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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스투파(Stupa)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작성자멜론(정혜정)|작성시간24.01.18|조회수65 목록 댓글 0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원전 2세기∼기원후 4세기 남인도의 스투파를 장식했던 불교 미술품 97점을 선보이는 특별전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끓어오르듯 뜨겁고 활기찬 나라, 인도 남쪽에서 온 생명력 넘치는 신들의 미술과 석가모니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시는 석가모니가 세상을 떠난 뒤 그의 가르침이 석가모니가 머물렀던 북인도를 넘어 남인도에 전파되는 과정을 다뤘다. 석조 ‘사리함을 옮기는 코끼리’(기원전 2세기 후반)는 인도 최초의 통일 왕조인 마우리아 왕조의 아소카왕이 기원전 3세기 중엽 갠지스강 유역의 스투파 8곳에 봉안됐던 석가모니의 사리를 꺼내 인도 전역에 전파하고 8만4000개의 스투파를 세운 과정을 보여준다.

 

석가모니 없이 그의 존재를 은유적으로 드러낸 불교 미술품들도 눈길을 끈다.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는 순간을 묘사한 석조 ‘빈자리를 향한 경배’(기원전 2세기 후반)가 대표적이다. 두 사람이 무릎을 꿇고 보리수 아래 텅 빈 대좌에 입을 맞추는 장면이 조각돼 있다.

 

기원전 5세기,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 아래에서 태어난 석가모니의 가르침에서 시작된 불교는, 수백 년에 걸쳐 데칸 고원을 넘어 남인도로 전해졌다. 석가모니의 고향과는 기후도, 풍습도 다른 그곳에서 불교는 생명력 넘치는 신들과 마주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리고 남인도의 윤택한 환경 속에서 싱그럽고 풍만한 미술을 꽃피웠다. 기원전 2세기, 아직 석가모니를 인간의 모습으로 그리지 않고 나무(보리수)나 발자국만으로 그의 존재를 대신하던 시대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불상이 만들어지던 기원후 4세기까지, 낯설지만 신비로운 이야기로 가득 찬 남인도 불교미술품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온다.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함께 준비한 이번 전시에는 뉴델리국립박물관 등 인도 12개 박물관의 소장품 61점을 비롯하여, 영국박물관,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 독일 아시아예술박물관, 그리고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4개국 18개 기관의 소장품 총 97점이 출품된다. 21세기 들어 새로이 조사된 파니기리(Phanigiri, Telangana) 유적의 출토품을 포함,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남인도 불교미술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 전시명칭 :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 전시기간 : 2023. 12. 22.(금)~2024. 4. 14.(일) / 113일간

○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 출품유물 : 아마라바티, 나가르주나콘다, 파니기리 등 기원전 2세기~기원후 4세기 남인도 지역 불교미술품 97점

○ 공동개최 :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 전시명칭 : Tree and Serpent, Early Buddhist Art in India

전시기간 : 2023. 7. 17.(월)~11. 13.(월)

○ 입장료 : 유료

◆ 전시 구성 : ‘신비의 숲’과 ‘이야기의 숲’

 

‘스투파의 숲’은 끓어오르듯 뜨겁고 활기찬 나라, 남인도에서 온 생명력 넘치는 신들과 석가모니의 이야기이다. 남인도에 불교가 전해진 것은 기원전 3세기 중엽, 마우리아 왕조의 아소카왕이 인도 전역에 석가모니의 사리를 보내 스투파를 세우고 안치하게 했을 때였다.

 

‘스투파stūpa’는 불교에서 부처나 훌륭한 스님의 사리를 안치하는 ‘탑塔’을 뜻하는 인도의 옛말로,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의 절반 이상이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 무렵 남인도에 세워진 스투파를 장식하던 조각이다. 전시실에는 이러한 스투파 조각들이 숲을 이루듯 서 있다. 관람객들은 마치 2천 년 전 스투파의 숲을 여행하듯 전시실 안을 거닐며 남인도 미술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두 가지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신비의 숲’이다. 풍요로운 자연환경 속에 뿌리내린 남인도 고유의 문화에 불교가 스며들면서 이색적인 숲이 탄생한다. 인도인들은 숲속의 정령이 풍요를 가져와 준다고 믿었는데, 그중에서도 나무와 대지에 깃든 신을 남성형은 약샤, 여성형은 약시라 불렀다.

 

자연의 정령이던 이들은 불교가 전해지면서 스투파 장식의 조각으로 등장한다. 자연의 정령과 불교의 신들이 어울려 살아가던 생명의 숲을 표현하기 위해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스투파의 봉분을 형상화한 둥근 원들로 순환의 질서를 형상화한 공간을 연출했다.

 

두 번째는 ‘이야기의 숲’이다. 북인도에서 시작된 불교의 석가모니 이야기는 남인도 특유의 생명력 넘치는 문화와 만나 북쪽과 달리 활기찬 분위기로 바뀐다. 먼저 석가모니의 이야기가 그려진 남인도 스투파의 규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다양한 상징과 서사로 이루어진 그의 인생 드라마가 돌 표면에 조각되어 드라마틱한 인도 미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것이다.

 

첫째, 사타바하나왕의 안내로 시작되는 스투파 여행

 

전시는 남인도를 다스렸던 사타바하나왕의 안내로 시작된다. 남인도에서는 일찍부터 유럽과 동남아시아 국제 교역으로 상인과 장인 계급이 많은 부를 축적했다. 그들은 동전을 쏟아내는 연꽃 모자를 고안할 만큼 유쾌한 상상력의 소유자들이었고, 남인도 불교는 그들의 후원을 받아 전래 초기부터 거대한 규모의 아름다운 사원을 지을 수 있었다. 남인도 사원의 중심, 스투파에서 가장 특징적인 두 가지는 ‘나무’와 신화 속 뱀인 ‘나가’ 도상이다. 스투파는 석가모니의 유골을 모셔 둔 무덤이었지만, 물이 샘솟고 생명이 자라는 재창조의 공간으로 신앙되고 조형화되었다.

 

둘째, 보이지 않아도 믿게 하는 힘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와 빈 대좌,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발자국, 그의 가르침을 뜻하는 수레바퀴처럼 그가 있어야 할 자리는 상징으로 표현되었다. 스투파 조각에서 보이지 않아도 그의 존재를 믿게 하는 상징의 힘을 찾아보자. 상징과 은유로 대상을 나타내던 것에서 인간의 형태로 조형화되는 변화의 순간을 이번 특별전에서 발견할 수 있다.

 

셋째, 상상력의 힘

 

국립중앙박물관은 학술전시로 기획된 미국 전시를 문화사적 관점으로 재기획했다. 즉 인류의 고대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였던 인도에서 일어난 문화의 흐름과 새로운 신앙의 전파가 남인도 고유의 미술에 어떤 자극과 상상력을 제공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관내 큐레이터가 작성한 원고를 기반으로 ‘쉬운 전시정보 만들기’ 팀과 협업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수정했다.

 

전시실에서 제공되는 모든 전시정보는 이렇게 수정된 설명문으로 제작했으며, 모바일 전시 안내 프로그램에서 텍스트와 음성으로도 제공해 전시를 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심도 깊은 남인도 미술의 이해를 위해 내년 1월 5일에는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큐레이터 존 가이,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이주형 교수의 학술행사를 마련했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넷째, ‘숲’에 담아낸 박물관의 메시지

 

전시실은 이국적인 신들과 흥미진진한 석가모니 이야기를 담기 위해 따뜻한 남인도 숲으로 변신했다. ‘숲’이라는 키워드에는 자연의 순환을 생각하는 박물관의 메시지도 담았다. 전시실 곳곳에 숨어있는 숲속 사랑스러운 생명체들을 찾아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어딘가 억울해 보이는 표정의 그리핀, 고양이를 닮은 사자, 신나 보이는 코끼리와 스투파를 지키는 뱀 등 자연의 생명을 소중히 했던 인도인들의 시선이 기다리고 있다.

 

박물관은 전시를 준비하며 지구의 ‘숲’과 생명을 생각하는 마음도 담았다. 먼저 전시실 공사 때에 이전 전시에서 사용한 벽을 70% 재활용하여 폐기물의 양을 줄였다. 그리고 전시실 내 전시품 안내는 종이에 인쇄하지 않고 모바일 전시 안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찍어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전시의 도록 표지도 국제산림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생분해와 재활용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용지를 사용하였다.

 

○ 대표 전시품 :

1. 사타바하나의 왕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 1세기 후반, 석회암, 167.7×110.6×9cm,

아마라바티, 안드라프라데쉬, 영국박물관 (1880,0709.49)

2. 입에서 연꽃 줄기를 뿜어내는 약샤, 기원전 2세기 후반, 사암, 104.1×58.4cm,

바르후트, 마디아프라데쉬, 인도 알라하바드박물관 (AM-SCL-48)

3. 동전을 쏟아내는 연꽃 모자를 쓴 약샤, 3세기 말, 석회암,

72×38cm, 나가르주나콘다, 안드라프라데쉬, 인도 나가르주나콘다고고학박물관 (0012)

 

생명이 나고 죽으면 다시 나는 재생과 순환의 신비로움은 자연에 깃든 정령의 존재를 믿게 한다. 인도 인물들은 풍요로운 자연에 깃 정량을 의인화하여 신으로 모셨다. 그중에서도 나무에 깃들어 풍요를 가져오는 장량을 남성형은 ‘역사yaksa, 여성형 은막시yaks’라 불렀다. 상상력이 풍부한 인도인들은 다양한 모습의 역사를 만들어 낸다.

4. 석가모니의 상징을 담은 스투파, 1, 세기경, 석회암, 139.7×114.3×15.2cm,

두파두, 안드라프라데쉬, 인도 아마라바티유적센터박물관 (Am.18)

5. 나가 왕의 보호를 받는 석가모니, 3세기 말, 석회암,

162×98×20cm, 나가르주나콘다, 인도 나가르주타콘다 고고학박물관 (4)

6. 마카라×사자, 그리고 석가모니의 탄생 이야기, 3~4세기, 석회암,

59×134×21cm, 파니기리, 텔랑가나, 인도 텔랑가나 문화유산과 (파니기리 4)

 

남인도에 처음 사리가 전해지고 스투파가 세워졌을 때, 사람들은 사리의 주인공인 석가모니 이야기로 스투파를 꾸몄다. 그런데 분명히 석가모니가 있어야 할 자리에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나무 아래 빈 대화와 그의 발자국, 또는 태양처럼 빛나는 수레바퀴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석가모니가 보이지 않아도 그의 존재를 믿게 하는 힘. 스투파 속에는 그런 무언의 힘이 있다. 그리고 점차 시간이 흘러 스푸마의 주인공 석가모니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7. 마카라×코끼리, 그리고 석가모니의 성도成道 이야기, 3~4세기,

석회암, 55×267×27cm, 파니기리, 텔랑가나, 인도 텔랑가나 문화유산과 (파니기리 5)

 

귀한 사리를 실은 코끼리의 행렬이 이어지며 남인도에 불교가 전해지는 광경을 상상해 본다. 귀한 사리는 스투파 안에 모셨다. 스투파는 원래 깨달은 자인 부처나 출중한 승려의 유골을 안치하는 무덤이다. 하지만 인도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 이였듯이, 생명력 가득한 인도의 신들에 둘러싸인 숲처럼 무성한 나무를 키워내는 남인도의 스투파는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생명의 공간이다.

8. 부처의 상, 3세기, 석회암, 91.4×33×16.5cm, 아마라바티, 인도 아마라바티고고학박물관 (54 / 178-2)

 

옛 인도인들은 생명이 태어나서 죽는 삶이 한 번뿐이 아니라고 믿었다. 석가모니도 셀 수 없이 많은 생을 되풀이하며 공덕을 쌓은 길에 비로소 깨달음을 얻었다. 그의 다양한 인생 이야기는 남인도에서 이곳 사람들의 활기차고 풍부한 상상력과 만나 마치 즐거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다시 태어난다.

9. 머리 다섯 달린 뱀이 지키는 스투파

10. 스투파를 지키는 마카라, 기원전 2세기, 후반,

인도 마디아프라데시 주 바르후트(Bharhut), 마디아프라데시 인도 콜키타박물관.

11. 물이 가득찬 풍요의 항아리, 기원전 2세기,

인도 마디아프라데시 주 바르후트Bharhut, 마디아프라데시 인도 알리하비드박물관.

 

적도에 가까운 남인도는 석가모니가 태어나 자란 북인도와는 달리 겨울에도 춥지 않고 사시사철 덥고 습한 곳이다. 특히 여름에는 많은 비가 내려 토양을 넉넉하게 적셔 모든 생명이 다투듯 솟아나 성장한다.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뻗어나가는 식물과 전실 속에서나 볼법한 신기한 동물은 풍요로운 자연을 상징하는 모티프(motive)로 오래 전부터 남인도 미술에 자주 등장한다.

12. 불타는 기둥을 향한 경배, 1세기,

아마라바티, 안드라프라데시 인도 아마라바티고고학박물관.

13. 출가부터 깨달음을 얻기 직전까지, 3세기 후반

14. 깨달음부터 첫 설법까지, 3세기

15. 풍요의 신 스리 락슈미, 2세기

16. 사리함을 옮기는 코끼리, 기원전 2세기 후반

17. 빈자리를 향한 경배, 기원전 2세기 중반

18. 법륜을 향한 경배, 기원전 2세기 후반

19. ‘싯다르타, 머리카락을 자르다’. 3세기 말, 석조, 석가모니의 사리를 안치한 스투파의 외벽을 장식한 부재로,

중앙에 머리카락을 자르는 석가모니의 모습을 조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신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싯다르타(석가모니)가 자른 머리카락을 커다란 그릇에 담는다. 싯다르타를 둘러싼 인파는 이 광경을 축제처럼 즐긴다. 남인도에 세워진 한 스투파(부처나 훌륭한 스님의 사리를 안치한 불탑을 뜻하는 인도의 옛말)를 장식했던 3세기 말 석조 유물에 새겨진 장면이다. 속세의 기쁨을 뜻하는 머리카락을 포기한 채 진리를 좇은 석가모니의 이야기가 담겼다.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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