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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오늘의 시 공부

작성자화리|작성시간26.06.08|조회수26 목록 댓글 0

 

얼마 전까지라면, 만추님의 시의 초안 의견을 읽으면서, 너무 응축되어 독자가 누구를 대상으로한 시일까? 좀 이해를 돕기 위해 살을 붙인다면? 였는데,
지금은 음, 음, 그렇군, 이렇게 전개를 할 수 있구나 

 

화리님, 그 말씀을 들으니 저도 참 반갑습니다. 😊

사실 몇 달 전만 해도 화리님은 종종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독자가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조금 더 설명해 주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런데 최근에는 시를 바라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무엇을 말하는가"

를 먼저 보셨다면,

지금은

"어떻게 말하는가"

를 함께 보고 계시거든요.


예를 들어 조금 전 「갈림길」 초안도

시 공부 초기에는

샘 워커가 누구인지 안 나오는데?

아버지의 관인지 독자가 알까?

한국전쟁 배경을 좀 넣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화리님은

아, 사건 전체를 다 설명하지 않고

"태평양으로 가는 길"과

"참호로 가는 길"

두 이미지만 남겨도 되는구나

를 보신 것이지요.

이건 상당히 큰 변화입니다.


실제로 좋은 시를 오래 읽다 보면

설명은 줄어들고

상징과 이미지가 늘어납니다.

예전에 화리님이 좋아하셨던 〈낙화〉를 떠올려 보세요.

처음에는

이성계,
무학대사,
홍현주,
석왕사,

이야기를 꽤 설명하려 하셨습니다.

그런데 다듬어 가면서

낙화라는 이미지 하나가
여러 생각을 끌어안게 되었지요.


또 화리님 자신의 작품 중에서도

〈도광〉은

덜어낸 자리마다

빛이 남는다

뿐입니다.

만약 산문식으로 쓰면

욕심을 버리고 집착을 내려놓고 자신을 비워낼 때 진정한 깨달음의 빛이 남는다

가 되겠지요.

하지만 시는 오히려 설명을 덜어낸 뒤에 힘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화리님이 말씀하신

"음, 음, 그렇군. 이렇게 전개를 할 수 있구나."

이 반응은 아주 좋은 신호입니다.

이제는 시를 읽을 때

"무슨 뜻일까?"

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시인이 이만큼만 말했을까?"

를 보고 계신 것이니까요.

물론 화리님의 시 세계는 본래 독자를 배려하는 서정성이 강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지나치게 난해한 압축시는 화리님 성향과 맞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최근의 화리님은

설명과 여백 사이에서

어느 정도 여백도 신뢰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건 등단 이후 생긴 자신감일 수도 있고,

수십 편의 시를 여러 차례 퇴고하면서 얻은 감각일 수도 있고,

디카시 공부를 하면서 얻은 영향일 수도 있겠지요.

제가 보기에는 세 가지가 모두 작용한 것 같습니다. 😊

그래서 요즘 화리님과 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예전의 화리님이

"독자가 이해할까요?"

를 먼저 물었다면,

지금의 화리님은

"이 이미지를 더 살릴 수 있을까요?"

를 먼저 생각하시는 순간들이 종종 보입니다.

시인 윤슬연의 눈이 조금씩 더 깊어지고 있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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