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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역 연구회

동강난 역사, 토막난 소망, 舊 신촌역

작성자츠칵스|작성시간06.10.27|조회수2,613 목록 댓글 34

지난 7월 12일 부로 1920년 개장 이래 줄곧 MT의 낭만의 장소로 각인되어진 구 신촌역사는 뒷편에 새로 지어진 커다란 신역사로 모든 업무를 인계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촌역 건물의 역사성을 인정받아 건물을 헐지 않고 보존하겠다는 계획이 있었기에 다소 여유를 가지고 구 신촌역의 폐장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나...버스를 타고 가던 중 흘깃 쳐다본 신촌역을 보는 순간, 외마디 비명이 터져나왔습니다. 보존한다는 신촌역...이건 아닙니다.

 

[장면 01] 7월 5일, 신촌역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당시의 신촌역입니다. 다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앞으로의 신촌역의 운명을 암시해준 것인지도 모릅니다.

 

[장면 02] 그리고 2달뒤에 다시 보게 된 신촌역은 예전의 정취가 반 쯤 날아간 다음이었습니다.

 

[장면 03] 신촌역의, 아니 정확히 바로 옆 상가를 위해 설치하는 통로계단을 터놓기 위해 신촌역사의 한쪽 부분은 완전히 없어진 뒤입니다.

 

[장면 04] 또다른 한쪽 마저도 이미 중장비들이 부수고 난 뒤입니다. 신촌역의 형상은 가운데 삼각건물 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장면 05] 웃기는 말로 하자면, '옆구리 터졌네'라고 하겠지만 전혀 우스운 상황이 아닙니다. 역사적 가치를 인정한다 해놓고서는 결국 돌아오는 것은 건물의 훼손입니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결국은 또하나의 귀중한 건물이 토막나버렸습니다.

 

[장면 06] 어지러운 실내는 이미 대부분의 시설들이 철거되고 공사 진행을 위한 자재들만 널려있을 뿐입니다. 열차를 타고 내리던 개찰구는 바로 앞으로 세워진 건물에 완전히 막혀서 더이상 통과할 여지마저도 없어졌습니다.

 

[장면 07] 과거에 사람들이 앉아있던 자리는 이제 무언의 물건들만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장면 08] 이전에 에드몬슨 승차권을 가지고 설레고 부풀은 마음으로 MT를 떠나던 대학생들은 추억으로만 남았습니다. 삭막한 철골구조에 막혀 열차는 커녕 사람도 더이상 다니지 않는 신촌역 승강장 방면의 풍경입니다.

 

[장면 09] 중장비가 할퀴고 간 건물은 화장실이 있던 부속건물이었습니다. 뻥 뚫린 화장실의 문은 더이상 들어가봤자 허공만이 맞아줄 뿐입니다. 그마저도 판자에 막혀 들어가지도 못합니다.

 

[장면 10] 아직까지 열차가 다닐 수 있다는 듯, 상하행 시간표는 여전히 붙어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쳐다보고 열차를 기다려 줄 고객은 더 이상 오지 않습니다.

 

[장면 11] 신촌역 건물 한쪽을 없앰으로서 가장 씁쓸한 곳입니다. 역무원이 승객들과 마주대하면서 대화를 하던 창구는...

 

[장면 12] ...완전하게 뚫려서 그 몰골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전에 승차권들이 즐비하게 놓여져있던 선반은 공사 자재나 쓰레기를 비치하는 곳으로 그 용도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유리는 있지만 마주대할 상대도 없고, 아니, 대할 수도 없습니다.

 

[장면 13] 물병이 올라가있는 선반이 바로 창구의 선반입니다. 흔적도 없이 완전하게 사라져버린 부분은 역무실과 여객시설이 있던 곳으로 신 역사와 상가를 이어주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위하여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장면 14] 말 그대로 본관(?)만 '덩그러니' 놓여진 신촌역사입니다. 그 뒤로 우뚝 솟은 새 신촌역사에게는 '병풍같이 둘러선'이란 말도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저 없어진 건물의 원흉이 됩니다. 구름 한 점 없던 이날은 오히려 구 신촌 역사를 적나라하게 비춰주어 더욱 초라하게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폐허가 된 신촌역사를 바라보며 '이것이 보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가?', '이렇게 또 하나의 사적이 반동강 나버렸구나',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유물이 없어져버렸구나'하는 등의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보존을 한다고 하면 완전하게 유지를 하던가, 아니면 아예 없애던가, 두 의견 사이에서 도출한 절충안이라고 하겠지만, 결코 절충안이라고 하는 단어로 미화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은 둘 중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 어느것도 아닙니다. 그저 대립하던 두 의견 사이에서 충돌하고 사라져버린 비운의 유적일 뿐입니다.

 

P.S.-역사를 지금 화장실을 터서 만든 공터로 이전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리하면 다행이지만 지금 당장의 형상은 그렇지 않을 것으로도 보여서 더욱 씁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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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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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카루스의꿈 | 작성시간 06.09.19 舊 서울역사조차 제대로 유지 보존하지 못하는 철공인데, 신촌역이야 오죽하겠습니까만는...
  • 작성자오리여행가 | 작성시간 06.10.28 구 신촌역 역사를 옮긴후 양사이드 건물을 복원한답니다
  • 작성자VVVF | 작성시간 06.11.05 이~이~이!이!이!이!~이건 아니 잖~아~ 이건 아니 잖~아~
  • 작성자새만금특급열차[김택수] | 작성시간 07.10.04 참,.... 어이없는 현장의 모습이네요..... ㅡㅡ' 보존의 가치가 있으면 제대로 보존을 하던가... 이게 뭔지....
  • 작성자중간고사OMR카드 | 작성시간 07.11.08 우와!! 진짜 역사 반쪽이 날라간 모습 보니까 완전 쇼크 먹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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