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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서신

기적은 군중을, 말씀은 제자를 만든다

작성자김경근|작성시간26.06.09|조회수27 목록 댓글 0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은 영이요 생명이니라(요6:63)

 

말은 힘이 있다. 말은 능력이 있다. 말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말은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 강력한 무기이며 힘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에 대해서 말이 많다. 말에 대한 책도 많다. 말을 잘 하는 것이 명성과 인기와 권력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사상가, 철학자, 정치가들은 모두 달변가들이었다. 그들은 저술과 강연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감동케 했다. 동시에 그 말로 인해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뀌고 인생의 목적이 달라지기도 했다. 예를 들면, 공산주의 사상을 저술한 칼 마르크스의 말은 세상을 프로레타리아 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일으켰고, 또한 다윈의 진화론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이상 창조주에 대한 믿음을 버리게 만들었다. 이렇듯 말은 강력하고 대단한 힘이고 능력이다. 

 

이는 사실 그렇게 새로운 것도 아니다. 그 이유는 성경은 이미 말에 대한 능력과 힘을 태초부터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태초에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것은 말이 단지 말이 아니라 능력이며 권능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요한 사도는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1:1)라고 선포함으로서 말씀이신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 보여주었다.

아담이 태초에 하나님께 부여받은 임무 중 하나도 그가 모든 세상의 생물들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었는데, 이는 말로서 존재의 의미를 부여 받게 됨을 말한다. 말은 '무가치'를 '가치'의 존재로 만드는 능력이고 힘이다. 김춘수 시인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다가와 꽃이 되었다"라고 표현했다. 말로 표현될 때 진정한 의미가 생긴다. 이처럼 말은 신적인 것이며 신비한 것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말로서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개역성경(구 성경)에는 "예수께서 가라사대"라는 표현이 항상 등장하는데 이는 예수님께서 늘 말로서 가르치셨다는 뜻이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 오심에 걸맞게 말씀으로 육신들을 가르치셨다. 예수님은 동시에 많은 이적을 행하시기도 하셨는데, 그로 인해서 수 많은 군중들이 몰려들었고 많은 제자들이 생겨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님의 주된 사역은 치유나 이적  사역이 아니었다. 그 분의 주사역은 말씀으로 가르치는 사역이었고,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 말로서 그들에게 전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말씀 사역은 이적이나 치유사역보다 인기가 많지 않았다. 

 

오병이어(물고기 두 마리와 떡 다섯 개로 오천명을 먹이신 사건)나 귀머거리, 중풍병자, 앉은뱅이를 치유한 사건들을 통해 수 많은 자들이 예수님께 몰려들었지만, 주님은 그들을 보면서 만족하지 않으셨다. 동시에 주님은 그렇게 몰려든 사람들에게 말씀을 통해서 걸러내셨다. 마치 키질을 하듯이 자신의 욕망과 필요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흥분되어 달려온 수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욕구를 들어주시고 치유하시고 배불리 먹게하시지만 그것으로만 끝이 아니었다. 예수님은 반드시 그들에게 말(말씀)을 통해서 자신이 그리스도이심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결단과 분명한 심판을 증거하셨다. 

 

많은 이들이 여기서 실족했다. 아니 실족했다기보다 판명되었다. 무엇이 판명되었나? 그들이 주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인정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음이 판명된 것이다. 수많은 치유받기 위해 몰려든 병자들, 떡과 고기를 먹은 자들은 잠시 머물다가 떠나버린 자들이었다. 그들은 예수님이 진정 하나님의 아들이고 그 분만이 영생을 주시는 구원자이심을 아는 것에는 추호도 관심이 없었다. 그들의 관심은 현재 자신의 욕망과 문제의 해결의 주된 관심사였고, 그것 이상에 불편하고 거슬리게 하는 모든 말들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주님의 말씀은 하면 할수록 그들에게 도리어 해악이 되고 말았다. 말할 수록 사람들은 대적하고 거부하고 떠났다. 

 

예수님의 치유사역과 이적은 마치 한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학생들에 비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와 욕망과 관심을 가지고 몰려온다. 학교에서 섬기고, 음식을 나눠먹고, 행사를 하면 모두 학교에 대해서 칭찬하고 감동해 한다. 하지만 거기에서 예수님에 대한 말씀을 전하게 되면 불쾌하고 거부하고 피하고 떠난다. 교회 안에도 동일한 일들이 일어난다. 봉사와 섬김과 보살핌의 행위는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죄와 회개와 순종을 말하게 되면 불편함을 느끼고 떠난다. 그것은 절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선택받은 자들이 아님이 드러난다. 

 

나는 크로아티아 현지 군선교회를 설립했던 한 명의 그리스도인을 안다. 그는 교회 안에 있는 자였고 신학을 공부했던 자였고 스스로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있는 자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그는 외도를 했고 가족을 버렸다. 그런 그의 실족은 단지 성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세상적 욕망, 권력과 명예에 기인 된 것임을 알았다. 나는 그를 오랫동안 섬겼고 우리는 좋은 관계였으며 필요를 서로 도와주는 동역자였지만, 그것으로 우리 관계는 지속되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실패에 대해서, 그의 범죄에 대해서 말했다. 그 말로 그는 나를 떠났고, 관계가 멀어지고 벽이 생겼다. 그는 현재 나를 더 이상 찾지 않는다. 무엇을 알 수 있나? 이적과 섬김과 도움과 희생과 행위가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임을 판명케 하지 않는다.  교회의 풍성한 섬김과 희생이 있는 곳에는 수많은 군중들이 오지만, 만약 그런 행위가 사라진다면 또 그 곳에서 진리의 말씀과 회개가 선포되어진다면, 얼마나 많은 자가 남아 있을까? 생각해 보라. 아마 극소수만이 남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몸과 피를 먹지 않으면 아버지께로 올 수 없다'고 말했을때, 수 많은 제자들이 예수님을 떠났다. 왜냐면 그들은 예수님의 말에 대한 거부감을 느꼈고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각에서는 도무지 받아들일수 없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떠났다. 겨우 몇명만 남았다. 그것을 단지 당시의 상황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이 지금도 동일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과 사상과 이해와 논리와 필요와 믿음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며, 우리 자신을 불쾌하고 불편하고 힘들게 하고, 우리의 욕망과 필요를 채워주지 않는다고 느끼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자들이 군중이다. 그들은 예수님을 사랑하여 따른 것이 아니라, 자기의 필요 때문에 예수를 이용하려고 한 것 뿐이었고, 그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고 십자가를 지라고 할 때 얼른 도망치고 만다. 그게 나 자신이 아닌지 고민해야 하고 깊이 생각해야 한다.

 

예수님은 '살리는 것은 영이고 육은 무익하다'고 하시면서 내가 이른 말은 영이라고 하신다. 즉 주님은 기적이 아니라 말로서 그들의 제자됨을 증명케 하셨다. 말씀으로 오신 하나님은 말로서 우리에게 도전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도 말을 들을 때 그 말씀 앞에서 잠잠히 우리 자신의 돌아보고 순종할 것인지 아니면 불순종할 것인지를 결단해야 한다. 우리가 태초에 예정된 백성이라면 우리는 주님을 떠나지 않고 베드로처럼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주를 떠나 어디로 가오리까"라고 고백할 것이다. 

 

나는 선교지에서 목회를 하면서 회개를 촉구할 때는 미움과 따돌림을 당하고, 봉사와 섬김을 할 때는 칭찬과 존경을 받는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다. 사람이 미움 받고 살아가는 것을 누가 원하랴.. 나도 마찬가지다. 나도 사랑받고 사랑하고 존경받고 존중하며 살고 싶다. 하지만 주님은 복음사역자들에게 이런 아름다운 환상을 갖지 말도록 경계한다. 나눔과 희생과 봉사와 헌신은 참으로 귀한 것이지만, 그런 이적과 치유의 역사는 군중들을 모을 순 있지만 제자를 만들진 못한다. 제자는 오직 말씀으로만 가능하다. 말씀을 듣고 깨닫고 회개하고 자복하며 오직 예수님이 나의 구주라고 할 수 있는 자가 열매인 것이다. 열매없는 무화과 나무를 꾸짖으신 주님은 우리에게 군중이 아닌 제자로서 열매가 되라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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