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용(準用)․유추(類推)
Ⅰ. 준용(準用)이라 함은 어떤 사항을 규율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규정을 그것과 유사하나 본질(성질)이 다른 사항에 대하여 필요한 약간의 수정을 가하여 맞추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항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 A라는 법령의 규정을 a와는 유사하지만 본질상 이와 다른 b라는 사항에 법문에 다소 수정을 가하여 「…의 규정은 …에 관하여 준용한다」고 하는 것이 그 예이다.
ⅰ) 준용(準用)은 그 성질에 있어서는 유추(類推)와 비슷하지만, 유추(類推)가 법관이나 기타 법률해석자가 쓰는 법해석의 기술인데 대하여, 준용(準用)은 같은 종류의 규정을 되풀이하는 번잡을 피하기 위한 입법기술상의 한 방법이라는 데에 양자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형벌법규의 해석에 있어서는 죄형법정주의(罪刑法定主義)의 원칙에 입각한 당연한 결과로서 유추(類推)가 금지되지만, 준용(準用)은 해석기술이 아니고 입법기술이기 때문에 형법의 영역에 있어서도 당연히 허용된다. 예를 들면, 형법 제328조와 제346조는 동법 제354조․제361조에서 준용되고 있다.
ⅱ) 민법 제14조를 보면, 「제11조의 규정은 금치산자에 준용(準用)한다」고 하고, 제11조의 한정치산 선고의 취소의 규정을 금치산 선고의 취소에 관하여 적당한 수정을 가하면서 적용하는 이른바 동일한 규정을 둔 것과 같은 결과로 되도록 하고 있다.
이 준용규정은 증권거래법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제75조는 「증권거래소에 대하여 이 법 또는 이 법에 의한 명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중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準用)한다. 이 경우에 증권거래의 회원․회원총회와 임원은 각각 사단법인의 사원․사원총회와 이사 또는 감사로 한다」고 하여 많은 조문을 준용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민법에서 규정되어 있는 사단법인의 조문을 일일이 보아야 한다. 그래서 준용규정은 쓰는 쪽에서는 편리하나 읽는 쪽에서는 매우 귀찮다. 이와 동시에 해석상의 의문이 생기는 일도 있다.
그러므로 준용(準用)이라고 하는 편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라도 읽을 때에 도리어 번잡하게 되거나 의문이 생기는 것이라면 그만 두는 것이 좋다. 그러나 그다지 번잡하지 않고, 또 의문이 생길 염려도 없든가, 다소 있다고 하여도 「바꾸어 읽는 규정」을 둠으로써 의문이 없게 될 때에는 이 편리한 준용(準用)이라고 하는 편법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전술한 바와 같이 준용(準用)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 그 성질이 다른 타사항에 관한 규정을 빌려다가 이것에 적당한 수정을 가하여 사용하는 것이므로 「준용(準用)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어떤 부분을 어떻게 수정을 가하여 적용하면 좋을지 의문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위의 증권거래법 제75조와 같이 「이 경우에 증권거래소의 회원․회원총회와 임원은 각각 사단법인의 사원․사원총회와 이사 또는 감사로 한다」고 쓰여지는 일이 있다.
여기서 「…감사로 한다」고 하는 것은 「…감사로 바꾸어 읽는다」는 의미이며 「바꾸어 읽기 규정」을 두어, 그 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바꾸어 읽기 규정」은 준용(準用)되는 조문의 자구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를 나타내는 것이며, 따라서 바꾸어 읽기를 하는 부분을 많이 쓰면 그 만큼 잘못 읽을 염려는 없어진다.
또 옛 법령의 「바꾸어 읽기 규정」은 처음에 쓰기 시작하는 것은 「단(但)」이라든가 「다만」이라고 하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ⅲ) 준용(準用)은 어디까지나 준용이지 조문 그대로의 적용(適用)이 아니므로 준용조문에 대하여는 사리에 따라서 약간의 수식을 가하여 이를 해석하고 거기 준용되고 있는 조문이 그런 경우에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가를 판단하여야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판단하기가 어려운 때가 있다.
그래서 최근의 입법기술에서는 판단의 난해성을 조금이라도 경감하기 위하여 첫째로 거기 준용되고 있는 조항이 어떤 내용의 규정인가를 간단히 요약하여 그 준용조문 안에 괄호로써 삽입한다(준용되고 있는 조문이 같은 법령 중의 다른 규정일 경우에는 그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다고 하여 이 괄호를 삽입하지 않는다). 둘째로 거기 준용되고 있는 조문이 그런 경우에 어떤 식으로 읽혀지고 변경되어 작용하는가를 명확히 한다는 의미에서 준용을 하는 부분 중 그 방법이 다소 작위적이며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이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Ⅱ. 유추(類推)라 함은 법률학에서 어떤 사항을 직접적으로 규정하는 법규(法規)가 없을 경우 그것과 비슷한 사항을 규정하는 법규를 원용(援用)하는 것을 말한다.
유추해석(類推解釋)이라 함은 어떤 사항을 직접 규정한 법규가 없을 때에 그와 비슷한 사항을 규정한 법규를 적용하는 법의 해석방법을 말한다.
「승용차량 통행금지」라는 표지가 붙은 다리를 화물자동차가 통과하려고 할 때에, 화물차량에 대한 규정이 없으므로 통과를 허용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반대해석이고, 화물차도 승용차와 비슷하므로 통과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유추해석이다.
유추해석은 법의 적용을 탄력적으로 하여 입법의 불비(不備)를 보충하고, 법을 시대의 발전에 적응시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유사한가 아닌가의 판단이 자의(恣意)로 되어 버리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법적 안정성을 해할 염려가 있다. 특히 형법의 유추해석을 인정하여 형벌권을 확대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罪刑法定主義)에 반하기 때문에, 근대형법은 유추해석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