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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강론

둑을 막아 나라를 구한 네덜란드 소년 (그리스도왕 대축일 나해)

작성자simon|작성시간18.11.25|조회수106 목록 댓글 0

그리스도왕 대축일 (나해)

                                     둑을 막아 나라를 구한 네덜란드 소년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오늘은 전례력으로 나해의 마지막 주일이자 그리스도의 왕권을 기리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입니다. 그리스도가 세상의 어떤 왕들보다 더 위대한 왕이라는 것은 그분의 다스림이 법이나 권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랑과 봉사에 의한, 남을 섬기는 자로서 참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않고 오히려 섬기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다는 그분의 가난과 겸손의 모습은 군림하고 통치하는 세속의 통치자들과는 전연 다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통치는 사랑의 다스림,즉 섬김과 봉사입니다. 세상의 권력자들은 자기들의 세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반대하는 세력들을 힘으로 내리누르고 온갖 권모술수를 동원하여 자기 합리화를 꾀하지만,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내어주시는 희생과 사랑으로써 사람들을 품어 안으시고 온갖 고통과 괴로움을 다 감수하며 세상의 모든 이들을 위해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가장 약한 자의 모습으로 우리 안에 오시어 가장 강한 사랑을 드러내시고 자신의 희생으로 사랑을 입증하신 분이십니다. 뭇사람들의 조롱을 받으시고 채찍질을 당하신 예수께서 온 세상이 기리는 구세주 메시아가 되신 것입니다. 이 메시아의 왕권은 세상의 임금들이 제한된 임기 내에서 누리는 왕권과는 비교되지 않는 엄청난 권위와 힘 그리 고 영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예수의 다스림이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랑을 베풀고 주기만 하는 조건 없는 봉사와 희생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곧 권력의 힘을 행사하여 사람들에게 뭔가를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으로 베푸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근거하기 때문입니다.

 

1953년 1월 31일 네덜란드 코라인스프라아트 마을에 거대한 폭풍우가 몰려왔다. 고기잡이를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던 한스는 맨 먼저 폭풍우를 발견하고 종을 울려서 사람들에게 위험을 알렸다. 잠자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래주머니를 하나씩 짊어지고 둑을 막기 위해 모여들었다. 그때 누군가가 외쳤다.

"둑은 이제 가망 없다. 바닷물은 이미 둑을 넘어섰다. 하지만 수문만 지키면 마을은 산다!"

비바람을 뚫고 사람들이 수문 쪽으로 뛰어 갔다. 그리고 수문이 밀리지 않도록 모래 주머니를 하나 둘 쌓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문은 조금씩 흔들렸다. 그 수문이 무너지면 마을이 물에 잠기는 것은 물론 옆 마을과 도시까지 물에 휩쓸릴 것이 분명했다.

"아, 이런 안 돼. 모래주머니를 더 쌓아라."

다급해진 누군가가 소리쳤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모래주머니는 없었다.

"모래주머니가 없으면 우리가 대신 막아서요."

마을의 어린 소년인 고오그가 뜻밖의 제안을 했다. 고오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수문에 몸을 딱 붙이고 기대어 섰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고오그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서로의 어깨와 어깨를 대고 흔들거리는 수문 앞에 버텨 섰다. 수문의 흔들림이 어깨에 느껴질 때마다 그들은 더욱 힘을 주었다. 그렇게 추위와 고통을 참으며 몇 시간을 보내자 빗방울이 점점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오직 마을을 지키고 나를 구하겠다는 강철 같은 마음이 파도를 조금씩 잠재운 것이다. 2월의 첫 새벽 바다 저쪽에서 한 줄기 빛이 밝아오고 있었다. 살아있는 둑이 코라인스프라아트 마을과 네덜란드를 구한 것이다.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 나라를 구한 어느 네덜란드 소년의 모습이야말로 그리스도의 왕직을 누구보다도 기꺼이 실천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희생적 사랑은 하마터면 물 바다로 변할 수도 있었던 나라를 구한 기적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요한 18,33ㄴ-37)은 빌라도와 예수님의 장면을 소개하고 있는데 예수님의 왕권이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 잘 말해 줍니다. 세상의 왕권과 천상의 왕권은 엄청난 차이가 있고 그 대조점이 극에 이르고 있음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진리를 증거하러 왔으며 내 왕국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라고 선언하시는 예수님의 의연하고 당당한 모습은 빌라도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왕권이 세상의 왕권과는 달리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진리에 의해 유지되고 이 진리를 밝히기 위해 세상에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이런 사랑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남에게 존경받고 대접받는 자가 되기보다는 남을 위해서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랑의 사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코 힘이나 권력이 아니라 영원히 지속되는 사랑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전례력으로 마지막 주일을 보내면서 지난 한 해 동안 얼마나 이 사랑의 왕직에 충실했는지 자신을 반성하면서 새로운 결심으로 다음 한 해를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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