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마음의 눈이 멀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지금은 저들이 취해 있지만 깨고 나면 의식을 바꿀 것이다'--도마복음 28절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 아는 것이다.
삶이 힘들 때는 자주 두 손을 펴고 빈손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특별한 수행을 하지는 않지만 이것이 나의 간단한 수행법이다.
무거운 짐을 지고는 힘들지 않을 사람이 없다.
자기 짐은 말할 것도 없고 남을 위해 지는 짐도 질 수 있을만큼만 져야 한다.
천상병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소풍 나온듯 살려면
배낭 하나면 충분하다.
죽어서 할 수 없이 빈손으로 가기 전에
가지고 있는 것을 덜어낼 줄 알아야 진정한 인생의 묘미를 알 수 있다.
뭔가 가지고 있어도 가지고 있다는 의식이 없어야 한다.
더 근원적으로 말하면 자기가 없고 질 짐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자기 짐은 없어도 남을 위해 일부러 짐을 져주는 보살들이 있다.
나는 보살이 해탈한 자유인 보다 더 진정한 도인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보살조차도 남을 위해 지는 짐이 무겁다 생각하면 진정한 보살이 아니다.
깊고 넚은 바다에 떠 있는 배는 아무리 크고 무겁다 해도
그 짐에 눌려 가라 앉지 않는다.
가진 것 자랑하고 가진 것 지키고 더 가지려고 기를 쓰고 사는 인생은 불쌍하다.
금덩어리를 쓰지도 못하고 무겁게 지고 다니는 사람을 어찌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가?
없으면 없어서 좋고 있어도 없는듯이 자유롭게 살 수 있다면
걸릴 것이 없다.
노자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죽기도 힘들다 했다.
없는 사람이 내려 놓기는 쉽다.
아마 그래서 예수는 가난한 사람이 복이 있다고 말했는지 모른다.
있는 사람이 그 있는 것을 내려놓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
그 있는 것을 어떻게 모은 것인데 그걸 쉽게 내려 놓을 수 있는가?
그러나 인생이 일장춘몽임을 알고 나면 그게 다 한줌의 티끌만도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빈손!
그것은 펼치진 푸른 하늘처럼 자유롭다.
한 마리 새처럼 종적도 없이 그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축복받은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