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미얀마 정치 외교

[(번역)][분석]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반군 분열정책 : "꼭두각시 반군"의 탄생

작성자울트라-노마드|작성시간16.02.09|조회수376 목록 댓글 1

(보도) The Bangkok Post 2016-2-7   (번역) 울노 / 크메르의 세계



[분석] 미얀마 군부의 소수민족 반군 분열정책 : "꼭두각시 반군"의 탄생

Myanmar’s military and its proxy armies



기고 : 앤소니 데이비스 Anthony Davis

(IHS 제인스[IHS Jane's] 소속 안보 컨설턴트 겸 애널리스트)  




칼 맑스(Karl Marx)는 19세기 프랑스 정치의 혼란스런 전개 상황을 보면서, "역사는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그리고 두번째는 희극으로"라는 유명한 성찰을 남겼다. 만일 그가 최근의 미얀마 상황을 살펴볼 기회가 있다면, 역사가 때때로 비극과 희극의 상황을 동시에 반복한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놀라게 될지도 모른다.


미얀마 소수민족 갈등의 오랜 비극에서, 가장 최근에 발생한 움직임에는 한 주요한 무장 세력의 개입이 등장한다. 이 조직은 작년 10월에서야 소위 '전국휴전협정'(Nation-wide Cease-fire Agreement: NCA)이라 불리는 체제에 동참했지만, 분명 새로운 전쟁처럼 보이는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 '탑마도'(Tatmadaw), 즉 미얀마 정부군과 싸움을 하지 않는 반군은 현재 '샨주 복원 위원회'(Restoration Council of Shan State: RCSS [일명: '샨주군대 남부군'SSA-S]) 뿐이다. 게다가 RCSS는 정부군 편에 서서 NCA 체제에 참여하지 않은 또 다른 소수민족 분파를 공격하기까지 하고 있다.


작년(2015) 10월 NCA에 서명한 소수민족 반군들은 가장 규모가 작은 분파 8개 뿐으로서, 휴전협정의 성과는 그다지 흥미롭지 못한 것이었다. 여기에 참가한 8개 분파 중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규모의 병력 보유를 주장할 수 있는 집단은 RCSS 뿐이다. RCSS의 지휘관 요 석(Yawd Serk: 1959년생)은 과거 마약왕 쿤사(Khun Sa: 1934~2007) 휘하 무장조직의 중위 출신이다. RCSS는 6천~7천명의 병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주력군은 미얀마 샨 주(Shan State)의 태국의 북쪽 국경선을 따라 주둔하며, 중국 접경지역에도 소규모 분견대를 배치하고 있다.


(지도: 위키피디아 영문판) 미얀마 북동부 지방인 샨 주의 위치. 중국, 라오스, 태국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미얀마-라오스-태국의 국경이 만나는 지역은 '골든 트라이앵글'이라 불린다.


최근 몇년 간, RCSS는 전투를 별로 하지 않았다. 샨 주의 중부 지역에서는 RCSS와 동족인 '샨주 군대'(Shan State Army: SSA [일명: '샨주군대 북부군'SSA-N 혹은 '제3 특수구역'SR-3])가 계속해서 정부군의 공격대상이 돼 왔지만, 샨주의 남부 접경지역을 따라 활동하는 요 석의 RCSS 휘하 병력은 금광과 벌목 등 이권사업들에만 집중해왔다. RCSS는 또한 태국 북부 접경지대에 만연한 마약거래에 연루된 의혹이 있어서, 유엔(UN) 및 서방국가들의 마약단속 기관들로부터 감시를 받아오기도 했다.


NCA 체제는 보다 큰 비지니스 기회를 향한 문을 연 것처럼 보인다. 작년 10월15일 수도 네피도(Nay Pyi Taw)에서 전국휴전협정(NCA) 조인식이 열린 지 얼마 안된 후, RCSS 소속 전사 약 200명이 태국 접경지대에 위치한 사령부를 떠나 북쪽으로 향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중국 접경지역인 남캄(Namkham)에 위치한 한 조그마한 진지의 방어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11월 말, 남캄 및 그 인근에 위치한 만통(Mantong)에서는 이렇게 파견된 RCSS 분견대가 원래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던 반군 단체 '팔라웅 해방전선'(Palaung State Liberation Front: PSLF) 산하 군사조직 '타앙 민족 해방군'(Ta’ang National Liberation Army: TNLA)과 교전을 벌였다. 그런데 팔라웅족(Palaung, 덕앙족[德昂族])의 군대인 TNLA는 같은 미얀마 북부지방의 반군들인 '카친 독립군'(Kachin Independence Army: KIA), 샨주군대(SSA: 북부군), 꼬깡족(Kokang, 果敢族) 반군 '미얀마 민족민주동맹군'(MNDAA)과 느슨한 동맹을 형성하고 있는 조직이란 점에서, 이 교전은 예사롭지 않았다. 이들 동맹세력은 내용 상 매우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던 NCA 참여를 거부한 집단들이다.


TNLA는 교전이 발생하자 성명을 발표하여, RCSS 분견대가 '탑마도'(=정부군)의 '제77 경보병사단' 및 '제88 경보병사단' 예하 부대들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RCSS 사령관 요 석은 이러한 주장이 "완전한 거짓"이라면서 즉각 부인했다. 하지만 RCSS에 관한 보도들은 한가지 설명은 제공해주었다. 즉, 200명 이상의 RCSS 전사들이 어떻게 하여 샨주를 가로질러 태국 접경에서 중국 접경까지 아무런 군사적 제지도 없이 이동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정부군은 이들의 행군로 상의 모든 읍군 단위 행정구역들에 주둔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말부터 시작된 각종 주장들과 그에 대한 반론들의 공방전은 금년 1월에 들어오면서 그 진위가 많은 부분 확인됐다. 금년 1월 중순, 태국 북부지방인 치앙마이(Chiang Mai)에서 나온 보도들에 따르면, 약 300명으로 보다 큰 규모의 RCSS 2번째 분견대가 다시금 북쪽으로 떠났는데, 이번에는 정부군 트럭들을 타고 출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RCSSTNLA 사이의 추가적인 전투들이 더욱 서쪽으로 확산돼 맨덜레이(Mandalay, 만달레이)~라시오(Lashio) 연결 고속도로 상에 위치한 남산(Namhsan), 시뽀(Hsipaw 혹은 Thibaw), 짜욱메(Kyaukme) 등지로도 번져나갔다.




(자료사진: Shan Herald) RCSS 병력(좌측)과 TNLA 병력(우측).


요 석이 사태 초기에 부인했던 발언 외에는, RCSS나 정부군 양측 모두에서 이 사태에 관한 어떠한 공식적인 성명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증거들은 RCSSNCA 체제에 참여한 이유가 평화보다는 미얀마 정부군과의 동맹을 통해 상호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란 데 더욱 무게를 부여하게 만든다.


이러한 동맹은 양측(정부군과 RCSS) 모두에 의미를 지닌다. 2015년 초 꼬깡 지역의 교전사태(정부군과 꼬깡족 반군 사이의 충돌)가 발발한 후부터 미얀마 정부군은 북부 지역 전역에 걸쳐 심각할 정도로 전선을 확장해야만 했다. 따라서 정부군은 샨주 내의 여러 소수민족 공동체들 사이에 불화가 발생하도록 조장하면서, RCSS로 하여금 북쪽으로 이동하도록 독려해 고분고분하지 않은 TNLA가 상당한 규모의 병력과 대치하도록 만들었다.


이것은 미얀마 정부군이 [반군에 대해] 대항 반군을 이용하는 아웃소싱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정부군이 RCSS 외에 2번째로 동일한 갈래를 만든 것이 샨족(Shan)의 한 지파인 '붉은 샨족'(샨니족)으로 구성된 '샨니[레드 샨] 민족군대'(Shan-Ni [Red Shan] Nationalities Army: SNA)이다. '붉은 샨족'은 카친 주(Kachin State) 남부에 거주하는 샨족의 분파로서, SNA는 분명하게도 정부군이 조직해서 무장시킨 군사조직이다. 여기서도 목표는 분명하다. 즉, 이 지역 내 소수민족들 사이의 인종갈등을 부채질하는 것인데, 이 경우엔 이 지역의 주류 세력인 '카친 독립군'(KIA)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미얀마 정부군이 소수민족들 사이에서 꼭두각시 세력을 활용하는 일은 그 자체로 역사의 반복이다. 정부군은 1990년대에도 동일한 방식의 '분할과 통치'(divide-and-rule) 전략을 구사했다. 당시에는 '통일 와족 군대'(United Wa State Army: UWSA, 佤联军)를 남쪽인 태국 국경으로 보내 샨족들과 싸우도록 했다. 그리고 [기독교도가 주류인] '카렌 민족 연합'(Karen National Union: KNU)에서 탈퇴한 '민주 카렌 불교군'(Democratic Karen Buddhist Army: DKBA)을 무장시켜 KNU에 맞서도록 만들기도 했다.


한편, RCSS는 자신들의 세력권을 태국 접경지대에서 샨주 북부로 확장함으로써 실질적인 이득들을 얻게 된다. 그러한 이익들 중 일부는 정치적인 것이다. 요 석의 파벌은 샨족 공동체 내부에서 '샨주군대'(SSA: 북부군)가 갖고 있던 위상을 계승하고 싶어 한다. SSA는 2010년 이후 샨주의 북서부 지역에선 거의 붕괴하면서 샨주 중부지대 살윈 강(Salween River) 인근의 사령부 및 주둔지들도 정부군의 지속적인 압박 하에 놓여 있다.


냉소적인 이들은 미얀마 북부지역에서 막대한 양의 헤로인(heroin)과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 필로폰 원료)이 생산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RCSS에게 상업적 기회도 존재할 것으로 의심한다. 지난 2년 동안, 대부분의 마약 생산은 이 지역 내 '친정부 무장단체들'(PMFs)의 몫이었지만, TNLA의 공격이 증가하면서 세력이 약화됐었다. 따라서 RCSS의 개입은 이들에게 또 다른 그늘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미얀마에서는 비극이 재연되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매력적인 희극적 요소가 등장했다. RCSS의 병력이 새로운 전쟁을 개시하기 위해 정부군의 트럭을 타고 북쪽으로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요 석은 자신의 RCSS 수행단을 이끌고 스위스를 방문해, 평화와 대화의 챔피언 자격으로 스위스 정부의 환대를 받았다. 이것은 그가 NCA 체제에 참여한 데 대한 보상의 성격이 분명하지만, 조용한 스위스 방문은 복잡한 소수민족 정치에서 한발 물러나 휴전 메카니즘과 연방정부(=중앙 정부) 민주주의 체제의 복잡성을 연구할 기회를 제공했다.




(사진: KNU 본부) 2016년 1월 12일 스위스에서 개최된 '통일 평화 회의'(Union Peace Conference)에 참석한 미얀마 대표단. 좌로부터 '친 민족전선'(Chin National Front: CNF) 지도자 살라이 리안 뭉 사콩(Salai Lian Hmung Sakhong) 박사, '샨주 복원 위원회'(RCSS)의 요 석 대표, '카렌민족연합'(KNU) 대표 무투 사이 퍼(Mutu Say Poe) 장군,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총재 아웅산 수찌(Aung San Suu Kyi) 여사.


물론 서방국 정부들이 미얀마 정부로 하여금 비지니스 기회에 대한 최종적이고도 공개적인 개방을 선언토록 열중하면서 "평화 프로세스"(peace process)에 투입한 막대한 양의 달러에 비하면, 이번 여행에 소모된 비용 정도는 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지만, 이러한 고가의 공상적 외유가 스위스의 납세자들에게 얼마마한 대가를 요구할 지는 역사와는 무관하다.


요 석이 스위스 모델의 '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를 시찰함으로써 얼마마한 이익이 있게 될 지는 불확실하다. 분명한 점은 그가 이제 홈구장으로 돌아왔다는 것이고, 휴전협상의 상징 인물로 떠오른 그가 전쟁의 확산과 그로부터 얻게 될 비지니스 기회들에 시선을 돌릴 것이란 점이다.




* 참조용 게시물 :

    - "[기고] 미얀마 정부와 소수민족 반군들의 '전국휴전협정' 타결의 조건"(Saw Kapi / The Irrawaddy 2015-7-1)

    - "[르뽀] 개방된 미얀마 : 증가하는 마약 거래 - 정부군과 반군의 동업(?)"(Phil Thornton / Bangkok Post 2012-2-12)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울트라-노마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2.09 미얀마의 소수민족 반군들에 관한 내용은 정말 복잡한 것이지만,
    이제 북서쪽의 정세에 관해선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지는군요..

    좋은 글입니다..
    링크들까지 꼼꼼히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