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원 박사의 周·人·工 四書三經] *—<제71강> (2017.07.17)
— <周·人·工 四書三經>은 ‘周易과 人性을 工夫하는 四書三經 강좌’를 말한다 —
주역(周易) (제12강)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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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공부> [49]澤火革 [50]火風鼎 [51]重雷震 [52]重山艮 [53]風山漸 [54]雷澤歸妹
[55]雷火豊 [56]火山旅 [57]重風巽 [58]重澤兌 [59]風水渙 [60]水澤節
오늘의 주역(周易) 읽기 ⑨ ☞ [57] 중풍 손(重風巽)
[57] 손괘 (重風 巽卦)
* <巽卦 第五十七>— 이 괘는 상괘도 손괘(巽卦)이고 하괘도 손괘(巽卦)이다. 손괘(巽卦)는 아래의 음(陰)이 두 양(梁)을 순조롭게 따라, 만사에 거스르는 일이 없다. 상층부와 하층부가 모두 이와 같기 때문에 이 괘의 이름을 ‘겸손하다’, ‘순조롭다’ 등의 뜻을 지닌 ‘손(巽)’이라고 불렀다.
이런 상황에서는 ‘너무’ 겸손해도 문제가 있다. 겸손하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는 떨쳐 일어나야한다. 겸손해야 할 때 겸손하고 겸손하지 않아야 할 때 겸손하지 않는 것이 진리이다. 손괘는 겸손해서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므로 전체의 질서에 맞추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時中)의 도리는 손괘(巽卦)에서도 중요한 덕목이다.
* [중풍손(重風巽)의 괘사(卦辭)] ————
| 巽, 小亨, 利有攸往, 利見大人. |
[57巽] 겸손하여 문제가 되는 형국이다. 조금 밝은(적극적인)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바가 있어야 이롭다. 대인(大人)을 보는 것이 이롭다.
* [강설(講 說)] ————
손괘는 상하가 모두 손괘여서 지나치게 겸손하다. 그러다 보니 적극성을 요구하는 일에서는 그르치기 쉽다. 이러한 이치를 안다면, 다소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바가 있어야 이롭다’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작은 일에 만족하여 안주하고 있는 자신을 분발시켜 뜻을 크게 갖고 떨쳐 일어날 수 있도록 깨워주고 인도해 줄 대인(大人)을 만나는 것이 이롭다.
* [중풍손(重風巽)의 단전(彖傳)] ————
[57巽] 彖曰, 重巽以申命. 剛巽乎中正而志行, 柔皆順乎剛,
是以“小亨, 利有攸往, 利見大人”.
단(彖)에서 말했다. “거듭된 손괘는 거듭 명령(命令)을 내려야 한다. 굳센 것이 중앙(中央)의 바른 곳에서 겸손하게 있으므로 뜻이 행해지며, 부드러운 것이 모두 굳센 것을 따르니, 이 때문에 조금 밝은 마음을 가져야 하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바가 있음이 이로우며, 대인(大人)을 보는 것이 이롭다.”
* [강설(講 說)] ————
손괘(巽卦)의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은 겸손하기 때문에 명령(命令)을 내려도 사람들이 잘 따르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명령을 내릴 때에는 거듭해서 내려야 한다. ‘굳센 것이 중앙의 바른 곳에서 겸손하게 있다’는 것은 구오(九五)를 말한다. 또 ‘부드러운 것이 모두 굳센 것을 따른다’는 것은 초육(初六)과 육사(六四)가 위의 양(梁)을 따른다는 말이다.
* [중풍손(重風巽)의 상전(象傳)] ————
[57巽] 象曰, 隨風, 巽, 君子以申命行事.
상에서 말했다. “바람을 따르는 것이 손(巽)이니
군자는 이 괘의 이치를 살펴 거듭 명령을 내려 일을 행한다.”
* [중풍손(重風巽)의 효사(爻辭)] ————
‘上九, 巽在牀下, 喪其資斧, 貞凶.’ ‘九五, 貞吉, 悔亡, 无不利, 无初有終, 先庚三日, 後庚三日, 吉.’ ‘六四, 悔亡, 田獲三品.’ ‘九三, 頻巽, 吝.’ ‘九二, 巽在牀下, 用史巫紛若吉, 无咎.’ ‘初六, 進退, 利武人之貞.’ |
* [중풍손(重風巽) 초육(初六)의 효사] ——
[57巽] 初六, 進退, 利武人之貞.
象曰, “進退”志疑也, “利武人之貞”志治也.
초육(初六)은 나아갔다가 물러갔다가 하니, 무인처럼 꿋꿋하게 지키는 것이 이롭다. 상에서 말했다. “나아갔다가 물러갔다가 하는 것은 뜻이 불안정하기 때문이고, 무인처럼 꿋꿋하게 지키는 것이 이로운 것은 뜻이 안정되었기 때문이다.”
· ‘利武人之貞’에서 ‘貞’은 ‘참고 견딘다’ 곧 ‘꿋꿋하게 지킨다’
· ‘志疑也’에서 ‘疑’(의)는 ‘망설이고 의심스러워하다’ 곧 ‘불안정하다’
· ‘志治也’에서 ‘治’(치)는 ‘다스려졌다’ 곧 ‘안정되었다’
* [강설(講 說)] ————
『역전』에서 말했다. “초육은 유약한 음으로 중하지 못하고 가장 낮을 곳에 처하여 강을 받들고 있으니 지나치게 비손(卑巽)한 자이다. 비루할 정도로 겸손하면, 마음에 두려워하여 편안하지 못해서 혹 나아가고 혹 물러갈 바를 모르니, 이로운 바는 무인의 바름에 있다.”
바로 위의 선배인 구이(九二)의 말을 들으면 그것이 옳은 것 같고 자기가 친한 육사(六四)의 말을 들으면 그것이 옳은 것 같아서 우왕좌왕(右往左往)하는 형상이다. 그래서 ‘나아갔다가 물러갔다 한다’고 했다. 이런 경우 무인(武人)처럼 꿋꿋하게 자기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것이 이롭다.
* [중풍손(重風巽) 구이(九二)의 효사] ——
[57巽] 九二, 巽在牀下, 用史巫紛若吉, 无咎.
象曰, “紛若之吉”得中也.
구이(九二)는 겸손하게 침대의 아래에 있으니, 그 때문에 축사나 무당이 분주하여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 상에서 말했다. “분주하여야 길한 것은 중심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用史巫紛若吉’에서 ‘用’은 ‘이(以)’와 통용. ‘史’는 ‘祝史’(축사) ‘제사 때 축문을 외는 사람’
‘巫’는 ‘巫堂’(무당). ‘紛若’(반약)은 ‘분주하다’, ‘~若’은 어조사 ‘~연(然)’과 통용.
* [강설(講 說)] ————
『역전』에서 말했다. “구이(九二)가 양(陽)으로서 음위(陰위)에 처하여 아래에 있으므로 손순함을 지나치게 하는 자이다. 공손함이 침상(寢牀) 아래에 있다는 것은 편안한 바를 넘은 것이다. 사람이 비손(卑巽)함을 지나치게 하는 것은, 두려워함이 아니면 아첨하여 기쁘게 하는 것이니 모두 정도(正道)가 아니다.”
나약하고 겸손한 사람은 그러한 생황에 매몰(埋沒)되어 안주하기 쉽다. 이럴 때 무당이나 축사가 하늘의 뜻과 인간을 소통시키는 것처럼, 구이(九二)와 구오(九五)의 뜻을 소통시키기 위해 분주히 활약을 해야 상하가 소통할 수가 있다. 그래서 ‘축사(祝史)나 무당(巫堂)이 분주하여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고 했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공자 중이(中耳)는 망명 도중 제(齊)나라에 간 일이 있다. 그때 그는 제나라 공주와 혼인하여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돌아갈 뜻을 잃었다. 그러자 부인인 제나라 공주는 ‘남자가 고생스럽지 않으면 쉽게 안주하므로, 큰 뜻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하면서 중이를 다시 험한 망명길로 내쫓았다. 중이는 후에 고국으로 돌아가 왕이 되었고, 훌륭한 정치로 국력을 크게 신장시켰다. 그가 바로 춘추 오패의 한 사람인 진문공(晉文公)이다.
구이(九二)는 중심에 있기 때문에 중요하고 중대(重大)한 역할을 해야 할 존재이다. 나약해져서는 안 된다.
* [중풍손(重風巽) 구삼(九三)의 효사] ——
[57巽] 九三, 頻巽, 吝.
象曰, “頻巽之吝”志窮也.
구삼(九三)은 겸손을 자주하면 한스러워진다. 상에서 말했다. “겸손을 자주하면 한스러워지는 것은 뜻이 궁해지기 때문이다.”
* [강설(講 說)] ————
『역전』에서 말했다. “구삼(九三)은 양으로서 강에 처하여 중을 얻지 못하고 또 하층부의 위에 있으니 강하고 높은 체 하는 재질로 공손할 수 있는 자가 아니요 억지로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러 번 잃는 것이다.”
지나치게 자주 양보만 하다 보면 스스로 답답한 지경에 이른다. 그래서 ‘겸손을 자주하면 한스러워진다’고 한 것이다. 겸손하고 양보만 하다 보니 자기의 자리나 역할을 잃어버리면 변명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 ‘뜻이 궁해진다’고 한 것이다.
* [중풍손(重風巽) 육사(六四)의 효사] ——
[57巽] 六四, 悔亡, 田獲三品.
象曰, 田獲三品, 有功也.
육사(六四)는 후회할 일이 없다. 사냥을 하여 세 가지 노획물을 얻는다. 상에서 말했다. “사냥을 하여 세 가지 노획물을 얻는 것은 공을 이루는 것이다.”
* [강설(講 說)] ————
육사(六四)는 겸손한 사람이 이제 막 상층부에 진입하여, 윗사람의 위치가 된 경우이다. 이때 가장 필요한 덕목이 겸손이다. 육사(六四)는 겸손하여 윗사람을 잘 모시고 거만하지 않아서 아랫사람들이 잘 따른다. 그래서 '후회할 일이 없다.' … 겸손한 사람이 윗자리에 오르고 모두들 그를 좋아할 경우에는 도와주는 사람도 많아 기쁜 일이 겹치게 된다. 비유컨대, ‘사냥을 나가 노획물을 많이 얻는’ 격이다. ‘三品’은 ‘많다’는 뜻이다.
* [중풍손(重風巽) 구오(九五)의 효사] ——
[57巽] 九五, 貞吉, 悔亡, 无不利, 无初有終,
先庚三日, 後庚三日, 吉.
象曰, 九五之吉, 位正中也.
구오(九五)는 시비를 잘 가려 바르게 하여야 길하며 후회함이 없을 것이니 이롭지 않음이 없다. 처음 시작하는 일은 없지만 유종의 미는 거둘 수 있다. 변화가 있기 전 3일 동안 신중하고 변화가 있고 난 뒤 3일 동한 신중하면 길하다. 상에서 말했다. “구오(九五)가 길한 것은 자리가 바르고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 ‘先庚, 後庚’의 ‘庚’(경)은 십간 중 일곱 번째. 여섯 번째 ‘기(己)’가 사태가 급변하는 지점이라면 ‘庚’은 그 다음이므로 사태가 급변한 이후의 시점이다. 따라서 ‘庚’은 ‘변경된다’의 뜻
* [강설(講 說)] ————
구오(九五)는 전체의 실권을 가진 우두머리이다. 모든 일을 최종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해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겸손하면, 남의 주장에 이끌려 우와좌왕하여 배가 산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흉하다. 남의 주장을 경청하되 줏대를 가지고 시비를 가려서 소신껏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시비를 잘 가려 바르게 하여야 길하며 후회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겸손한 사람이 논의의 장에서는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먼저 제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남의 의견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종합하고, 원만하게 처리하여 ‘유종의 미’를 거둔다.
* [중풍손(重風巽) 상구(上九)의 효사] ——
[57巽] 上九, 巽在牀下, 喪其資斧, 貞凶.
象曰, “巽在牀下”上窮也, “喪其資斧”正乎凶也.
상구(上九)는 겸손하게 침대에 아래에 있으면 힘이 되어 주던 도끼를 잃을 것이니, 소극적으로 대처하면 흉하다. 상에서 말했다. “겸손하게 침대의 아래에 있는 것은 윗사람으로서 궁한 것이고, 그 힘이 되어 주던 도끼를 잃는 것은, 틀림없다. 흉한 것이.”
* [강설(講 說)] ————
『역전』에서 말했다. “상구(上九)가 손괘(巽卦)의 극(極)에 있으니 공손함을 지나치게 하는 자이다. … 양강(陽剛)은 본래 결단함이 있으나 지나치게 공손하여 강단을 잃어서 가지고 있는 것을 잃으니 이는 도끼를 잃는 것이다.”
‘겸손하게 침상(寢牀)의 아래에 있다’는 것은 비루할 정도로 겸손한 상태를 말한다. ‘도끼’는 원로로서의 권위(權威)를 상징한다. 마음씨가 지나치게 착한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재산을 다 준 뒤에 외롭고 딱한 처지에 놓이는 것이 바로 이와 같다.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