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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별 알퐁스 도데

작성자김완태(miraclehand)|작성시간10.04.20|조회수335 목록 댓글 0

 

 

별 알퐁스도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입니다.

함께 읽어보세요.

 

 

 

 

나는 목동이에요. 뤼브롱 산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양 떼를 돌보며 산 속 오두막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지요. 친구라고는 사냥개 라브리뿐이에요. 사람은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는 곳이지요. 어쩌다 한번 약초를 캐러 다니는 몽 드뤼르의 수도승들이나 숯장수로 보이는 사람들을 만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들은 말 한번 걸지 않고 그냥 지나쳐 갈 뿐이지요.

 

혼자 외롭게 지내는 내게도 기다려지는 사람이 있어요. 이 주일에 한번씩 보름치의 식량을 가지고 찾아오는 우리 농장의 꼬마 미아로와 노라드 아주머니예요. 산 아랫마을에서 올라오는 노새의 방울소리가 들릴 때면, 나는 얼마나 가슴이 설레는지 몰라요. 둘을 만나면 마을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으니까요. 내가 가장 알고 싶은 것은 주인집 딸 스테파네트 아가씨에 대한 소식이에요. 목동이 그건 알아서 무엇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거예요. “나는 스무살이에요. 그리고 아가씨는 정말 예쁘잖아요.”

 

 

노라드 아주머니를 기다리던 어느 일요일이었어요.

점심때쯤 되니까 천둥이 치고 소나기가 쏟아지지 않겠어요? ‘길이 나빠 노새를 몰고 오지 못하나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오후가 되자 하늘이 활짝 개었어요. 그리고 얼마 뒤, 노새의 방울 소리가 들려 왔어요. ‘ 아 이제 오는 구나 !’ 나는 몹시 반가워 오두막 집에서 뛰쳐 나갔어요. 그런데 다음 순간, 나는 심장이 얼어붙는 줄 알았어요. 노새를 몰고 온 사람은 바로 스테파네트 아가씨였어요. “내가 와서 놀랐구나? 미아로는 감기 몸살로 몸져누웠어. 노라드 아주머니는 휴가를 받아 집에 갔고. 일찍 출발했지만 도중에 길을 잃었지 뭐야. 많이 기다렸지?” 아가씨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어요. 모습이 마치 무도회라도 다녀온 듯 싶었어요.

 

 

 

‘오,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가씨!’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이렇게 가가이에서 보다니, 정말 꿈만 같았어요. 겨울에 양 떼를 몰고 마을로 내려가면, 농장에서 가끔 아가씨를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하인들에게 말을 건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그런 아가씨가 내 눈 앞에 서 있다니, 믿어지지 않았어요. “난 참 멋진 곳에서 살고 있구나.” 아가씨는 푸른 들판으로 뛰어가며 환하게 웃었어요.

아가씨는 오두막 집안으로 들어갔어요. “이게 바로 침대니? 양가죽을 까라 놓았구나.” 아가시는 신기한 듯 침대를 살펴보더니 침대 위에 앉았어요. 그리고 벽에 걸린 모자, 망토 등을 호기심 어린 눈길로 보았어요. “ 이방에서 자면 무섭지 않니? 가엽기도 해라. 그래 무슨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내니?” 나는 아가씨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어요. ‘하루 종일 당신 생각만 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가슴이 떨려 한마디도 할 수 없었어요.

아가씨는 이것저것 구경을 하고는 빈 바구니를 노새에 실었어요. “그만 돌아갈게. 안녕” “잘 가세요, 아가씨.” 우리는 작별 인사를 했어요. 아가시는 노새를 타고 떠나며 손을 흔들었어요. 나는 아가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어요. 문득 내가 꿈을 꾼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가 서산에 걸릴 무렵, 양들은 우리 안으로 들어왔어요. 그런데 산비탈 아래에서 누군가 나를 부르지 않겠어요. 스네파네트 아가씨 였어요. 아가씨는 노새를 몰고 나타났는데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어요. “소나기로 물이 불어난 계곡을 건너다가 물에 빠졌어.” 아가씨는 추위와 두려움에 떨고 있었어요. “어쩌면 좋아? 가족들이 날 기다릴텐데.” 산 속은 금방 어두워져 아가씨 혼자 산을 내려갈 수 없었어요. 양 떼를 놔두고 내가 아가씨를 바래다 줄 수도 없었지요.

 

나는 겁에 질린 아가씨를 안심시켰어요. “아가씨, 걱정마세요. 칠월이어서 밤이 아주 짧아요. 그릭고 산짐승도 이 곳엔 오지 않아요.” 나는 얼른 모닥불을 피워 아가씨를 불렀어요. “불을 쬐고 있으면 옷이 금방 마를 거예요.” 나는 따뜻한 우유 한잔과 치즈를 내놓았어요. 그러나 아가씨는 먹지도 않고 그저 울기만 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도 그만 울고 싶어 졌어요.

어느새 주위가 캄캄해졌어요.

나는 오두막 집으로 들어가 내 침대에 깨끗한 짚을 깔고, 그 위에 새 양가죽을 덮었어요. 아가씨의 잠자리를 마련한 거예요. “아가씨, 이제 그만 들어가 쉬세요.” 나는 아가씨를 집 안으로 들여보내고 밖으로 나왔어요.

 

밤 하늘에는 맑고 영롱한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어요. 나는 밤을 지키는 별처럼 마당가를 서성거렸어요. 내가 아가씨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했어요. 양처럼 순결한 아가씨가 내가 지키는 곳에 잠들어 있다는 것이 그저 자랑스럽기만 했어요.

나는 늑대가 덤빈다해도 하나도 겁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아가씨를 생각하면 저절로 힘이 솟으니까요. 사그라드는 불을 살리려고 장작을 챙기고 있을 때였어요. 갑자기 문이 열리며 아가씨가 나왔어요.

 

 

“ 잠이 오지 않아서.....,모닥불을 쬐며 있을래.” 나는 외투를 벗어 아가씨의 어깨에 걸쳐주었어요. 나는 아가씨와 나란히 앉아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어요. 밤 하늘은 소금을 뿌려 놓은 듯 별들로 가득했어요. 바로 그때, 별동별 하나가 하늘을 가르며 떨어졌어요. “어머, 저게 뭐지?” 아가씨는 신기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어요. “천국으로 가는 영혼이에요.” 나는 이렇게 대답하며 가슴에 성호를 그었어요.

 

 

“참 목동들은 전부 점쟁이란던데, 그게 사실이야?”“아니에요. 남들보다 별에 대해 조금 더 알 뿐이죠, 뭐.” 나는 하늘을 가리키며 아가씨에게 물었어요. “아가씨, 저기 국자 모양으로 생긴 일곱 개의 별이 무엇인지 아세요?”“글세 모르겠는데.” “저 별이 바로 북두칠성이에요. 그리고 저 별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은 ‘목동의 별’이고요, 양떼를 몰고 나가는 새벽이나 양떼를 몰고 들어오는 저녁에 변함없이 우리를 비춰주지요. ‘마글론’이라고도 부르는데, 칠년에 한번씩 결혼을 해요.”

“뭐라고? 별들이 결혼을 한다고?” 아가씨는 깜작 놀라는 표정을 지었어요. “그럼요, 아가씨.” 나는 별들이 어떻게 결혼하는지 이야기해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보드라운 무엇이 내 어깨에 가볍게 얹혀지는 것을 느꼈어요.

아가씨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잠이 든 거예요. 아가씨는 날이 밝을 때까지 꼼짝 않고 있었어요.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어요.

수많은 별들 가운데 가장 작고 아름답게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 앉아 고이 잠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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