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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강론

양 냄새 나는 가난한 자들의 벗, 안광훈 신부/연중 제 11주일 가해

작성자simon|작성시간26.06.12|조회수31 목록 댓글 0

 가난한 자들의 벗, 안광훈 신부님!

 선교사로 한국에 와 가난하고 힘없는 약자들과 함께 60년을 살아 온 안광훈 신부(로베르토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321일 오전 4시 서울 성북구 동서요양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84. 고인의 장례미사는 324일 오전 10시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되었다. 장지는 충북 제천 배론성지천주교묘원.

안광훈 신부는 1965년 사제서품을 받고, 이듬해 선교사로 한국에 왔다. 1968년부터 원주교구 삼척 사직동본당, 정선본당, 단구동본당 등에서 주임 신부로 사목했다.

원주교구 선교 시절 안 신부는 도시빈민들을 위해 헌신했다. 정선본당 주임신부 때는 고리대금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주민들을 위해 1972년 정선신용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성 프란치스코 의원을 열어 본당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봉사했다. 1974년 원주교구 초대 교구장이었던 고() 지학순 주교가 유신 정권에 의해 부당하게 구속됐을 때에도 석방을 요구하는 시국기도회 등에 참여하는 등 정의와 인권을 지키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1981년 서울로 온 안 신부는 서울대교구 목동본당, 미아동 선교본당, 삼양동 선교본당 등에서 주임 신부로 사목했다. 당시 서울은 인구가 집중되고 재개발 붐이 한창이었는데, 안 신부는 안양천변에 살다가 쫓겨나는 철거민들의 비참한 현실을 마주했다. 철거민들에게 본당에 자리를 내어주고 철거 반대 운동에 함께했으며, 이들이 경기도 시흥시 목화마을이 자립할 수 있도록 물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1992년 미아동 선교본당에서 사목할 때에도 철거 위기에 몰린 미아동 주민들과 동고동락했고, IMF 위기가 오자 서울북부실업자사업단 강북지부를 맡아 실업 문제 해결과 저소득층 자립, 노숙인 자활 등에 힘쓰며 이 시대 가장 가난한 이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삶을 실천했다.

안 신부는 2012년 서울시 사회복지대회 대상 수상, 2014년 아산사회복지재단 대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에는 특별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국적을 받았다. 이 밖에도 선교회 한국지부 초대 신학원장, 선교회 한국지부 부지부장, 한국지부 재정 담당 등으로 소임했다.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는 안 신부님은 병상에 눕기 직전까지도 사제관이 아닌, 주민들이 사는 동네에서 이웃으로 함께했다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말씀하셨던 양 냄새 나는 목자로서 헌신해 온 신부님의 아름다운 삶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가톨릭신문 2026,3,22 이형준 기자)

 

오늘 성서의 말씀은 부르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부르신 하느님께서는 시나이 산에서 십계명을 주시면서 당신 법을 알려 주시고 당신께서 어떻게 이집트인들의 손아귀에서 이스라엘을 건져주셨는가를 회상하도록 하셨다. 또한 당신 자신이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되시고, 이스라엘은 당신의 백성이 될 것이라 하시면서 사제의 직책을 맡은 하느님의 나라, 거룩한 백성이 되라고 명하신다. 거룩함으로의 부르심은 ‘독수리’라는 표상을 사용하여 강인함과 온유함을 드러내고 있다. “독수리가 보금자리를 흔들어 놓고 파닥거리며 떨어지는 새끼를 향해 날아 내려와 날개를 펼쳐 받아 올리고 그 죽지로 업어 나르듯 야훼 홀로 그를 인도해 주실 때 어느 다른 신이 그와 함께 하였더냐?”(신명 32, 11-12)라는 모세의 마지막 노래, 찬미가는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이스라엘 민족을 부르시는 이 부르심은 신약에 와서는 좀더 구체적으로 당신의 열두 제자들을 선택하시고 그들을 당신 나라의 추수의 일꾼들로 초대하시는 데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 중 길 잃은 양들을 찾아가 하늘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고 앓는 사람을 고쳐주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신약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게 해준다. 그는 또 죽은 사람은 살려내고 나병 환자는 깨끗이 낫게 하고 악마를 추방하라고 명하신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고 하신다.
복음 선포의 명령을 내리시면서 아무런 보수없이 거저 받은 모든 것을  거저 주라고 하신다. 다른 복음(루가 10, 1-12 참조)에 보면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오직 주님의 평화만을 빌어주고 주인이 주는 음식을 먹으며 그 집에 머물러 있으라고 하신다. 복음 자체가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이요, 무상으로 주어진 것이기에 복음을 전하는 사람도 하느님 나라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아무 조건없이 거저 베풀어주며 가난하고 빈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이는 곧 가난 그 자체가 복음의 선결 조건이 되며 그런 상태에서만 진정 복음이 사람들 마음에 와 닿을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오늘날과 같이 교회가 대형화하고 중산층화한 상태에서 어찌 보면 맞지 않는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복음을 전해야 하는 마음 자세와 정신적 태도는 시대를 초월한 영원 불변의 진리로 세속화되고 물질 만능주의로 점철된 오늘날의 사회와 교회의 속물화한 모습에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이런 복음의 가르침과 관련,위에서 소개한 성콜럼반회 안광훈 신부님의 삶은 많은 묵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안광훈 신부님이 보여주신 헌신적인 사제의 삶,  그 정신, 그 마음으로 우리도 사심없이 주님의 복음을 세상에 선포해야 할 것이다. 오늘 제2독서 로마서의 말씀처럼 그리스도께서는 죄 많은 우리 인간을 위해서 목숨을 바쳐 우리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확실히 보여주셨는데 그것은 바로 하느님과 원수되었던 우리 인간을 하느님과 화해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생명을 바쳐 사랑을 확인해 주신 주님의 사랑, 그 사랑은 우리를 거룩하게 살라고 부르시고 있고 이 거룩함이 온 세상에 널리 퍼져서 모든 이가 구원의 은총을 받도록 하신 것이다. 주님의 구원의 은총이 주님을 모르는 모든 이들에게 널리 널리 퍼져 나가 하느님 나라가 이 땅 위에 이룩될 수 있도록 헌신의 정열을 바쳐 복음선포의 길에 앞장서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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