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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말
그간 마르스 7/8, 9/10, 11/12월호에 연재되었던 『당랑권과 기천문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 평가해 보고자 한다.
일개 수련인으로서 너무 거창한 글을 쓰는 것 같지만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아 감히 나서본다. 기천을 오래 수련하신 분들의 입장에서는 범사도 아닌 수련인이 쓰는 글이 못마땅할 수도 있고, 당랑권을 수련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천인이 당랑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못마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천리안 천하무적무예동의 운영진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통신동호회에서 활동하시던 분들이 쓴 글에 대해서 나름대로 평가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며, 한국무술계가 바로서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자신 있게 글을 쓴다.
우선 이번 논란 자체가 기천이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기천인의 한사람으로서 보람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연재된 글을 보면 기천과 당랑권을 진정 학문적으로 비교하여 분석하기 보다는 기천에 대한 비난으로 일관하고 있는 듯하다.
기천은 그간 "오컬트"적인 일로 비난받을 소지를 많이 만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병철님의 『기천문은 무협지가 교본인가?』에 대해서는 기천의 발전을 위한 쓴 약이라고 생각하며 이상 할 말이 없으며 대부분의 기천인들도 그 내용을 믿지 않는다는 것만을 해명하고 싶다. 하지만 이윤석님(이하 저자로 칭함)에 의한 기천과 당랑권의 기술비교는 죄송하지만 수준이하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기천을 수련한 사람이지만 아직 여러 무술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기천을 위한 가미가제 특공대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당랑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당랑권을 폄하하려고 함이 아님을 먼저 밝히고 싶다. 하지만 무술계 전체를 보는 건전한 시각으로서 기천과 당랑권이 모두 바른 평가를 받기를 바랄 뿐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기천을 당랑권의 업그레이드판이라고 생각하며 입문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천에는 당랑권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아주 독특한 특장이 그 기조에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나중에는 기천과 당랑권은 다른 무술이라는 보수적인 입장으로 바뀌었다.
아직도 나는 기천과 당랑권을 모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기천이 당랑권의 일파라고 결론이 나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다.
그 동안 기천은 남권계통의 '이가권'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들었으며, 진가태극권, 심지어 팔극권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 당랑권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이다.
명확한 증거만 제시된다면 대부분의 기천인들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윤석님의 주장은 솔찍히 수준 이하이다. 아무리 이윤석님이 하이텔의 통신고수라 하더라도 적어도 "언론지"의 수준을 띤 잡지에는 통신에서 싸우는 수준의 글을 써서는 안된다.
또한 더 심각한 문제는 이윤석님의 논조데로 라면 기천은 아주 형편없는 무술이 되어 버린다. 여기에 나는 이의를 제기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천이 '전통무술이 아닌 것'과 '기천이 엉터리 무술인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이나 이윤석님의 논조와 마르스의 편집방향을 보건데 기천이 전통무술이 아니다라는 논조에 기천이 엉터리 무술이라는 뜻을 은근히 실어서 합리화 시키고 있다. 즉 "당랑권을 잘못 베껴서 엉덩이나 뒤로 빼는 이상한 자세나 취하는 무술"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마르스의 활동을 살펴보면 한국무술계에 새 지평을 열어가는 개척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그 대열에 기천만이 동참하지 못하고 있으며, 삼국시대 전승무술임을 주장하는 여타 무술들은 전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지 않은데 유독 기천만이 돌을 맞고 있는 것 같은 소외감에 글을 쓴다.
지금 쓰는 이 글은 기천이 단군 이래의 전통무술이라던가, 유일무이한 정통무술이라던가, 기천과 당랑권이 전혀 관계 없는 무술임을 주장하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다. 다만 기천은 당랑권과는 다른 품격이 기조에 흐르고 있으며, 당랑권과의 모종이 관계가 있더라도 기천은 기천 나름대로의 엄밀한 정합성에 토대를 두고 만들어진 무술이지 "당랑권을 잘못 베낀 무술이 절대 아님"을 주장하고 싶으며 나아가 기천만이 가지는 그 우수성을 증명하고자 한다.
이하 쓰는 글에서는 원문 그대로의 인용에는 『 』를 사용하며, 본인이 요약하여 기재하는 경우에는 " "를 사용하겠으며 단순한 단어 인용은 ' '를 사용하겠다.
1. 기천은 정말 이봉철류의 당랑권을 베낀 것일까?
저자는 동작의 몇가지 동작이 비슷하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하며 기천이 단군이래의 전통무술임을 부정하고 있다. 본인도 기천이 단군 이래의 전통무술임을 주장하지 않는다. 부탁이지만 기천의 일부 오컬트 무술인이 기천인들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하지만 저자의 사고방식이 불건전하다. 기천이 설령 이봉철류의 당랑권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자의 논점처럼 그게 기천이 당랑권의 일파 내지는 당랑권을 베낀 것이라는 증명이 되지 못한다. 대양진인이 당랑권 임품장 노사의 도장에 6개월간 머무른 것이 사실이라면 그 동안 모종의 영향은 있었을 것이고 그런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은 무술계에 보편적인 현상이다. 그 결과 비슷한 동작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저자는 가장 극악한 경우만을 생각하여 기천이 당랑권을 베낀 것, 그것도 잘못 베낀 것이라는 논점을 취하고 있다. (겨우 6개월 만에 무술을 베껴서 남을 가르치는 "무술신동"은 무협지에나 나오는 것인데도 마르스는 그런 관점을 취하고 있다.)
물론 저자가 "잘못 베꼈다"고 말한 적은 없지만 저자가 『기본자세비교』에서 기천의 특징인 '마법내가신장'의 자세를 당랑권의 '기마자세'와 비교하지 않은 것은 저자가 "기천의 내가신장은 당랑권의 마보를 잘못 베낀 것" 이라는 통념을 그대로 받아 들인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준다. 만약 두 자세를 비교했다면 두 무술의 차이점이 여실히 들어 났겠지만, 저자는 그것을 기천이 잘못 베껴서 변형된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비교할 필요성을 못느낀 것이다.
어느 중국무술 문파와도 다른 특징을 가진 마법내가신장의 자세를 당랑권의 자세들과 비교하지 않음으로서 기천과 당랑권이 가진 차이점에 대해 독자들이 인식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더욱이 이 마법내가신장을 "중국무술을 잘못베낀 자세"로 몰아 부침으로서 독자들로 하여금 "기천은 엉터리 무술"이라는 인식을 심어 놓았다.
저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더라도 마르스를 읽는 독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될 수 있다는 점으로라도 저자는 책임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저자는 틀림없이 『장권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진, 의도적으로 부정확하게 전해진 당랑권』 (마르스 7/8월호 p126)과 기천이 비슷하다고 말함으로서 그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하의 글에서는 저자가 엉터리라고 논의의 대상에 조차 포함시키지 않은 마법내가신장이 중국무술과는 다른 기천의 특질임을 증명하는데 초점을 마출 것이며, 또한 이윤석님의 기술비교가 얼마나 편협하고 잘못된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논리를 전개하겠다.
결코 기천이 단군이래의 유일무이한 전통무술임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님을 사전에 말해두고 싶다.
2. 몇 개의 동작이 유사하다고 무술전체를 매도할 수 있을까?
사진 몇 장을 가지고 무술전체를 비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9/10월호의 『수형 및 보법비교』에 실린 기천의 동작들은 입문 1년 안에 다 배우는 수준 낮은 동작들이다. 기천의 특질이라고 할 수 있는 대풍력수, 풍낙어수, 수낙어각, 금와장, 둘둘말이수, 월야차 등은 물론 기천에만 나타나는 또르륵보도 당랑권에 어디에 해당하는지 전혀 밝히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런 수법들이 나온 교재나 비디오가 없기 때문에 기천의 문외한인 저자가 비교할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저자가 기천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고 단지 시중에 나와 있는 단편적인 사진들만 인용한 것이라는 증거가 된다. 불완적한 이차적인 자료들을 증거로 하여 쓰여진 글을 독자들이 삼차적으로 읽고 얼마나 많은 오해를 하겠는지 생각해 보라 또한 앞으로 말하겠지만 저자가 시도한 비교도 사실 옳은 비교가 아니다.
3. 정말 동작들이 비슷한가? (저자의 비교는 옳았는가?)
특히 저자는 기천의 대표적인 수법인 대풍력수에 대해서는 당랑권의 수법과 비교하지 않았는데 대풍력수를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알았다면 그 이유는 당연하다. 저자의 눈에는 대풍력수 같이 팔을 휘두르는 동작은 우슈장권 규정투로에 있는 '조룡반타(鳥龍盤打)나 소림계통의 기술인 순번거권과 똑같아 보였을테니 기천이 당랑권을 베꼇다는 일관된 논지를 세울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겨우 9개의 동작이 같다고 무술전체가 같다는 것은 논리비약이다. 저자의 논점으로는 돌고래와 상어가 외견상 비슷하다는 이유로 근친동물이라는 말이 된다. 무술도 인간의 몸으로 하는 것인 이상 몇 개의 정도의 유사한 동작은 능히 나올 수 있는 것인데도 그런 가능성은 전혀 배제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기천이 이봉철류의 당랑권과 만이 유사하다고 해놓고서는 막상 증거사진은 하나 밖에 제시못했다. 대신 소신당류, 이동헌류, 일본 오오야나 기마사루의 칠성당랑권 등 있는 자료는 다 인용한 것이다.
하나의 대상을 놓고 여러 것으로 비교하는 것은 정말 주관적인 영향을 받기 쉽다. 이는 방금 태어난 내 아들이 옆집 남자와 코가 닮았고 그 남자의 조카와 입이 닮았고, 그 사돈의 팔촌과 발가락이 닮았다고 내 아내가 옆집 남자와 정을 통했다고 의심하는 것고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저자가 다른 증거들을 수집해 놓았겠지만 발표된 자료의 신빙성을 볼 때 발표되지 않은 자료의 신빙성을 알만한 일이다.
4. 용법(흐름)을 제외하고 자세만 비교한 이유는?
이윤석님은 7/8월호 P126에서 분명히 『기천문 쪽의 반박은 표면적인 동작의 유사함은 있으나 쓰임새와 흐름, 용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1차적으로 표면적인 동작상의 유사성에 관심이 있다』 라고 했다.
무술은 삼차원의 공간과 시간의 흐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흐름과 용법이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왜 저자는 흐름과 용법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시한 것일까?
우리 주위에는 흔히 그런 실수를 많이 본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고구려 무용총 벽화"와 "석굴암 금강역사" 이야기이다.
전통무술임을 주장하는 대부분의 무술들은 석굴암 금강역사의 자세가 자기 무술의 기본자세와 똑같음을 주장하지만, 그런 자세는 어느 무술에서나 나올 수 있는 자세이다. 정말 그 무술과 같은가는 비디오로 보아도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정지동작 하나 만으로 자기 무술과 같은 것이라고 하는 것은 견강부회이다.
또한 "고구려 무용총 벽화" 이야기가 있다. 그 벽화에는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대련을 하는 듯한 자세가 있는데 역시 전통무술임을 주장하는 대부분의 무술들이 이 자세가 자기 무술들의 자세와 똑같음을 주장한다. 하지만 혹자는 "무술이 아니라 무용"이라고 할 정도로 그 정확한 내력을 알 수 없는 부정확한 동작들이다. 그런데 그런 불확실한 동작을 가지고 자기 무술의 자세라고 한 것은 전체적인 흐름을 무시하고 일순간의 자세를 가지고 견강부회하는 실수이다.
솔찍히 이번에 시도된 기천과 당랑권의 기술비교도 그 정도 수준 밖에 안된다. 저자는 『기본자세비교』나 『수형 및 보법비교』에서도 그 기술의 맥락을 보지 않고, 정지사진 몇 장만 놓고 비슷한 것만 있으면 무조건 골라 내어 기천과 당랑권이 비슷하다는 근거로 삼았다 몇 장 되지도 않지만.......
5. 기천의 수법에 대한 비판인가 도덕성에 대한 비판인가?
저자는 9/10월호에서 여러 당랑권 중 유독 이봉철류의 당랑권이 기천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①당랑권은 1950년대 이후 한국에 전파되었으므로 (그것을 베낀) 기천이 단군이래의 전통무술임을 부정했으며 ②기천이 중국으로 전파되어 당랑권이 된 것이 아니므로 당랑권이 한국으로 전파되어 기천이 되었다는 뜻을 은근히 내비치어었다..
죄송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에 있는 집합과 명제만 제대로 배웠어도 이런 논리비약은 하지 않을 것이다.
①에 대해서 반론한다. 저자의 논점은 기천의 창시자가 이봉철류 당랑권을 배워서 조금 변형한 뒤 기천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고작 어장법와 쌍륵수를 비교하는 한가지 사진만 실어 놓고 그걸 가지고 기천이 이봉철류의 당랑권을 베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슨 논리비약인가? 설령 비슷한게 몇가지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천이 이봉철류 당랑권을 베꼈다는 증거가 되는가? 오히려 기천의 영향으로 당랑권의 일부가 변형되어 이봉철류의 당랑권이 될 수도 있으며, 그냥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저자의 논점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극히 희박한 한가지 '경우의 수'만을 선택하는 그 논리비약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②에 대해서 반론한다. 누가 기천이 중국에 가서 당랑권이 되었다고 주장했는가? 요즘 호박도니 뭐니 하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건 기천과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다. 이것 저것 다 끌어 붙여 기천의 도덕성을 비판하는 의도는 무엇인가? 『기천문은 무협지가 교본인가?』라는 한병철님의 비판을 옳지만 그런 비판에 편승하여 기천과 관계도 없는 이야기 가지고 기천을 비판하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모함이다. 한병철님의 비판은 기천발전을 위한 쓴 약으로 받아 들일 수 있지만 이윤석님의 비판대로라면 기천은 세상에 쓸모 없는 무술이 된다.
결론적으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나도 기천이 단군 때부터의 전래무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200년의 역사만 있으면 전통무술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또한 기천이 당랑권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겠지만 저자나 기타 비판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기천이 당랑권의 한 일파를 베낀 것은 아니며, 더욱이 잘못 베껴서 엉덩이나 뒤로 빼는 이상한 기마자세를 하는 이상한 무술이 된 것은 더욱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 자세비교의 문제점
7/8월호에서는 이윤석님은 기천과 당랑권의 자세를 사진으로 대조하였는데 그 대상은 다음과 같다.
대도법 - 등산보법 소도법 - 입환보법 금계독립법 - 금계독립 허공법 - 부퇴보법 범도법 - 한계보법
이렇게 비교를 하면서 『팔모양의 차이에 현혹되지 말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만약 그 말대로라면 기천은 당랑권을 영락없이 베낀 것이 된다. 그 뒤에 "김치무"니 "각두기"니 하는 유희성의 글까지 붙여서 단순한 자세비교 뒤 기천의 도덕성을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자세비교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당랑권의 자세로 나온 자세들은 당랑권의 특유한 자세가 아니라 중국무술에 공통되는 자세들이다. 뿐만 아니라 국술원 합기도와 특공무술도 모두 그와 같은 자세를 하고 있다. 물론 저자의 말대로 무술마다 특이한 자세들이 있자만 저자는 의도적으로 몇가지 자세들만 골라서 기재함으로서 글을 읽는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아래의 비교를 보기 바란다.
기천 당랑권 우슈 특공무술
소도법 - 입환보법 - 기룡보 - 반앞굽이 대도법 - 등산식 - 궁보 - 앞굽이 금계법 - 금계독립 - 독립보 - 학다리 허공법 - 부퇴보법 - 부보 - 뒷굽이 범도법 - 한계보법 - 허보 - 범서기
위의 우슈의 동작들은 중국무술에 공통되는 동작들이다. 저자가 말하는 것 같이 "팔모양의 차이에 현혹되지" 말고 (8/9월호 P127) 사소한 차이를 배제하면 위의 동작들은 전부다 다를 게 없는 같은 동작들이다.
그럼 기천과 모든 중국무술 중 정통은 하나 밖에 없으며 다 그걸 베낀 가짜 무술이 된다.
1. 왜 마보와 마법은 비교하지 않았는가?
기천과 당랑권의 자세의 차이는 결정적으로 기마자세에서 나타난다. 기천에서는 마법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의도적으로 이 두 자세를 비교하지 않았다. 저자는 이 결정적인 차이를 무시해 버려도 좋은 것으로 생각해서 싣지 않았을 것이다.
기천의 마법은 흔히 내가신장이라는 기천의 특유한 자세를 대표한다. 기마자세를 선 자세에서 둔부를 약간 뺀 자세에서 허리를 꺽고 무릎을 모아선 자세이다. 흔히 말하기를 "이 자세는 입신중정이 안되는 잘못된 자세이며, 이는 중국무술을 잘못 베낀 것"이라고 한다. 글의 저자는 다르지만 7/8월호에서는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지금도 일부 한국무술을 표방하는 단체에서 허리단련을 한다면서 엉덩이를 과도하게 뒤로 빼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허리훈련은 다른 좋은 방법이 많다. 이 잘못된 자세는 이덕강에게서 출발한다.』 (마르스 7/8월호, 중국무술의 한국유입과정, p19)
쉽게 말하면 일부 전통무술을 표방하는 무술은 바로 기천을 말하는 것이고 그것은 중국무술을 잘못 베낀 것이라는 뜻이다.
만약 이윤석님이 이 글에 공감한다면 왜 마법과 마보는 비교 안했는지에 대한 답은 쉽게 얻어진다. "원래는 기천도 중국무술식 마보를 해야 하는데, 기천을 하는 사람들이 무술에 대한 소양이 부족하여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기천의 내가신장 즉 마법의 자세는 당랑권의 기마자세를 잘못 베껴서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하니 당연히 그것을 기천의 특질(당랑권이나 여타 중국무술과는 다른)로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왜 기천의 자세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일까?
2. 입신중정의 잘못된 신화
흔히 말해서 기천의 내가신장 자세는 입신중정이 안되는 자세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하지만 입신중정이란 말은 태극권 등의 일부 중국무술에서 쓰는 말로서 임독맥의 순환소통을 위한 자세라고 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라 이 입신중정은 어디까지나 일부 무술의 방법론일 뿐 모든 무술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필수사항은 아닌 것이다. 입신중정이 되는 무술이 몇 개나 되는지 생각해 보라
또한 무술에 있어서의 제일 우선 사항은 "그 무술이 공방의 원리에 충실하냐"에 달려 있지 "입신중정이냐 마냐"라는 추상적인 문제에 달려 있지 않다.
이렇듯 보편적이지도 않고 추상적인 이유에 기천만이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뭔가 심각한 선입견에 쌓여 있기 때문이다.
"기천의 내가신장(마법) 자세는 잘못된 것인데 그 이유는 당랑권을 잘못 베꼈기 때문이며, 당랑권을 잘못 베꼈기 때문에 내가신장은 잘못된 것이다."
이는 이런 불건전한 순환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내가신장(마법)을 기천의 특질(당랑권과는 다른)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천도선법, 단학선원, 석문호흡, 태극기공등의 여러 선도수련인들은 기천의 내가신장을 기공학적으로 대단히 우수한 자세로 여기고 있으며 실제로 내가신장과 유사한 수련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무늬만 기공"을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신장이 비판받아야 하는가?
3. 허리를 꺽는 동작의 우수성
만약 저자의 말처럼 기천의 다른 자세들이 당랑권과 같고 마법만 다르다면 기천에 있어서 마법은 기술상으로 다른 자세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기천은 대단히 체계가 없는 무술이 되었을 것이다. 합기도에 발차기가 도입되어 기존의 꺽는 유술기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한 무술이 두가지 원리에 의해 따로 운용되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기천에 대해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기천의 자세는 내가신장의 자세를 기본으로 모든 것이 조화롭게 응용된다. 내가신장의 자세는 움직이는 동작에서 멈추는 순간 온몸을 잔뜩 수축하여 힘을 사출해 내며(마치 성을 부수는 기구가 순간적으로 멈추어 돌을 날리듯이), 바로 그 자세에서 용수철처럼 튀어나가게 만든다. 기마자세와는 달리 그냥 몸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마법은 몸을 용수철 처럼 수축시키는 동작, 즉 역근의 동작이다. 기마자세 같이 그냥 주저 앉는 동작은 그게 되지 않음을 기천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기천의 모든 자세는 그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내가신장(마법)의 허리꺽는 자세는 기천의 그런 특유의 힘쓰기 즉 '반탄'을 내기 위한 훌륭한 자세이다.
앞에서 인용했던 말을 다시 인용해 보자
『지금도 일부 한국무술을 표방하는 단체에서 허리단련을 한다면서 엉덩이를 과도하게 뒤로 빼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허리훈련은 다른 좋은 방법이 많다.』
이런 논리대로 라면 다리 강화를 위한 훌륭한 연습법이 많은데 하필 마보참장은 왜 하느냐는 말을 할 수 있다. 실제로 킥복싱류를 수련한 사람은 그렇게 말하고 있다.
중국무술의 기마자세가 그 특수한 힘쓰기를 위한 훌륭한 자세인 것처럼 기천의 마법도 기천 특유의 힘쓰기를 위한 자세임을 알아야 한다. 중국무술의 힘은 마보의 자세에서 뒷다리를 용수철처럼 펴며 자세를 전환하는 데서 나오는 힘을 전사를 통하여 주먹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면, 기천의 힘쓰기는 허리의 반탄 (내가신장 자세에서 다시 내가신장 자세로 전환하면서 허리를 용수철 처럼 튀기며 멈추는 데서 나오는 힘)을 이용한 강한 힘을 전달하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하면 중국무술의 힘쓰기인 발경이 다리에서 위로 올라가서 팔끝으로 전달되는 힘이라면, 기천의 힘쓰기인 발경은 허리를 중심으로 아래 위 양쪽으로 뻗어가는 탄력이다. 이 차이는 사소한 차이가 아니며 기천의 반탄의 주요한 특성을 이룬다. 이 반탄의 위력을 아는 사람은 (반탄을 가능케 하는) 기천의 마법자세에 대하여 함부로 비판하지 못할 것이다.
저자가 당랑권과 비교한 기천의 다른 자세들도 마법내가신장 처럼 잔뜩 수축하여 있다는 점에서 당랑권의 자세와는 비교가 된다. 그걸 사소한 차이라고 무시해 버리면 앞에서 말했듯이 모든 중국무술과 기천은 다 같은 무술이 되어버린다.
4. 기타 여러 가지 우수성들
(1)위빙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무술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기천의 허리꺽는 내가신장의 자세는 허리를 자유롭게 움직이게 해주어 복싱의 위빙과 같은 효과를 준다. 위빙은 이른바 슬립, 롤링, 더킹 등을 말하는 것으로 허리 이상의 상체를 움직여서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것을 말한다.
누구나 공격을 받으면 상체를 숙여 피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 입신중정을 지키자면 그게 되지 않는다. 기천은 무술체계 내에 위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진 몇 안되는 무술중에 하나이다.
(2)또르륵보가 기천에서만 가능한 이유는?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기천은 그렇게 허리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상체와 하체가 따로 움직이는 동작이 자유롭게 된다. 입신중정을 지키는 무술들은 온몸을 통짜로 움직이며 당랑권도 예외가 아니다. 기천은 다리가 상체의 움직임에 구애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또르륵보라는 특수한 보법이 가능해 진다. 그런 보법하나 더 있는 것이 뭐 대단하냐고 할 지 모르지만 그런 보법이 있음으로서 "×2"로 기술의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르륵보를 이용한 등천기술까지 고려하면 "×3"까지 늘어난다)
(3)레이백과 푸쉬어웨이와 괘퇴
기천에서 허리쓰기가 자유롭기 때문에 오는 잇점에 대해 한가지만 더 첨언하겠다. 기천의 허리쓰기는 당랑의 괘퇴, 즉 다리걸이 기술을 더 확실히 해주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복싱의 경우 처럼 상대의 주먹을 피하는 것은 스텝으로 몸을 뒤로 물리는 '푸쉬어웨이(Push away)'나 몸만 뒤로 숙이는 '레이백(Lay back)의 방법을 쓰는데 이는 상대가 나오면 나는 물러가는 극히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피해야 한다는 원초적인 반응에 기초를 둔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다리를 걸려면 유술기 같이 붙잡고 걸지 않는 한 상대의 발이 나오는 순간을 포착하여 순식간에 걸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오히려 상대가 스텝을 밟으며 나올 때 나도 몸을 앞으로 기울여야 괘퇴가 걸어진다. 그것은 푸쉬어웨이나 레이백 같은 후진운동과 운동방향이 반대이기 때문에 실전에 쓸 수 가 없는 기술이다. 물론 많은 연습을 통해 응용이 가능하겠지만 그런데 쓸데없는 시간을 소모하는 것보다는 복싱이나 격투기 같이 단순한 기술을 집중해서 익히는 것이 오히려 실전에 낫다.
그러나 기천과 같은 허리쓰기를 익힌 사람은 허리를 중심으로 상체와 하체가 따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상체는 피하면서 하체는 나아가서 괘퇴를 용이하게 걸 수 있다. 즉 레이백을 하면서도 전진보를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허리에 무게중심을 실을 수 있는 마법내가신장의 연습으로 가능한 것이다.
(4)마법내가신장을 빼어 놓으면 뭐가 남을까?
물론 이런 점 때문에 기천이 당랑권보다 훌륭한 무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기천만이 개척한 기천 특유의 경지로서 이걸 무시하고서는 기천에 대한 그 어떤 설명도 불가능하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기천의 특질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보'와 '마법내가신장'을 고의적으로 비교하지 않은 것이다.
"기천이 당랑권과 유사한 점이 많은 것은 당랑권을 베꼈기 때문인데, 마법 내가신장은 아주 잘못 베낀 것"이면 기천은 정말 이 세상에 필요없는 엉터리 무술이 되는 것이다
이런 훌륭한 자세가 단지 다른 무술을 잘못 베낌으로서, 그것도 남의 도장 안에 6개월을 머무는 동안에 만들어 질 수 있었을까? 더 나아가서 이런 훌륭한 자세가 단지 잘못 베낀 자세로서 논의할 가치도 없어서 "자세비교"에서도 논외의 대상으로 제외되는..... 그런 부류의 것일까?
이런 기천의 특질과 특장을 빼어놓으면 기천은 그저 몇가지 안되는 기술을 모아 놓은 조잡한 무술밖에 안보일 것이다. 기천의 수준을 그런 "엉터리 무술" 정도로 밖에 안봤기 때문에 기천에 대해 그렇게 함부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기천이 "70년대 우리 것 찾기"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여러사람들이 고안한 기술들의 불완전한 짜집기"의 수준일 것이다.
실제로 마르스의 입장에 따르면 기천은 "잘못된 입신중정의 자세를 비롯한 많은 모순을 내포한, 그리고 당랑권의 기술을 대부분 차입하여 불완전하게 재구성한, 여러사람들에 의해 단기간에 급조된........ 그러나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쓴 약도 먹어야 하는 무술"이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내가신장 자세의 중요성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저 중국무술과 비슷한 동작이 나오면 "중국무술을 베꼇다", 중국무술과 다른 동작이 나오면 "중국무술을 잘못 베꼈다." 라고 하는 수준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저자는 어느 중국무술 문파와도 다른 특징을 가진 마법내가신장의 자세를 당랑권의 자세들과 비교하지 않음으로서 기천과 당랑권이 가진 차이점에 대해 독자들이 인식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더욱이 이 마법내가신장을 "중국무술을 잘못베낀 자세"로 몰아 부침으로서 독자들로 하여금 "기천은 엉터리 무술"이라는 인식을 심어 놓았다. ♣ 『수형 및 보법비교』의 의문성
나는 적어도 "기천의 대풍력수가 역대도 대풍력수로 변환할 시점의 수형상의 변화가 당랑권의 어느 흐름과 유사하다......." 던가 하는 정도의 글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내용은 정말 크게 못미친다. 대부분의 동작들이 사진 몇 장만을 비교했을 뿐 전체적인 맥락까지 고려한 것 같지 않다.
한 마디로 석굴암 금강역사의 사진을 보고 "저건 태권도와 똑같다"고 하는 수준이라 생각된다.
앞부분에서 "저자의 논점대로라면 기천의 풍락어수나 대풍력수가 '조룡반타'나 '순번거권'과 비슷하다"고 이미 말했다, 또한 '풍수'라는 기술은 한국전통택견회의 '활개짓 치돌리기'와 형태 및 용법에 있어서 너무나도 유사하다. 그런 걸 가지고 "기천의 풍수와 택견의 활개짓이 동일하므로 두 무술이 고대의 어느 시점에서는 같은 무술이었으며, 아울러 한국전통택견회가 여러 태견의 문파 중 가장 정통임을 기천을 통해 알 수 있다." 라고 말한다면 논리비약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비난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 이윤석님의 『수형 및 보법비교』도 위와 같은 수준이다. 차이점은 예를 몇가지 더 든 것 뿐이다.
이하에서는 저자의 비교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겠다. 물론 저자나 내가 모르는 또다른 비슷한 동작들이 있을 수도 있으며, 또한 정말 기천과 당랑권이 아주 비슷한 무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는 저자의 비교가 얼마나 논리비약이 심한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을 뿐이다.
1. 소내역권과 괘퇴권추 .
이 비교는 가장 어설픈 비교중의 하나이다. 사진의 비교상 같은 것은 마지막 동작 뿐이다. 기천이 소도자세에서 안손목을 쳤다면 당랑권은 입환보법에서 안손목(?)으로 친 것이다. 그러나 그 전까지의 기술은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소내역권의 핵심은 그렇다. 일반적인 무술의 손기술은 오른손으로 막으면 왼손으로 받아치는 기술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오른손으로 막고 다시 오른손으로 받아쳐야 할 경우가 생기는데 그럴 때 왼손으로 잠시 상대의 손을 잡아둘 필요가 있을 수 있다. 즉 국술합기도의 감아수도와 같은 맥락인데, 감아수도의 수도내려치기를 역수도 치기로 변형시키면 소내역권과 같은 모양이 될 것이다.
그에 비해 괘퇘권추는 사진에서도 보듯이 '다리를 거는 기술(괘퇴)과 훅(권추)를 합한 기술인 바, 이는 택견의 '안짱다리걸며 긁기'에 해당하는 기술이지 소내역권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기술이다. 사진상으로는 소내역권의 손을 회전시키는 동작이 표현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착각하기 딱 좋다.
저자의 말대로하면 역수도 치기 같이 안으로 휘둘러치는 동작은 다 괘퇘권추를 베낀 것이라는 말이 된다.
2. 붙임수와 입환붕추
저자는 붙임수와 같은 동작은 당랑권의 입환붕추 밖에 없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붙임수는 손을 데고 견제하며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동작으로서 어느 무술에나 흔히 있는 동작이다.
여기서도 저자가 기천에 대해 얼마나 잘못 알고 있는지가 극명히 드러난다.붕추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공격동작, 즉 '등주먹 내려치기'이고 붙임수는 아래에서 위로 올려 붙이는 방어동작, 즉 '역수도 올려막기'에 해당하는 동작이다. 마지막 자세는 같아도 움직이는 방향이 하나는 아래고 하나는 위로서 아주 다른 것이다.
이 비교는 저자의 비교가 어떤 수준인지 간단히 알게 해준다. 저자는 피사의 사탑이 넘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올라가는 것과 내려가는 것도 구별하지 않고 정지자세만 보고 같은 걸로 본것이다.
저자는 특공무술에서 반앞굽이로 역수도 막기를 하는 것을 보면 기천이 특공무술을 베꼈다고 하지 않을까?
3. 어장법과 쌍륵수
저자는 어장법과 "쌍륵수+상제쌍탁"이 같다고 했는데 이는 이봉철 저 '당랑적요 격투기' p28에 나온다. 이렇게 책이나 보고 퍼즐 맞추기 놀이를 하는 저자의 수준이 한심스럽다.
그런데 여기서도 '붙임수와 입환붕추'와 같이 올라가는 것과 내려가는 것을 구별 못하는 실수가 나온다. 어장법은 위쪽으로 흘러내어 방어하는 방법이고, 상륵수는 상대의 손을 잡아 내리는 방법으로서 전혀 다른 기술이다.
복싱에 인사이드 페리가 있으면 아웃사이드 페리가 있듯이 어장법은 반장과 좌우 반대방향으로서, 흘러가는 반장을 뒤집은 극히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반장과 한짝을 이루는 정합성을 가진 시스템이다. 쌍륵수도 마찬가지로 당랑권 특유의 동작인 쌍봉수에서 손바닥 하나만 뒤집은 동작으로 쌍봉수와 같은 계열에 속한다.
나름대로의 체계적인 정합성을 가지고 있고 운동방향도 다른 두 기술을 같은 기술이라고 몰아 붙이는 저의는 무엇인가?
이 운동방향이 께름직한지 저자는 거기다가 칠성당랑권의 '쌍인수'까지 포함시켜 버렸다. 그럼 어장법은 "쌍륵수+상제쌍탁+쌍인수" 라는 말인데 이건 완전히 퍼즐 짜맞추기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어느 남자가 갑자기 자기 아들이 진정 내 자식이 아니고 아내가 옆집 남자와 정을 통해서 낳은 자식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나선 남편은 결론을 내렸는데, "내 아들은 옆집 남자와 코가, 그 조카와 입이, 그 사돈의 팔촌과 발가락이 닮았다. 고로 이는 내 아내가 옆집 남자와 정을 통했다는 증거이다!!!" 이런 남자를 '의처증 환자'라고 한다.
솔찍히 이윤석님의 쌍륵수와 어장법 비교는 이런 수준이다. 그런 식으로 다 끌어 들여 짜깁기 하려면 무언들 못하겠는가?
또한 문제는 '상제쌍탁'을 거기다가 포함시키는 것이다. 상제쌍탁은 손목을 구부려 위로 처올리는 기술인데 이것은 어장법의 마지막 동작과 비슷하긴 하다. 그렇다고 어장법이 상제쌍탁을 베낀 것이라면 같은 논리로 어장법이 극진가라데의 고권막기를 베낀 것도 될 수 있다.
이윤석님은 가라데를 했다니 "고권막기"에 대해서는 잘 알 것이다. 최영의 저 "실전공수도교본" P83에 보면 고권막기의 사진이 나와있다.
어장법의 두 번째 동작이 바로 이 고권막기와 전혀 같은 모양을 한다. 팔목을 구부려 손목의 바깥부분으로 상대의 정권 아래 손목을 막는 기술이다. "어장법"과 "고권막기"는 모양만이 아니라 용법도 아주 유사하다. 상제쌍탁이 보다 오히려 고권막기에 더욱 유사하다. 주용강 저 '난절권'에 보면 '쌍제쌍조'라는 '상제쌍탁'과 유사한 기술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고권으로 상대의 턱을 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상제쌍탁'이 이와 같은 기술이라면 정말 어장법과는 관계가 없다. 어장법은 상대의 턱을 치는 법이 아니라 고권으로 막는 법이다.
그렇게 어장법은 오히려 가라데의 고권막기와 비슷하다. 그렇다고 기천이 가라데를 베낀 것일까? 그런 소리하면 남들이 바보라고 할 것이다.
솔찍히 이윤석님의 수형비교는 그 이상의 점수는 줄 수 없다.
4. 마법력권과 마보충추
이 동작들이 비슷한건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기술이 딴 데도 있는 것을 안다. 특공무술 충무형 마지막 동작이 마보충추와 아주 똑 똑같다. 특공과 당랑의 동작이 같은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는가? 물론 특공무술이 당랑권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럼 증명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아진다.
그리고 기천과 당랑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여기서도 들어난다. 당랑권은 서 있다가 주저 앉는 자세이다. 하지만 기천은 허리탄력을 이용하여 발을 앞으로 뻣어 나가는 자세이다.
만약 일어나지 못하게 위에서 누른 상태에서 앞으로 멀리 딛으라면 어떻게 움직이겠는가? 당연히 허리를 굽혔다 피고 다시 굽히는 허리탄력을 앞으로 발을 뻗을 것이다. 기천의 내가신장 자세는 이런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것이지 결코 마보를 잘못베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싶다.
5. 복호파족과 매화권
이것도 한 장의 사진은 같다. (복호파족이라는) 하나의 기술을 매화권이라는 다수의 기술과 비교하는 또 그 놀라운(?) 짜깁기 실력은 일단 접어두기로 하자.
복호파족의 핵심은 순간적으로 뛰어오르기 위해 차고 몸을 낮추는 동작이다. 매화권의 그 기술도 몸을 낮추는 동작이 있는가? 그게 아니면 두 기술은 전혀 관계가 없는 기술이다.
복호파족과 매화권에서 보이는 구수를 양쪽으로 벌리는 기술은 양손 십자막기로 상방을 막으며 팔을 그대도 돌리면 나오는 자세로서 국술계통의 합기도와 특공무술에도 많이 나오는 동작들이며 결국 십자막기의 변형일 뿐이다.
복호파족과 매화권의 그 동작은 그러면서 발로 찼다는 공통점 밖에 없다.
저자는 '복호파족'을 "복퇴쌍구수+입환쌍앙주"라고 했다. 이는 내외출판사 간 칠성당랑권 p194, 195에 나온다. 여기서도 저자의 그 사진보고 짜맞추기가 또 나온다. 그 책에 써있는 한문을 그대로 읽어 보면 '부퇴쌍조수', '입환쌍방주'가 되어야 하는데 문파에 따라서는 '복퇴쌍구수', '입환쌍앙주'라고 적는데도 있나보다. 그건 그렇다 치고 부퇴쌍조수는 '특공무술의 뒷굽이'와 같은 기술로서 기천의 '허공법'과 비슷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입환쌍방주는 전혀 아니다. 입환쌍방주는 소도(소등산식) 자세에서 양손날을 앞으로 내밀어 치는 동작이다. 기천에는 그런 동작이 없으며 복호파족은 그런 것과는 더더욱 상관없다. 기천이 당랑권을 베꼈다는 것을 억지로 주장하려니 그런 억지가 나온 것 같다.
이렇게 각종 사진을 짜 맞추는 기술은 마치 유명 여배우의 사진을 포르노와 합성하여 세상에 돌리는 것고 같은데, 바람피는 것으로 오해받는 아내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6. 금계양수일권과 종도봉통추
두 기술의 공통점은 한다리를 들고 주먹을 지른다는 것이다. 금계양수일권의 특징은 아래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동작이라는 것이다. 복호파족 같은 동작으로 아래로 낮추었다가 한꺼번에 올라가는 동작이다. 그러나 '종도봉통추'는 제자리에서 발만 바꾸며 차는 동작으로 보인다. "복호파족 → 금계양수일권"의 공식 같이 "매화권 → 종도봉통추"의 공식이 성립한다면 금계양수일권과 종도봉통추는 동일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나 아니라면 둘은 전혀 다른 기술이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종도봉통추는 다리를 공격받았을 때 그걸 깡총 뛰어 피하며 정권을 지르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두 기술은 전혀 다른 기술이다. 기천에서도 계속 깡총뛰면서 금계양수일권을 하는 경우는 있으나 그건 점프력 훈련일 뿐 실전에서 쓰는 방법은 아니다.
그리고 "봉"이라는 글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아래로 내리 누르는 동작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금계양수일권과는 운동방향이 전혀 반대이다.
또한 무시하지 못할 차이점은 금계양수일권은 다리를 든 쪽 정권이 앞으로 오다는 면에서 태권도의 "몸통반대지르기"에 해당하며 저자가 인용한 사진에 나오는 종도봉통추는 다리를 든 반대 쪽 정권을 지른다는 면에서 "몸통바로지르기"에 해당한다.
이는 사소한 차이가 아니다. 보법에 따르는 공격법과 보법에 역하는 공격법의 차이는 무술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차이이며 그걸 구별하지 못하면 무술을 실전에 적용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종도봉통추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금계양수일권은 '보법에 역하는 공격법' 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금계양수일권과 종도봉통추는 전혀 다른 기술로 보인다.
7. 양각권과 십자퇴
이건 확실히 비슷하다. 하지만 저자도 인정하듯이 십자퇴는 중국무술 어디에도 있는 동작이다. 그러므로 이 두 비교는 "기천문과 당랑권이 비슷하다는 본 소의 취지에 저합하지 않으므로 마땅히 기각되어야 한다"
8. 집기내력권과 입환충추
치는 동작만은 비슷하지만 저자는 중요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 입환충추란 소도 즉 소등산식 자세로 스트레이트를 날린다는 뜻이다. 하지만 집기내력권의 핵심은 그게 아니다. 들어올린 팔꿈치와 반대손 바닥으로 상대의 주먹을 잡는 것이 그 핵심이다. 그 다음 동작으로 몇 개의 반격법이 한 셋트를 이루고 있는데 집기내력권을 그 중에 하나에 불과하다.
'입환충추'에 잡는 동작이 없다면(당연히 업겠지만) 같은 동작이라고 할 수 없다.
9. 당랑권과 구루채수
이제 마지막으로 타권반장과 구루채수만 남았다. 사실 제대로 된 비교는 이것 하나 뿐이지만 여기도 문제점이 많다.
우선 저자는 『이 당랑수형은......... 당랑권계통의 권법을 제외하면 기천뿐이다. 무심히 지나치기가 힘든 부분이다.』 (마르스 9/10월호 p136) 라고 하며 기천과 당랑권의 연관성을 주장했지만, 이 '구수'는 소림권과 태극권에도 있는 동작이다. '내외 출판사 간 칠성당랑권 p82'에 보면 5가지 구수가 나와 있는데 그 중 소림권과 태극권의 구수가 당랑권의 구수보다 오히려 타권과 비슷하다. 이것은 저자가 완벽하지도 못한 고증을 가지고 문외한들에게 완벽한 것 처럼 위장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된다. 저자가 말하는 "기천과 당랑권의 유사성"은 다른 무술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기술분석을 해보자 (구루채수에 대해서는 서림문화사에서 출판한 주용강 저 '난절권'을 참고하였음을 미리 밝혀 둔다.)
구루채수는 "구수, 루수, 구루수, (구루)채수"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에 '구루채수'와 '타권반장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만약 타권반장이 구루채수를 베낀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원반법+반장+타권반장+반장집기"의 한 Line과 "구수+루수+구루수+(구루)채수" 라는 두 라인이 모두 같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양 쪽은 모두 나름대로의 정합성을 가진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타권과 구루채수만을 분리해서 비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뒤에 근저를 이룬 기술체계가 다르므로 타권과 구루채수는 "단순히 영향을 받아 포함된 것" 내지는 "우연히 같아 진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상어와 돌고래가 모양은 비슷해도 하나는 어류이고 하나는 포유류라는 생물학적 근저가 다른 것과 같다.
2000년 10월 9일자 마르스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반장은 출발이 당랑수였지만 초기에 지금의 모습의 바꿨다는 내용도 인터뷰를 통해 청취했습니다. 』
타권이 구루채수에서 나왔다면 그것은 모양이 같으므로 그럴 수도 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기천의 모든 반장이 다 구루채수에서 나왔다면 원반법과 집기, 그리고 일반적인 반장도 당랑수의 변형인가? 그건 모양이나 운동원리로 봐서도 전혀 성립될 수 없는 이야기이다.
타권반장은 전적으로 원반법의 운동원리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타권이 구수를 베꼈을 수는 있지만 기천의 모든 손기술을 당랑의 구루채수에 귀결시키는 것은 논리비약이다. 운동원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구수 Line"은 덮어 씌우는 기술로서 그 마지막으로서 잡아채는 동작이 나온 것이며, "반장 Line"은 잡아 돌리는 기술로서 그 마지막에 잡아채는 동작이 나온 것이다.
덮어 씌운다 함은 가라테의 수도걸이 처럼 상대의 공격을 막고서 반대주먹을 빨리 뻣기 위해 잡은 손을 고리 모양으로 내려서 잠시 잡아두는 것을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당랑권의 구수는 '가라데의 수도걸이'와 같은 맥락이다.
잡아 돌린다고 함은 합기도 계통의 방권술에서 "상단 십자막기로 상대의 정권공격을 막고 팔을 꺽으며 상대의 겨드랑 사이로 들어가는 기술"에서 상대의 팔을 꺽으며 잡는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이런 의미에서 기천의 타권은 '합기도의 십자막기'와 같은 맥락이다.
물론 타권이 구루채수를 베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타권과 구루채수가 가지는 취지인 "잡아채기"는 어느 무술에나 있다. 그렇다면 그 잡아채기 기술의 연습에 당랑의 연습법을 차용한 것일 수도 있다. (레슬러였던 택견인간문화재 신한승옹이 택견수련자들의 덜미잡이 연습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레스링의 목잡기와 같은 수련법을 만들었다는 실화가 있다.)
그런데 그것 하나 가지고 당랑과는 엄연히 다른 운동원리를 가지는 '기천의 손기술'을 모두 '당랑수'에 귀속시키는가?
운동원리가 다른 두 기술이 단 한가지가 비슷하다고 전부다 베낀 것이라는 주장은 "내 아들이 옆집 남자와 코가 닮았으니 다른 부분도 닮았을 것이고, 그러므로 저 남자 아들이지 내 아들이 아니다" 라는 논리비약과 같다.
10. 남는 의문
결국 저자가 예로서 든 "기천과 당랑권의 비슷한 기술"이라는 것은 근거가 희박한 상태이다.
나는 이번 반론을 쓰기 위하여 칠성당랑권 (내외출판사), 당랑적요 격투기 (이봉철 저, 서림문화사), 비문당랑권 (松田隆智 저, 서림문화사), 당랑권법 난절권 (주원강 저, 서림문화사), 당랑권법 대가식·소가식 (조희근 저, 서림문화사) 를 비롯하여 서림문화사에서 발행한 소신당 저 당랑권 교본 매화수권, 매화로권, 금강권, 쌍풍권, 비안장권 등등 '당랑'자가 들어간 책은 전부다 사다가 보았다.
이 책들을 보면서 저자가 이 책들에 나오는 것들을 짜깁기 한 것이라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마르스 9/10월호에 나온 당랑권 사진들 말고 손으로 크로키한 그림들은 어디서 인용한 것인가? 앞의 책 어디도 없는 것을 보니 저자가 그린 그림 같은데, 그럼 문제가 심각해진다. 저자가 자의적으로 그린 그림을 근거로 논리를 전개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논문을 저술하는데 있어서도 자기의 다른 저술을 인용하여 각주에 넣는다는 것은 금기시 되어 있다. 옛날 어떤 승려들은 자기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하여 있지도 않은 불경을 만들어서 "부처님이 말씀하신거다"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물론 저자가 없는 것을 있다고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의 의도가 개입되면 충분히 악용될 수 있다. 나보고 그런 식으로 하라면 나는 기천과 특공무술이 같은 무술임을 증명할 수 있다. '마보충추'가 특공무술에 있다라는 것은 이미 언급했고, '복호파족'은 '뒷굽이+사마귀헤처막기+앞차기' 이고, '붙임수'는 '반앞굽이+역수도막기' 이고 '소내역권'은 '손날돌려막기+역수도치기+반앞굽이' 이고........ 이런 퍼즐맞추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 글을 마치며
1. "당랑권과 기천이 같다"라는 말의 진정한 문제점은?
지금 글을 쓰는 나도 단군이래의 무술이 있다고는 절대로 믿지 않는다. 그런 무술이 있다면 5000년 동안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말이 되므로 말도 되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이 기천이 당랑권을 모방하여 급조된 무술임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쓴 이 글에서는 주장하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기천과 당랑이 모종의 영향을 주고 받았을 지라도 당랑이 한국에 들어오기 이전에 이미 그 어떤 완벽한 정합성을 가진 무술체계가 있었으며 그것을 기천이라 하여도 무방하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설령 백보양보하여 기천이 당랑권을 베껴서 급조된 무술이라 하더라도 업그레이드면 업그레이드지 다운그레이드(?)는 절대로 아님을 강조하였다. 만약 그렇게 우수한 체계를 갖춘 무술을 일조일석에 만들 수 있었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다.
마르스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2000년 10월 9일자로 기천을 수련하는 류운님의 질문에 대해서 운영자의 다음과 같은 답변이 있었다.
『전통무술을 표방하는 단체들에서는 흔히 '기마식'없는 무술이 어디있는가하면서 변형된 기마식 또는 참장을 수련하는데 이것이 고정관념이라는 것입니다. 』
『박대양문주가 하산하여 사람들을 가르칠때 이미 중국식 기본자세들을 연습했다는 것을 보아 중국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있습니다. 』
『그리고 박대양 문주가 70년대 초반에 삼각지에 있었던 임풍장의 당랑권도장에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며 체제한 기간은 대략 6개월정도입니다.』
『그리고 내가신장은 초기에는 그런 식의 모습이 아니라 (인터뷰에 근거한다면) 더욱 중국무술에 가까운 형태였습니다. 반장은 출발이 당랑수였지만 초기에 지금의 모습의 바꿨다는 내용도 인터뷰를 통해 청취했습니다. 』
중국무술과 같으면 "베낀 것" 이고 다르면 "잘못 베낀 것"이라는 양단논리에 우선 놀라움을 금지 못한다.
마르스의 말은 쉽게 말하면 기천은 대양진인이 임풍장 노사에게 6개월간 배운 것을 가지고 변형되어서 가르치는 것이라는 것이다. 모든 다양한 수를 '내가신장'과 '반장'이라는 두가지 원리에 의해 통합하는 "놀라운 기천의 정합성"에 반해서 기천에 수련하는 대다수 기천인들은 이 말을 인정할 수 없다.
기천의 모든 보법은 내가신장의 변형이다. 그런데 "기천의 내가신장 자세는 잘못된 자세이고 다른 자세들은 다 중국무술을 베낀 것"이라는 것을 기천보법의 기술적 통일성과 우수성을 송두리채 부정하는 것이다. 또한 기천의 손기술은 원반법에 의해 통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타권반장도 그 응용에 불과한 것인데 "기천의 반장수가 모두 당랑수의 변형" 이라면 역시 기천수법의 기술적 통일성과 우수성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다.
그것도 오랜 세월을 연구개발해서 변형된 것이 아니고 "6개월 동안 배워서, 몇 년동안 급조된" 것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잘못 베낌으로서 체계내에 불합리와 모순이 상존하는 불완전한 무술"이라는 것이다. 만약 기천이 이런 무술이라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사파에 불과하다.
저자가 근거로 제시한 사진들은 앞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예외없이 주관적이고 비정확한 동작들이며, "여배우의 사진과 포르노배우의 몸을 합성한 음란사진" 같은 것이 대부분이다.
기천과의 교류로 당랑권의 일파가 변형되었다거나, 300년전 한국으로 들어온 중국무술의 기법을 한국무술이 수용하다가 기천이 발생했다거나, 아니면 같은 한자문화권에 있는 무술이므로 기본자세가 원래 비슷했다거나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굳이 대양진인이 임품장 노사의 집에 머문 것을 원용하여 기천의 역사를 "그때 그 사건"에 전부 귀결시키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물론 역사의 진실이 밝혀 진다면 마르스나 기천 중 하나는 사기꾼의 오명을 들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기천이 당랑권을 베꼈다"는 주장 외에 "기천은 당랑권을 [잘못] 베낀 엉터리 무술이다."라는 주장을 하나 더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 어떠한 경우도 오류이다.
기천이 당랑권을 베낀 것이라고 하더라도 다운그레이드(?)만 아니라면 흥분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오히려 기천회비만 내고 당랑권까지 배울수 있으니 더욱 좋은 일이다. 하지만 "잘못 베낀" 무술로 격하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2. 마르스의 마지막 연재를 보고
11/12월호의 마지막 연재에는 다음과 같이 써 있었다.
1. 기천은 박대양문주가 산에서 배운 수들에서 원리가 출발한다 2. 기천이란 이름도 처음부터 존재했다. 3. 기천과 당랑권이 비슷하다는 주장은 편협한 관점이며 편견이다.
물론 저자는 다르지만 갑자기 이야기가 달라진 것 같다. 그 전 연재에서만 해도 "디지털 서적이 일반화될 즈음이면 이런 논쟁이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기천의 모든 것이 당랑권과 같다고 기염을 토했던 것이 기억난다. 심하면 "사람 놀리냐?"는 이야기가 나올 법한 이야기다.
하지만 진정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기천에 투로가 있고 기마식이 있다는 이유로 결국 "내용적으로는 한국무술이지만 형식적으로는 중국무술"(11/12월호 p109)라고 하였다. 그럼 한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이 글을 쓴 한병기님은 이윤석님에 의해 이루어진 기천과 당랑권의 기술비교가 제대로 된 비교라고 생각하시는 지에 대한 문제이다. 만약 이윤석님의 주장을 베이스에 깔고 그런 의미에서 "형식적으로는 중국무술"이라고 했다면 "내용적으로는 한국무술"이라는 말도 "빛 좋은 개살구" 밖에는 안된다.
"기천에서 내가신장은 처음에는 존재하지 않았다."(11/12월호 p108), "그 전에는 무릎사이를 좁히지 않았으며, 마보의 다리자세를 그대로 연습했다. 이것이 후대로 넘어오면서 자세가 변화한 것이다."(11/12월호 p109), "처음에는 박대양 문주가 당랑권에서 배운 당랑수를 연습하였는데 당랑수와 너무 똑같다고 하자, 손바닥을 펴서 하게 되었으며 그 후에 지금의 반장수로 변화하였다." (11/12월호 p109)
내가신장과 반장으로서 모든 기술을 다 통일하는 기천의 기술적 우수성을 부정한다면 어떠한 찬사도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병기님의 의견은 "기천은 중국무술의 마보를 잘못 베껴 엉덩이나 뒤로 빼는 엉터리 자세를 하는 무술" 이라는 관점과 "기천의 손기술은 당랑수의 변형일 뿐" 이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으면서도 말만 기천이 당랑권과 다르다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5가지 원리를 가지고 나왔으나 실제로 중국무술의 단련법으로 제자를 가르친 스승과 그 스승에게서 당랑권의 기술을 배우면서 민족문화에 대한 열정으로 기천을 정립한 70년대 제자들....." 그 들에 의해 기천이 만들어졌다면 지금의 기천은 당랑권인가? 기천인가?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 받다가 아주 몸까지 다 바꾸어버렸다면 그는 더 이상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다. 아무리 "산에서 가져온 5가지 원리에 대해 운운해도 기천이 당랑권을 잘못 베낀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싶다.
한병기님이 한 말이 또 생각난다.
『지금도 일부 한국무술을 표방하는 단체에서 허리단련을 한다면서 엉덩이를 과도하게 뒤로 빼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허리훈련은 다른 좋은 방법이 많다. 이 잘못된 자세는 이덕강에게서 출발한다.』 (마르스 7/8월호, 중국무술의 한국유입과정, p19)
죄송하지만 기천의 내가신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기천이 전통무술이니 당랑권을 베긴 것이니 하는 것에 대해 논할 자격이 없다.
기천의 일개 수련인으로서 마르스에 대한 반론을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지만 마지막 연재가 끝나는 지금의 시점에서야 글을 올린다. 중간에 하는 말을 끊어서는 안되는 것이 대화의 예의인 것처럼, 연재가 끝나기도 전에 비판을 시작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반론을 쓰기 위해서 나는 서점에 가서 "당랑"자가 들어가 있는 책을 모조리 다 사서 읽어 보았다. 당랑권을 해본 적이 없는 내가 책을 통해 평가해보려는 것이 한없이 한심스러웠으며, 또한 기천과 당랑권의 기술을 비교하는 데에 있어서 합기도의 술기와 평수법이라는 시각을 벗어나기가 힘든 나의 안목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부끄러워하는 이 모든 일들을 이윤석님이 몇 달 전에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마르스에 처음 연재가 된 이후 지금까지 많은 독자들은 기천이 당랑권을 베낀 무술이라는 인상을 깊게 받았을 것이며, 이 인상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기천은 '외부의 평가'를 처음 접해본 후 나름대로 반성도 하면서 체질을 강화시킬 수 있겠지만, 외부로부터 받은 이미지 실추라는 상처는 어떤 결과가 나더라도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연재가 끝나는 즉시 독자들은 기천을 사이비 무술로 잠재의식 속에 각인시켜 버린 뒤 완전히 관심을 끊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언론에 의한 피해는 이렇게 심각한 것이다........
물론 기천이 중국적인 무술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기천에서 공식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기천의 계보 중 최고로 오래된 원혜상인 이전의 시대에 중국에서 전래된 당랑권이나 아니면 진가태극권, 그리고 이가권 같은 무술이 토착화하면서 기천이 된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기천과 상기한 무술들이 비슷하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솔찍히 이번 기천과 당랑권에 대한 마르스의 연재에서 이런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다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이윤석님의 비교는 솔찍히 통신가에 떠도는 루머수준에 지나지 않았으며 결국 무술전문지 마르스의 품격을 떨어뜨렸다고 나는 생각한다.
기천이 중국무술의 어느 문파와 비슷하다는 근거가 발견된다면 기천인들은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마르스게시판에서 퍼온글입니다.-
중동기천 카페에서 재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