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한 포기까지 들어찰 것은 다 들어찼구나
네 잎 클로버 한 이파리를 발견했으나 차마 못 따겠구나
지금 이 들녘에서 풀잎 하나라도 축을 낸다면
들의 수평이 기울어질 것이므로
들녘 / 정채봉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오.
별똥은 본 적이 없다
난 아직 다 자라지 않았다
별똥 떨어진 곳에 가보고 싶다
내 눈에도 보였으면…
별똥 / 정지용
흰 옷자락 아슴아슴
사라지는 저녁 답
썩은 초가지붕에
하얗게 일어서
가난한 살림살이
자근자근 속삭이며
박꽃 아가씨야
박꽃 아가씨야
짧은 저녁 답을
말없이 울자
박꽃 / 박목월
서러운 날엔
서쪽 바다로 가네
노을이 있고
개펄이 있고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곳
해질 무렵에야
노을 빛 얼굴로 돌아오시던
어머니, 이제 막 개펄에서
잡은 꼬막을 넣어 보글보글
된장찌개 맛있게 끓여 주실 테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가 되어
어머니가 차려주신 저녁 밥상에 다가앉다가
왠지 그만 목이 꽉 메이겠지만
서러운 날엔
서쪽 바다로 가네
아직 내가 걸어가야 할 길 멀지만
그리운 어머니 서쪽 바다 일출 되어
내 발길 비춰주는 곳으로
그리운 어머니 / 양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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