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게시판

[스크랩] 산산조각

작성자멜론(정혜정)|작성시간15.05.05|조회수54 목록 댓글 0

 

산산조각 

 

                                      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정호승 시인은 실제로 룸비니에서
  흙부처를 사 오셔서 책상에 두셨는데
  늘 볼 때마다 떨어질까 고심하던 모습이
  꼭 내 인생이 부서지면 어쩌나 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신 것이 시상의 시작이라고 하신다 

  산산조각이 나면 다 끝날 것 같은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들이 나에게도 많이 있었다
  실패에서 얻는 경험들이
  우리 인생을 깊고 값지게 하는 것을 . .

 

정호승 시인이 개인적으로 제일 아끼시는 시라고 합니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고,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첨부파일 Ne_Me_Quitte_Pas.WMA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무량감로회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