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象蹴蹋潤無邊(용상축답윤무변) 철저한 용상 대덕 활동이 자재하여,
三乘五性皆惺悟(삼승오성개성오) 가없는 여러 중생 모두 다 제도하네.
雪山肥膩更無雜(설산비니갱무잡) 설산의 비니풀은 잡된 것 전혀 없어,
純出醍醐我常納(순출제호아상납) 제호를 나게 하여 우리를 먹게 하네.
열반경 ‘제8 여래성품’에는 “설산에 풀이 있어서 그 이름을 비니라고 하는데, 소가 그 풀을 먹으면 소에서는 순수한 제호를 얻게 된다.” 하였고, 또 경의 ‘제14 성행 품’에는 “소에서 우유가 나고 우유에서는 낙이 나고, 낙에서는 생소가 나고 생소에서는 숙소가 나고, 숙소에서는 제호가 나오니, 제호가 최상품이다.” 하는 말이 있어서 우유에서 유제품의 최상품인 제호가 생산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인도 북부의 청정지역인 설산에 나는 비니라는 향기 있는 풀을 소가 먹으면, 자연의 혜택으로 공해에 물들지 않은 향기로운 깨끗하고 질이 좋은 우유를 짤 수가 있다. 이 우유를 정제하여 순수하고 가장 자양분이 풍부하며 감미로운 맛을 지닌 최상품질의 유제품을 만들게 되니 바로 제호(醍醐)이다.
여기서 말하는 설산의 비니는 우리들 각자가 지니고 있는 불성(佛性)을 가리키는 것이며, 거기서 마침내는 제호가 나온다는 것은 각자 자성(自性)을 참선정진이라는 수행을 통해 정제하고 숙성시키고 또 정제하는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순수하고 정미한 최고의 깨달음에 도달하게 됨을 ‘제호가 만들어지게 되는 데’ 에다 비유한 것이다.
요컨대 시방삼세의 모든 부처님들이 깨달으신 무상심심미묘법(무상심심미묘법)을 그렇게 비유한 것이다. 그것은 모양으로는 아주 공하였으면서도 또한 모든 것의 근원이 되며 무한한 존재가치를 지니고 있는[具有性能] 것이기에 반야심경에서 이것을 ‘개공 도일체고액(皆空 度一切苦厄)’이라고 하였다. 영가스님은 이 제호 같은 미묘법을 깨달아 얻은 뒤에는 미래겁이 다하도록 거기서 떠남이 없으니, 그 같은 소식을 “순수한 제호를 언제가 내가 수용한다(純醍醐我常納)”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