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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송컬럼!

기가 팔팔해야 섣공한다. (삼성전기 사보 8월호)

작성자박성수|작성시간08.08.27|조회수122 목록 댓글 2
기가 팔팔해야 성공한다
박성수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산학협동연구원장)

조선후기 실학자 가운데 혜강 최한기라는 분이 있다. 다산 정약용 그늘에 가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 최초로 알파벳을 소개하였고, 육당 최남선 선생의 말을 빌리면 가장 저술을 많이 한 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더 놀라울 만한 일은 이 분이 최초로 기학(氣學)이라는 학문을 정립하여 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데 기여하였다는 점이다. 이처럼 기는 일찍이 우리 선조들에 의해서 체계적으로 연구되었고, 우리 일상생활에서는 빠질 수 없는 더 없이 소중한 활력소가 되고 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가정이든, 직장이든 기가 없는 곳은 김빠진 맥주처럼 맛이 없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지 포츈(Fortune)이 조사 한 바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장 수 하는 기업의 공통 특성으로 제일 먼저 재미(fun)를 꼽는다. 일터에 나가 흥미를 느껴야 일할 맛이 나서 설레임 가운데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래서 요즘의 경영자들은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 찾은 유머들을 가지고 부하들을 웃게 만든다. 어떤 CEO는 매일 10개의 유머를 호주머니에 준비해 가지고 가서 침울한 직원들을 골라 직접 선사하고 다닌다니 이런 직장은 하루가 유쾌하고 상쾌해져서 얼마나 활기차겠는가.
정말 요사이 유행하는 유쾌, 상쾌, 통쾌라는 노래라도 저절로 부르고 싶을 것이다.

필자는 제자들이 많은 덕분에 주례를 자주 서는 기쁨을 누리며 살고 있다. 제자들이 성공적으로 가정을 꾸려 가기 위해 항상 그들 부부들에게 당부하는 첫마디는 서로 간에 기를 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가장 기본공동체인 가정에서 기야말로 무엇보다도 우리 삶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가 꺾이면 무슨 의욕이 생기겠는가. 부부간에 서로를 존중해 주고 입장 바꿔 가며 배려를 아끼지 않을 때 어서 집에 들어가고 싶을 것이다. 가족간에 늘 고민도 함께 하고 정보도 나눠 가지면서 같이 문제를 풀어 나갈 때 생기 돋아나는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직장에서 기를 살리는 비결 또한 가정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다만 역할과 직무가 다르고 상하 간에 위계가 있을 따름이다. 최근에 우리 일터의 활성화를 위해 임파워먼트(empowerment)라는 용어가 자주 쓰이고 있다. 우리말로는 권한위임으로 통용되고 있는데, 사실은 ‘기 살리기’ 라는 말이 더욱 적합할 것이다. 왜냐 하면 임파워먼트는 윗사람의 권한을 아랫사람에게 나눠 주어 기를 살려 내기 때문이다. 미국의 리바이스(Levis) 청바지 회사에서는 트럭을 사들일 때 그 구매권한을 트럭운전사들에게 부여하여 그들의 기를 살려 준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빌딩의 청소하는 아줌마들에게도 빗자루, 걸레를 골라서 살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한다. 그저 구매과에서 일방적으로 사 준 청소도구 가지고는 근로의욕이 왕성해질 수 없다. 필자가 더러 다니는 음식점의 예를 하나 더 들어 보자. 그 식당의 직원들은 다른 식당에 비해 기가 훨씬 더 펄펄하다. 왜 그런가 하고 알아 보았더니 주인의 종업원들에 대한 믿음이 유난히 두터웠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음식을 고객들에게 서빙하는 과정에서 기분이 좋으면 그 자리에서 ‘자기가 쏜다’ 고 말한다. 그리고 맥주 한 병, 소주 한 병 정도는 당당하게 들고 온다. 그러면 손님들은 미안해서 한 병, 기분 좋아서 한 병씩을 더 마시게 된다. 나중에 들어보니 하루에 맥주 5병, 소주 5병 정도는 그 여직원이 알아서 봉사할 수 있도록 주인이 재량권을 주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권한을 위양하고 싶어도 믿고 맡길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미덥지 못하니 권한을 공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다시 말하면 상하 간에 동료간에 무엇보다도 신뢰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맡긴 이상 믿어 주고 기다려 주는 인내가 필요하다. 일본사람들은 두견새가 울지 않는다고 단칼에 없애는 오다 노부나가 보다도,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울게 만드는 도요도미 히데요시 보다도, 두견새가 울 때 까지 한없이 기다려 주는 도꾸가와 이에야스를 더 좋아 한다. 그래서 신뢰나 믿음은 인내나 기다림으로 풀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 모두 기가 펄펄해지기 위해서는 서로가 믿어 주고 재량껏 알아서 하도록 기다려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들 하나 같이 SQ(사회지능)을 높여 갈 필요가 있다. 십년 전에 그 유명한 EQ를 키우자고 강조했던 대니얼 골먼은 이제는 SQ를 강조하고 있지 않는가.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잘 읽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능력, 사회지능이 리더들에게는 필요하다. 팀원들이 열정을 갖고 몰입하는 비결은 바로 팀장들의 SQ 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이 부하들을 힘들게 하고 어디가 아프고 가려운지를 먼저 헤아리는 상사가 될 때 구성원들의 욕구좌절에 따른 부작용들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미국 듀크대학 농구팀 감독으로서 7할의 승률로 6년 연속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되었던 마이크 크루제프스키는 이렇게 말한다. “ 마음을 지닌 사람은 팀에 영감을 불어 넣어 줍니다. 그래서 나는 항상 팀에서 그처럼 마음을 지닌 사람을 찾고자 애씁니다. 리더는 팀에 흐르고 있는 마음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섬기는 리더들이 우리 주위에 자꾸 늘어 날 때, 사람 먼저 찾는 인간존중경영의 현장이 많아질 것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한 때 영상원 교수를 지냈던 정진홍 씨는 그의 저서에서 리더들에게 감성바이러스를 퍼뜨리라고 주문한다. 디지로그 시대의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감성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정말로 그렇다.
기가 살아 숨쉬는 활기찬 조직을 위해 우리 모두 감수성을 키워 가는 진정한 리더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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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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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임금옥 | 작성시간 08.09.27 교수님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사회에 첫 발을 디딛 분들이나 사회생활을 하고 계신분도 사회지능을 높여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박성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9.28 고맙습니다. 여전히 열심히 살고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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