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로 내 보낸 자식은
콩 나무가 되었고,
온실로 들여보낸 자식은
콩나물이 되었다.
콩씨네 자녀교육 / 정채봉
입술을 깨물어도
참을 수 없이 터져 나오는
재채기 삼창
그리고 삶 / 이상희
바다에 서면
이제는 잃어버린 아름다운 것들이 생각난다
부서진 유리창처럼
상처의 숲을 이룬 가슴이
구석구석 따뜻해지면 평화로워진다
동해일기·3 / 나해철
희극은 그저 재미있게 진지한 것이다.
해브록 엘리스
짐 꾸리던 손이
작은 짐이 되어 등 뒤로 얹혔다
가장 소중한 것이 자신임을
이제야 알았다는 듯, 끗발 조이던
오른손을 왼손으로 감싸 안았다
세상을 거머쥐려 나돌던 손가락이
제 등을 넘어 스스로를 껴안았다
젊어서는 시린 게 가슴뿐인 줄 알았지
등 뒤에 두 손을 얹자 기댈 곳 없던 등허리가
아기처럼 다소곳해진다, 토닥토닥
어깨 위로 억새꽃이 흩날리고 있다
구멍 숭숭 뚫린 뼈마디로도
아기를 잘 업을 수 있는 것은
허공 한 채 업고 다니는 저 뒷짐의
둥근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겠는가
밀쳐놓은 빈손 위에
무한 천공의 주춧돌이 가볍게 올라앉았다
뒷짐 /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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