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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선생문집

탁영선생문집 시(詩) 갱진사십팔영 3/3

작성자죽산|작성시간15.01.05|조회수217 목록 댓글 0

탁영선생문집(濯纓先生文集)

제6권(卷之 六) 시(詩) 갱진사십팔영(賡進四十八詠) 3/3

임금에게 화답하여 올린 48수의 시[1]

[1]임금에게……시 : 1493년(성종24) 7월에 탁영 선생이 사가독서하고 있을 때 성종의 하명(下命)에 따라 응제(應製)하여 올린 시이다. 성종은 <비해당사십팔영(匪懈堂四十八詠)>에 차운하여 짓고, 이를 문장에 능한 홍귀달(洪貴達), 채수(蔡壽), 유호인(兪好仁)과 선생에게 차운하여 올리도록 하였다.

 

 

35. 蜀葡萄(촉포도)

     촉나라 포도

 

 漢家三十六離宮 한나라 왕실의 서른여섯 이궁에

新蔓抛絲帶雨濛 실이 얽히듯 새 포도 넝쿨이 자욱이 비를 띠었네

馬乳休論靑玉瑩 마유를 맑은 청옥이라 논하지 마라

龍鬚先愛翠雲濃 용의 수염은 원래 짙푸른 구름 좋아한다네

槎回南浦星光宛 뗏목이 남포로 돌아오니 별빛이 완연하고

瓮釀西州酒氣融 서주에는 술독에 빚은 술기운 무르익었네

遺母均添甘露降 유모가 고루 맛을 내니 감로가 내리고

小兒歸自法筵中 어린아이는 법연에서 돌아온다

 

 

36. 安石榴

     안석류

 

染茜高枝倚畫墻 높은 가지에 빨간 열매 달고 채색 담에 기댄 모습

玳紋皴殼老秋芳 거북 무늬로 껍질이 터져 늦가을이 향기롭네

千珠作骨誰誇異 뼈가 된 일천 개의 구슬 누가 기이하다 자랑할까

百子同包可獻祥 일백 아들을 한 배에 싸안았으니 축복 드릴 만하네

玉椀盛留紅豆粒 옥주발에는 빨간 콩알 담겨 있는 듯하고

冰壺滴凍紫瓊漿 옥병에는 보랏빛 옥즙이 방울져 얼었네

如何博望中君欲 어찌하여 박망후[1]는 임금의 기호 맞추려고

使節虛勞十八霜 십팔 년을 사절로서 헛되이 수고만 했나

[1] 박망후(博望侯) : 한(漢)나라 때의 장건(張騫)으로, 월지국(月支國)에 사신으로 갔다가 흉노에게 붙잡혀 13년 동안 억류되었는데 도중에 탈출하였고, 나중에 흉노를 정벌하는데 공을 세워 박망후에 봉하여졌다. 뗏목을 타고 은하에 올라가 견우직녀를 보았다는 설화로 유명하다. 안석국(安石國 : 서역)에 사신으로 갔을 때 안석류(安石榴)를 처음으로 중국에 도입하였다 한다.

 

 

37. 假山烟嵐(가산연람)

     가산의 연기와 이내

 

愚山半落小平泉 우산[1]은 반쯤 작은 평천장[2]을 이루었는데

尺壑拳峯列檻前 한 자 골짜기에 주먹 봉우리가 난간 앞에 줄지어 있네

石氣蒼流明月地 암석엔 이내 서리고 맑은 물이 흐르며 달 밝은 곳이요

林光翠滴白雲筵 숲빛은 푸르고 흰 구름이 도는 자리로다

鰲頭戴髻蟠三島 자라가 상투를 이고 삼신산에 엎드려 있는 듯

星頂聯珠墮五躔 별은 주옥을 장식하듯 다섯 별자리에 떨어뜨려 놓았네

欲問桃源無覓處 도원이 어디냐고 물어도 찾을 곳이 없고

飛花溪上舞回旋 떨어지는 꽃잎만 춤을 추며 선회하네

[1] 우산(愚山) :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산을 인용한 이름인 듯하다. 옛날 우공(愚公)이 집앞의 산이 불편하여 다른 곳으로 옮기고자 오랜 세월 계속 쉬지 않고 노력하였는데 상제가 감동하여 옮겨주었다고 한다. 즉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교훈의 우화다.

[2] 평천장(平泉莊) : 당(唐)나라 이덕유(李德裕)의 별장을 말하는데 많은 대사(臺榭)와 기화요초와 기암괴석을 갖추어 선경 같았다 한다.

 

 

38. 盆池雲月(분지운월)

     작은 연못의 구름과 달

 

輕雲淡月暎春除 가벼운 구름과 맑은 달이 봄 뜰을 비추니

盆樣華池鏡面如 동이 모양의 아름다운 연못이 거울 같구나

朝影晴涵瓊葉動 아침에는 옥엽 그림자가 맑게 잠겨 흔들리고

夜光圓浸玉輪徐 밤에는 둥근 달이 잠기어 한가로이 빛을 낸다

風生微浪搖錢荇 바람이 일면 잔잔한 물결이 마름잎을 흔들고

雨滴纖紋漾寸蕖 빗방울 떨어지면 작은 파문에 작은 수초잎 일렁인다

也識水深纔數尺 물 깊이가 겨우 수 척밖에 안됨을 알겠거니

應難容畜化龍魚 용이 될 고기를 넣어 키우기는 어려우리라

 

 

39. 琉璃石

     유리석

 

十目丁寧聖戒嚴 ‘열 눈이 보고 있다’[1]는 성인의 경계 엄연하건만

好奇不惜價還兼 신기함을 좋아하여 값이 곱절이 되어도 아끼지 않네

夜騰星彩通身瑩 밤엔 별빛만 몸속을 통과해도 환히 밝고

天削珠稜聳頂巉 저절로 깎인 구슬 모서리는 뾰족하게 솟아 있네

雲月有光如道在 구름 속의 달은 빛이 있어 도가 있음을 알겠으며

鏡花無迹證禪參 거울 속의 꽃은 자취가 없어 참선으로 깨닫겠네

何如擲向東園裏 이를 동산 가운데에 던져 놓아서

領得遊人更顧瞻 노니는 이들이 구경할 수 있게 하면 어떠할꼬

[1]열 눈이 보고 있다[十目所視] : 마치 열 개의 눈이 자기를 바라보는 듯이 생각하여, 혼자 있을 때라도 늘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는 많은 사람이 비판하는 바는 매우 엄정해서, 그 비판 앞에서는 자기의 언행이나 본성을 숨기지 못한다는 뜻이다. 《大學章句 傳6章》

 

 

40. 王車璖盆(차거분)

     큰 조개 분

 

蚌紋蛤理斸山深 방합 조개의 무늬와 결은 산에 골을 판 듯한데

珍器窪然抵海琛 우묵하게 생긴 진기한 그릇 바다의 보배로다

風皺鏡湖生細浪 바람이 맑은 호수를 주름잡아 잔물결이 이는 듯

雲烘璇月逗輕陰 구름이 고운 달빛을 받아 가벼운 그늘을 드리운 듯

明通可玩金魚隊 투명하여 그 안에 금붕어 떼를 완상할 수 있고

虛受堪栽玉樹林 속이 텅 비어 옥수를 심을 만도 하네

一種玻瓈兼瑪瑙 파려의 일종으로 마노와도 어울린다마는

空敎喪志更勞吟 공연히 심지를 잃게 하고[1] 수고로이 읊게도 하네

[1] 심지를 잃게 하고 : 완물상지(玩物喪志)를 이르는 말로, 어떤 기물을 가지고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소중한 자기의 의지를 잃는다는 뜻이다. 물질에만 너무 집착하다 보면 마음속의 빈곤을 가져와서 본심을 잃게 됨을 비유한 말이다. 《書經 旅獒》

 

 

41. 麝眠園草(사면원초)

     동산 풀밭에서 조는 사향노루

 

爲汝宮林借一廛 너를 위하여 왕궁 숲의 한 곳을 마련하였으니

宜春苑裏百花前 의춘원[1] 안의 백화가 피는 꽃밭 앞이어라

行常留迹豈逃世 나다니면 늘 자취 남기니 어찌 세상을 피하리오

死不噬臍能任天 죽어도 배꼽 물어뜯지 말고[2] 하늘 뜻에 맡길지어다

身近靈臺依聖主 몸은 영대[3] 근처에서 성군에게 의지하고

夢歸瀛島伴神仙 꿈은 영도에 돌아가 신선과 벗하리

乍眠芳草香風起 잠깐 자고 난 풀밭에서 향기로운 바람이 이니

憶惹爐烟到日邊 향로의 연기가 어전까지 이르던 생각이 나네

[1]의춘원(宜春苑) : 진(秦). 한(漢). 송(宋)에 있던 원유(苑囿)의 이름이다.

[2]배꼽 물어뜯지 말고 : 서제막급(噬臍莫及)을 인용한 말로, 사향노루는 사람에게 붙잡히면 자기 배꼽의 향기 때문이라 하여 배꼽을 물어뜯는다 한다.

[3]영대(靈臺) : 주 문왕의 누대(樓臺), 또는 제왕이 천문이나 재이(災異)를 관찰하던 축조물을 일컫는다.

 

 

42. 鶴唳庭松(학루정송)

     뜰의 소나무 위에서 우는 학

 

來去雲霄不記年 높은 하늘 오간 햇수 기억조차 못 하는데

松枝踏雪降丁仙 솔가지 위에 정선[1]이 눈을 밟고 내리네

疎髥作伴看飛舞 성긴 수염과 짝이 되어 하늘하늘 춤을 추고

偃蓋爲巢識變遷 누운 일산에 둥지 틀어 세월 변천 보았으리

月露傳聲丹頂立 이슬 내리는 달밤 빨간 정수리 세우고 울음소리 내니

天風送嚮縞衣翩 바람은 울음소리 실어 보내고 하얀 비단깃 펄럭인다

儘知靈囿非沙苑 영유[2]가 사원[3]이 아닌 줄을 능히 알겠으니

莫向秋林怕聽弦 가을 숲에 가서 활시위 소리 듣고 겁먹지 말지어다

[1]전선(丁仙) : 신선이 된 정영위(丁令威)를 이른다. 한나라 때 요동사람 정영위가 영허산(靈虛山)에서 선술(仙術)을 배워 신선이 되어 갔는데 뒤에 학이 되어 요동에 돌아왔다는 설화가 있다. 여기서는 학을 말한다.

[2]영유(靈囿) : 주 문왕의 원유(苑囿) 또는 제왕의 원유이다.

[3]사원(沙苑) : 촉중(蜀中)의 도사(道士)였던 서좌경(徐佐卿 )이 학으로 변하여 사원에 왔다가 당 현종의 화살을 맞고 서남으로 날아갔다. 그가 제자에게 그 화살을 주며 “뒤에 화살의 주인이 올 터이니 이것을 돌려주라.”하였다. 후일 현종이 안녹산(安祿山)의 난을 피하여 촉중으로 파천해 갔다가 그 화살을 발견하였다 한다.

 

 

43. 籠中華鴿(롱중화합)

     새장 속의 아름다운 비둘기

 

一羣嬌鳥羽毛舒 한 무리의 아리따운 새들이 깃털을 펴고 날아

弄日盤雲更引雛 해를 희롱하고 구름을 맴돌다가 다시 새끼를 이끈다.

傍屋棲籠開錦繡 집 옆 새장에서 금수 같은 날개를 펴기도 하고

馴筵啄豆踏氍毹 길든 자리에서 콩을 쪼며 양탄자를 밟는다

風鈴遠去春相愛 풍경 소리 멀어져 가는 봄이면 서로 사랑을 나누고

雨翅低來晩自呼 비가 오면 낮게 날고 저물면 새끼를 부른다

塞鴈傳書徒浪語 변방 기러기 편지 전한단 말 부질없는 낭설이요

飛奴到是善承趍 이와 반대로 전서구(傳書鳩)는 잘 이어 달린다.

 

 

44. 水上錦雞(수상금계)

     물가의 금계

 

身出高巖性愛湖 암석 지대 출신이니 천성은 호수를 좋아하고

雲飛烟宿自歡娛 구름이 날고 연무 짙어도 스스로 잘도 즐긴다

抱暉吐綬情相媚 광채 안고 인끈인 양 수염 빼며 서로 구애하고

舞鏡翻衣影不孤 춤 거울 앞에 날개 펄럭이면 그 그림자 외롭지 않네

波映繡翎臨水立 물가에 서서 수놓은 깃털 물결에 비추어도 보고

香粘紅觜啄花趨 향기 묻은 붉은 부리로 꽃을 쪼며 달리기도 하네

瑞世堪隨鸞鳳侶 상서로운 세상이라 난새 봉새 짝하여 따를 만도 하니

莫遣樊籠苦護扶 보호한답시고 새장으로 보내어 괴롭히지 말지어다.

 

 

45. 巢樑鷰(소량연)

     대들보 위에 집을 지은 제비

 

訪主營巢畫閣幽 주인 찾아 화려한 집 깊숙이 둥지를 틀려고

芹泥隨觜意悠悠 미나리밭 진흙 물고 유유히 날아드네

花銜絮蹴烏衣巷 오의항[1]에선 꽃을 물고 버들개지 차며 날았겠고

舞去歌來白玉樓 백옥루[2]에도 춤추고 노래하며 오갔겠네

錦被褪雲驚午夢 비단 이불 같은 구름 걷히자 한낮의 꿈을 깨고

紗窓掩雨說春愁 비단 창으로 비틀 거리며 봄 시름 달래보네

倚欄待見相思字 난간에 기대어 그리운 편지 보기를 기다리며

十二珠簾盡上鉤 열두 주렴을 모두 걷어 올려 보네

[1]오의항(烏衣巷) : 중국 강소성 남경시 진회하 남쪽의 지명이다. 오의(烏衣)는 제비의 별명이기도 하다.

[2]백옥루(白玉樓) : 문인(文人)이 죽으면 간다고 하는 천상(天上)의 누각으로, 역기서는 사람은 죽어야 가는데 제비는 마음대로 오감을 부러워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46. 躍沼魚(약소어)

     연못에서 뛰노는 고기

 

一鑑澄澄半畝潯 거울같이 맑디맑은 조그마한 연못

金鱗活潑綠荷陰 금비늘 물고기가 푸른 연잎 그늘에서 활발하게 노네

沈浮眞有相忘意 진정 서로의 마음 아랑곳 않고 부침하며

動靜渾隨自在心 전혀 자유자재로 노닌다

祗信乾坤如許大 사는 세상이 이만큼만 크다고 믿고 있으니

那知江海幾何深 강과 바다가 얼마나 깊는지 어찌 알겠느뇨

憐渠牣躍皆王化 어여쁘다 활발하게 뛰노는 모습 임금의 은덕이니

觀物仍成道體吟 이를 보고 도(道 )의 주지(主旨)를 읊는 시를 짓노라

 

 

47. 木覓晴雲(목멱청운)

     목멱산의 맑은 구름

 

五色晴薰近紫宮 오색의 맑은 빛이 왕궁을 감도는데

南山佳氣太和融 남산에는 화창한 날씨의 원기가 무르녹네

從龍只合商霖注 용을 좇으면 가뭄에 흡족한 비 내려야 마땅하고[1]

變狗休敎舜日籠 개 모습으로 변하여 순일(舜日)을 에우지 말라

靜避殘霞藏石底 고요히 남은 노을 피하여 바위 밑에 숨고

行隨明月到天中 밝은 달을 따라갈 때면 하늘 가운데 이르네

相逢莫說襄王事 서로 만나도 옛날 양왕의 일[2] 말하지 말게

堪恨千秋未發蒙 몽매한 꿈 깨지 못하였음을 천추에 한하리

[1]용을 …… 마땅하고 : ‘용을 좇는다’ 함은 제왕을 수종(隨從)한다는 말이고 ‘가뭄에 흡족한 비(霜霖)’ 라 함은 옛날 상(商 )나라 고종(高宗)이 수종신(隨從臣) 부열(傅說)의 가르침을 마치 가뭄에 장맛비가 내리는 것처럼 여기겠다고 말한 고사에서 인용한 것으로, 임금을 수종하는 신하는 부열처럼 유용한 신하여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2] 양왕(襄王)의 일 : 양왕몽(襄王夢)을 이르는 말로, 옛날 초(楚)나라 양왕이 고당(高唐)이라는 곳을 유람할 때 꿈에 무산(巫山)의 신녀(神女)를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는 전설로서 남녀 간의 사랑(雲雨之情)을 말한다.

 

 

48. 仁王暮鍾(인왕모종)

     인왕산의 저녁 종소리

 

月在西峯暮色蒼 달은 서산으로 기울고 저녁 빛은 짙어 가는데

疎鍾響處是蓮坊 성긴 종소리가 절간에서 들려오네

塡途馬迹歸城市 길을 메운 말 발자국은 시내로 돌아오고

吼地鯨音出梵堂 땅을 울리는 굉음은 법당에서 나온다

老釋警昏禪夢幻 좌선(坐禪)하는 노승은 종소리에 환상을 깨우고

先儒聽夜道心長 선유들은 밤 종소리 듣고 도심을 키웠으리

誰將蘭若臨京闕 누가 이 사찰을 대궐 가까이에 지어서는

謾使吾民學渺茫 부질없이 우리 백성에게 허망한 걸 배우게 했느뇨

 

 

 

 

 

출전 : 탁영선생문집 중간본, 역주본

편집 : 2014. 1.5. 죽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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