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에
네 미소의 씨를 뿌린 후
내 눈에는
너를 보지 못한다 해도
내 가슴속에는
달빛에 물든 환한 너에 웃음소리가
텅 빈 고요한 내 마음속에
노을빛에 애타는 너의 순결한 숨소리 가
내 안에서 그는 꽃이 되어 피어오르고 있다.
미소 / 정해정
솔솔부는 바람타고
그대 내게로 왔나요
달콤한 꽃잎 미소되어
그대 내안에
이렇게 자리 했나요
시리도록 달콤한
서럽도록 그리운
나 하나의 사람아
보고픔에 적신 미소도
그리움에 펼쳐진 이 애틋함도
사랑으로 품은 이름하나 / 신미항
꽃이 지고서야 나는 문득 꽃을 보네
네가 떠난 뒤에 비로소 널 만났듯
향기만 남은 하루가 천년 같은 이 봄날
낙화(洛花) / 민병도
내가 날마다 오르는 관악산 중턱에는
백 년 된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요
팔을 다 벌려도 안을 수가 없어서
못 이긴 척 가만히 안기지요.
껍질은 두껍고 거칠지만
할머니 마음같이 포근하지요.
소나무 곁에는 벚나무도 자라고 있는데요
아직은 젊고 허리가 가늘어서
내가 꼭 감싸주지요.
손주를 안아주듯 그렇게요.
안기고 안아주다 보면
어느새 계절이 바뀌고
십 년도 한나절 같이 훌쩍 지났어요.
이제그만 바위 곁에 앉아
쉬었다 가는 게 좋겠지요.
쉬었다 가자 / 김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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