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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에게로 또 다시 - 변진섭

작성자천생연분(노희섭)|작성시간26.06.10|조회수30 목록 댓글 0

봄날 미시령에

사랑하는 여자

원수 같은 여자가

붉은 치마를 입고 그네를 뛴다

 

죄 없는 짐승

노루새끼가 놀라 달아나고

파도 한 줄기가 그네를 할퀴고 지나가자

 

내가 사랑하는 여자

원수 같은 여자

그넷줄을 놓고

동해로 풍덩 빠진다

                  미시령 정호승

 

새삼나무 싹이 튼 담우에

산에서 온 새가 울음 운다.

 

산엣 새는 파랑 치마 입고,

산엣 새는 빨강모자 쓰고.

 

눈에 아름 아름 보고 지고.

발 벗고 간 누이보고 지고.

 

따순 봄날 이른 아침부터

산에서 온 새가 울음 운다.

             산에서 온 새 정지용

 

수만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온 하늘에,

하나별이 흐른다.

 

할아버지도

아이도

다 지나갔으나

한 청년이 있어시를 쓰다가 잠든 밤에……

             어두운 밤에 천상병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도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풀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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