욱 공식적인 협력으로 나아간다면, ['국민전선' 내에서] UMNO와 여타 비-말레이계 정당들은 흥미로운 선택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비-말레이계 정당들은 PAS의 집권 '국민전선' 연합체 참여를 반대할 것임이 거의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러한 일은 그들의 목소리를 더욱 희석시키고, 그들의 핵심적인 이익에도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가까운 장래에 UMNOPAS 사이에 공식적인 동맹관계가 수립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비-말레이계 정당들이 항의의 표시로 '국민전선'에서 탈퇴하더라도 그렇게 할 것이다. 몰론 가설이긴 하지만, 만일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이것은 말레이시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정계개편(=정당 시스템의 변화)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는 주정부 차원의 '인민동맹' 정권이다. 물론 '인민동맹'은 해체됐다. 하지만 '인민동맹'을 토대로 출범한 연합세력들이 [총 13개 주들 중] 셀랑고르(Selangor), 페낭(Penang, 피낭), 껠란딴(Kelantan, 켈란탄) 같은 일부 중요한 주들에서 여전히 지방 정권을 잡고 있다. 그런데 페낭이나 껠란딴 주와의 달리, 셀랑고르 주의 경우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지역에서 PAS가 지방 정권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PKR 및 DAP와의 동맹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셀랑고르는 수도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으로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번영하고 다인종적이며 "도시적인" 주이지, 북부 지역에 위치한 말레이족 본향의 시골 농촌이 아니다. 셀랑고르 주는 또한 [주장관(Menteri Besar, 멘떼리 베사르) 자리를 둘러싸고 야권(특히 PKR) 내부에서 갈등을 빚었던] 악명높은 셀랑고르 정치위기(Kajang Move)가 발생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의 PAS 당원들은 말레이족 주류 지역의 PAS 당원들과는 거의 완벽하게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아마도 이상에서 열거한 내용들이 말레이시아 정당 정치의 향방을 예측하는 데 살펴봐야만 할 지점들일 것이다. '셀랑고르 평의원 클럽'(Selangor Backbenchers Club)의 응아 수이 림(Ng Suee Lim: DAP 소속) 의장은 6월17일의 발언을 통해, 야 3개 정당이 "특정한 공통의 현안들에 동의하고 상호 존중하는 한" 셀랑고르 주 지방정권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러한 일이 가능한지를 계속 주시해야만 할 것이다.

 

 

 * 필자소개 :

 

톰 페핀스키(Tom Pepinsky)는 '코넬대학'(Cornell University), '정부학과'(Department of Government) 부교수이다. 그의 다른 저작물들을 읽어보려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기 바란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