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로운글 ‥─‥

일제치하 초등학교의 추억

작성자청운|작성시간26.06.16|조회수6 목록 댓글 0

일제치하 부모님 세대의 국민학교(소학교)시절의 추억

보통학교 김천공립 심상소학교(普通學校 金泉公立尋常小學校 )-일제치하 

나는 공립 보통학교 2년 간, 공립 심상소학교 4년 간 도합 6년간에 걸친 초등학교 시절을 일제치하인 1934년 4월부터 1940년 3월까지의 사이에 경북 김천읍(지금은 김천시로 승격)에서 다녔다. 그간의 사연들을 생각나는 대로 더듬어 본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요즘처럼 의무교육제도가 아니며 보통학교도 입학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해야만 학교에 다닐 수가 있었다. 나는 머리가 둔한 편이 아닌데도 만7세 때 응시했다가 낙방하고 만8세 때에 재 응시하여 학교로부터 우편엽서로 보내온 합격통지서를 수령하여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당시 제1학년의 학급 수는 남자 3개 학급, 여자 1개 학급으로 모두 4개 학급이며 학급 당 인원은 50여 명 정도이다. 나는 1학년 1조에 속했으며 담임은 조선 사람인 김창덕(金昌悳) 선생이다. 다른 조의 담임은 모두 일본 사람이다. 교내에서의 언어는 일본어이고 교사들에 대한 명칭은 훈도(訓導)라 했다. 내가 3학년이 되던 해의 담임은 곤도라는 일본 사람으로 바뀌었으며 또한 학교의 명칭도 김천 남산정 공립 심상소학교(金泉 南山町 公立 尋常小學校)로 바뀌었다. 그리고 1주일에 2시간 정도씩 들어 있던 조선어시간은 자습시간 또는 근로봉사 활동시간으로 대치되는 등으로 사실상 조선어시간은 없어진 것이나 진배없게 되고 말았다. 체육시간이 되면 호소가와(細川)라는 일본인 선생이 졸업사진과 적당한 자리에 스모(일본식 씨름)를 가르치면서 어린 학생들에게 호기심을 갖게 하는 은연중에 일본인의 기상과 일본정신의 함양에 온 힘을 쏟기도 했다. 1937년 7월 지나사변(支那事變,일명 中日戰爭)이 터졌다. 일본인들은 대담무쌍하게도 배보다 배꼽이 큰 중국 대륙을 삼켜볼 작정으로 일본국 본토에서 징집한 소위 그들의 황군을 기마부대용 말들과 함께 무개차 또는 화물열차에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가득 태워 폭서 속의 무더위와 싸워가며 땀범벅이 되어있는 몰골은 두 눈을 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목불인견의 참상 바로 그대로였다. 그러나 그들 거지 패거리와 같은 몰골의 군인들을 실은 군용열차가 김천역에 도착할 시간이 되면 김천시내 소재의 기관, 단체, 부녀모임, 학생, 어린아이까지 강제 동원되어 손에 손에 일장기를 들고 대열을 갖추고 그들을 환송하기 위하여 김천역 플래트홈으로 달려 나간다. 군용열차가 역두로 들어오면 부녀단체 회원들은 찻물 나르기, 위문품 전달 등으로 분주하고 동원된 사람들은 일장기를 흔들며 “댄니 가와리테 후기오 우쓰, 주유 무소-노 와가 해이와, 강꼬노 고애니 오구라레데,이마소 이대다쓰 후보노 구니, 가다즈바 이끼데 가에라지또, 지까우 고꼬로노 이사마시사, 아루히와 쿠사니 후시 가꾸래, 아루히와 미즈니 도비이리데...”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하늘을 대신하여 불의를 친다. 충용무쌍(忠勇無雙)의 우리 병(兵)은 환호의 소리에 전송되어 지금에서야 떠나는 부모의 나라 이기지 않고서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으리라 맹세하는 마음의 용감함, 어떤 날은 숲속에 숨기도 하고 어떤 날은 물속에 뛰어들어.....(이하생략)”

역두에 동원된 사람들과 남녀 어린 학동들은 내용도 영문도 모른 체 무턱대고 목이 터져라 소리 높여 군가를 불러댄다. 이러한 행사가 사흘이 멀다 하고 되풀이 되고 있었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일본사람들은 전쟁수행을 위하여 국민 총동원령을 내리고 전시체재를 갖추어 나가면서 심상소학교에 취학하고 있는 어린이들에 대하여 까지 정신무장의 강화, 가미가재 세이싱(神風精神)과 제국주의 사상의 주입을 위한 세뇌교육의 일환책으로 어린 학동들에게 까지 황국신민의 맹서라는 표제가 붙은 구절이 들어있는 표어를 만들어 천황폐하의 칙어라고 하면서 이를 매일 암송하게 하였다. 그들은 신사참배를 의무화하고 일본 천황이 상주하고 있는 궁성을 향해 요배(遙拜)할 것을 생활화 하도록 강요하면서 그 실천 여부를 기록하여 개인별 성적표를 작성할 때 이를 성적에 반영시키는 방법을 택해왔다. 실로 교묘하고도 가증스러운 방법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체력단련이라는 명목 아래 겨울철에는 양말을 신어서도 아니 된다. 하의는 반바지라야 하고 하내의를 입어서는 아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군수물자 조달책의 일환으로 어린 학동들을 동원하여 고철 등을 주어 오게 하는 한편 조선 사람들 가정에서 고래(古來)로 즐겨 사용하던 식기류, 세수대야, 요강 등 모든 쇳조각을 가져오도록 강요했으며 그도 모자라 유류의 부족에 대한 보충책으로 어린 학동들을 산으로 보내어 송진을 긁어오게 하는 등의 만행을 자행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학업시간에 조선어학과는 사실상 폐지 상태였다. 나는 80고개를 훌쩍 넘긴 고령에 있으면서도 60여 년 전의 일이기는 하나 지금도 그 당시의 6학년생 학동의 조선어 책과 일본어 교과서 책에 첫 번째로 나와 있는 글의 구절을 암기하고 있다. 그 내용을 여기에 소개해 보기로 한다.

조선어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들은 상기 아니 일어났냐...”(이하생략)

다음은 일본어(당시는 국어(國語)라 했다)책이다. “길야산 안개 속의 광경은 어떠한지 알 수가 없으나 시야에 들어오고 있는 산 전체는 온통 벚꽃뿐이로다. 산 전체가 꽃구름에 쌓여있는 길야산 광경을 바로 눈앞에서 보는 것 같구나...”(이하생략)

당시의 학제를 보면 신 학년의 시작은 4월 1일부터이고 하기 방학은 8월 31일까지이다. 필자가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한 가지가 있다. 무엇 인고 하니 일인들의 행위 중에도 잘하는 일은 이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일인들은 한 달 전체가 방학 기간에 포함되어 있는 8월 한 달에 대하여는 수업료를 수령치 않고 면제했다. 수업 시킨 일이 없는데 수업료를 부담시킬 수는 없다는 논리에서다. 그러나 요즈음의 우리나라에서는 어떠한가? 방학 기간 중 한 달 전체에서 불과 며칠을 수업 일수에 포함시켜 한 달 수업료를 수납케 하는 등 방법이 사용되어 오고 있기도 하고 한 달 전체가 방학기간에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수업료 납부를 의무화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는 아니 되겠다는 것이다. 2학기는 9월 1일부터 시작이고 봄 방학은 아지랑이 아롱거리는 3월 25일부터 시작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처럼 눈보라 휘날리고 북풍한설에 결빙의 양력 2월 25일이라는 매서운 추운 날에도 봄 방학이라는 우는 범하지 않고 있었다. 내가 김천 남산정 공립 심상소학교의 6학년 졸업 당시의 교장은 일본인인 노무라 쓰나히대(野村綱秀)라는 사람이며 그 사람은 체구는 작으나 다부지게 생긴 사람으로서 식민지 교육정책의 실현에 빈틈이 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심상소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기차라는 것을 타보았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산간벽지의 오지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기차라는 것을 타보기는커녕 실물의 구경마저 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허다했을 때이다. 뿐만 아니라 문명사회에서 이용되고 있는 허다한 여러 가지 종류의 생활용구들에 대하여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에서 웃고 넘어가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이야기 한 토막 실어보자. 어떤 시골에서의 일이며 이 이야기는 실화이다.

어느 양반집 사랑방에 벽시계가 걸려 있었다. 어느 날 안방마님이 외출을 하면서 집에 있을 하녀 아낙에게 벽시계에 태엽을 감아 줄 것을 당부 한다.

“여보게 점심 식사 때 쯤 되거든 사랑방 벽에 걸려있는 벽시계에 밥을 잊지 말고 주도록 하게”라고 당부하고 출타했다. 당시의 시계는 요즘 시계와는 달리 태엽을 감아주어야 움직이는 장치의 시계였다. 그러기에 시계에 밥을 주라는 말은 시계의 태엽을 감아주라는 말이다. 외출에서 돌아온 안방마님이 아낙을 보고 시계의 밥은 잊지 않고 주었겠지? 하고 물었다. 그러자 하인 아낙은 이렇게 대답했다. “여부가 있나요. 열무김치를 잘게 썰어 참기름과 고추장으로 맛있게 비벼서 찬물 한 그릇과 함께 갖다 주었지요” 이 말을 들은 안방마님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시계가 걸려있는 사랑방에 가보았더니 벽시계의 추는 멈추어 있었고 벽시계 밑에는 비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