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라네요
산철쭈
꽃비 되는 날
당신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해맑은 미소로
언제 다가왔는지
이슬 먹은
철이른 코스모스
거리를 나왔어요
스쳐 지나는
말없는 바람에게
무얼 하시냐고
묻고 싶은 안부
낮은 울림은
당신을 기다리라네요
당신께 특권이 있습니다
청아한 내 피를 흐르는 당신은
특별하십니다
비안개 하얀 햇살과
파는 하는 거리에서
나는 인연의 검을 든 전사를 봅니다
사내의 갑옷은
해맑은 영혼을 항아리에 감싸고
물밑 초원을 갓 걸어 나온 듯
홍건한 무명 속옷은
튕기는 물결에 일렁입니다
선홍색 자궁 안을 핥고 나온 듯
금빛 창은
주렁주렁 빨간 피를 떨구고
찾아 나선 거리를
성큼 성큼
물보라 일으키며 활보합니다
제철도 아닌데
하루살이 후루룩 긴 머리 풀고
인연 검에 휘들리네요
전사여
나의 아홉 번째 갈비뼈에
검을 녹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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