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날마다 한 생각

Too much love will kill you - Queen

작성자김영철|작성시간26.06.07|조회수68 목록 댓글 0

전설적인 밴드 퀸(Queen)의 많은 명곡들 사이에서 "Too much love will kill you" 는 대중적으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 대표작은 아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랑이 너를 죽일것이다" 이라는 이 강렬하고도 역설적인 제목은 언제나 묘하게 사람의 시선을 붙잡는 힘이 있다.

라디오에서 우연히 이 노래를 마주할 때면 나도 모르게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에 숨을 죽이고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

노랫말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지나친 사랑이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한 괴로움을 안겨 주는지 생생하게 와 닿는다.

언뜻 들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별 이야기 같지만, 곱씹을수록 사랑의 본질과 인간의 모순에 대해 묵직하고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곡이다.

 

사람들은 흔히 돈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화를 부르고 불행해 질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감당하기 힘든 짐이 되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치있다고 믿는 "사랑" 역시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마음이 너무 커서, 혹은 사랑하는 대상이 너무 많아서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가는 상황을 솔직하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 한다.

 

사실 동양과 서양의 옛 성인들도 이런 상황을 진작부터 경고했다.

유교에서는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과유불급"을 말했고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도 "중용"을 최고의 미덕으로 꼽았다.

아무리 좋은 사랑이라도 균형과 방향을 잃고 넘쳐 흐르면 결국 독이 된다는 뜻이다.

 

노래 속 주인공은 원래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햇살 같은 기쁨을 주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만나는 사람들을 오히려 힘들게 만들고 스스로 초라한 그림자처럼 변해 버렸다고 털어 놓는다.

이렇게 된 이유는 주인공의 마음속에 너무 많은 사랑이 들어차서 누구 하나를 쉽게 선택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선택하자니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어야 하고 모두를 품고 가자니 상황이 꼬여버리는 지옥 같은 가위눌림 속에 갇힌 것이다.

 

이 가사는 실제로 노래를 만들고 부른 이들의 자전적인 고통과 완벽히 겹친다.

가사를 쓴 퀸의 기티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당시 첫 아내와의 결혼생활속에서 새로운 연인과 사랑에 빠져 극심한 죄책감과 딜레마를 겪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지만 결국 모두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노래 속 고백은, 당시 자살충동까지 느꼈던 브라이언 메이 자신의 실제 고백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결국 거짓말을 하게 된다.

불교에서 밀하는 집착과 탐욕이 바로 이런 상태를 의미한다.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는 착한 마음에서 시작된 행동 같지만 실은 그 모든 인연을 다 쥐고 있으려는 욕심이고 집착일 뿐이다.

환하게 켜진 불빛 속을 걷는 것처럼 자신의 잘못과 모순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데도 이 비극의 주인공은 당장 눈앞의 파국을 막기 위해 임시방편의 거짓말을 늘어 놓는다.

한때 순수했던 진실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커다란 거짓말로 변해갈 때 내면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린다.

 

결국 이 노래가 경고하는 "너무 많은 사랑"은 단호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우유부단함과 연결된다.

마음이 약해서, 혹은 욕심이 많아서 양손에 든 떡을 모두 놓지 못할 때 파멸이 찾아 오는 법이다.

다가 오는 위기의 신호들을 모른 척하며 결단을 미루다 보면 결국 사랑은 사람을 진흙탕으로 끌고 들어가 무릎을 꿇리고 모든 기쁨과 에너지를 빼앗아 가 버린다.

 

이 절망적인 경고는 노래를 부른 프레디 머큐리의 삶에서 가장 처절하게 증명된다.

평생의 소울 메이트, 메리오스틴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방황했고, 수 많은 복잡한 관계 속에서 감정의 과잉을 겪었던 프레디였다.  무엇보다 이 곡을 녹음할 당시 그는 이미 에이즈 판정을 받고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과거의 내 모습의 그림자만 남았다"거나 "천천히 무릎을 꿇리고 모든 힘을 앗아 갈 것"이라는 노랫말은 시들어 가는 자신의 육체와 비극적인 운명을 바라보던 프레디의 처절한 심경 그 자체였다.

 

가장 슬픈 부분은 이 모든 비극이 결국 자기 마음이 만들어 낸 결과라는것이다.

외부의 악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넘쳐나는 감정과 집착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해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뜻이다.

사랑은 분명 좋은 것이지만, 그것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범람할 때 인간을 얼마나 나약하고 무력하게 만드는지 이 노래는 그들의 실제 삶을 투영하여 더욱 현실적이고 담담하게 들려준다.

 

그렇다면 질문을 던지게 된다.

넘치는 사랑이 결국 스스로를 죽일 만큼 위험하다는것을 뻔히 알면서도, 왜 인간은 "Too much love"를 누리고 싶다는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는 걸까?

철학적으로 보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유한성을 극복하고 영원을 갈망하는 존재다.

프랑스 철학자 조르쥬 바타유가 말했듯, 인간은 금기를 위반하고 감정의 극치에 다다를 때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강렬하게 인식한다.

더욱이 사랑의 과잉을 갈망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순수하고도 거역할 수 없는 생동하는 본능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적당히 계산하고 통제된 사랑만을 나누며 안전하게 살아가는 삶은 이성적일지언정 메마르고 건조하다.

인간은 고통을 두려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온몸의 피가 뜨겁게 도는 역동적인 삶을 갈구하기에 끊임없이 이 무모한 사랑의 궤도 위로 몸을 던진다.

 

그러나 이 노래의 마지막 한줄이 남긴 무거운 울림은 우리가 지닌 이 뜨거운 본능을 향해 던지는 일종의 "신의 경고"처럼 다가온다.

아무리 인간의 본능이 사랑을 갈구할지라도, 통제력을 잃고 한계를 넘어선 감정은 결국 파멸이라는 신성한 법칙을 거스를 수 없다는 서늘한 통찰이다.

그리스 비극에서 신의 영역을 침범한 인간이 오만의 댓가로 잔인한 심판을 받았듯이, 무한한 사랑을 품으려 했던 인간의 우유부단함과 탐욕은 결국 스스로를 파괴하는 신의 준엄한 형벌과도 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기에 이 노래는 삶의 정점에서 눈이 멀어져 버린 인간이 가슴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자 엄숙한 계율이다.

본능에 이끌려 불꽃을 향해 날아가더라도, 우리는 자신의 유한함을 인지하고 감정의 무게를 다스려야 한다는 준엄한 가르침인 셈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마지막 숨을 쥐어 짜며 세상에 남긴 이 절규, 이 엄연한 신의 경고,

 

Too much love will kill you, in the end!!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