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란 아이는 내숭이 심한 아이입니다.
만나고 싶으면서도 만나자고 쓰지는 못하고 돌려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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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9시
ㅇㅇ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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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줄짜리 편지이지만 편지가 전해지기만 한다면 이쁜 아이는 무슨 의미인지 알 것입니다.
편지를 보내기는 했지만 모자란 아이는 편지가 전해질지는 확신하지 못합니다.
여자고등학교에서 여학생에게 온 남자의 편지를 무조건 전해준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동생집으로 거처를 정하고 고향을 떠나 j시에 올라와 있던 모자란 아이는 때 빼고 광 내고 j역으로 나가면서도 이쁜 아이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모자란 아이가 j역에 도착하자 교복을 깨끗하게 차려 입은 이쁜 아이가 역사 안에서 나와 모자란 아이에게 천천히 다가옵니다.
j여고의 교복은 이쁜 아이를 더 이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지가 3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이쁜 아이는 중학생 시절보다 더 성숙된 여인의 모습으로 변해 모자란 아이의 마음을 더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만나자고 편지는 보냈지만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 사전에 생각해보지 않은 모자란 아이는 막상 이쁜 아이가 다가오자 어떻게 할 줄을 모르고 당황하여 말도 하지 못하고 눈인사만 건넵니다.
답답했던지 이쁜 아이가 공원에 가자고 하며 시내버스를 타야 한다고 앞장서 걸어갑니다.
이쁜 아이를 따라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다 이쁜 아이가 내리자고 하여 버스를 내리고 보니 모자란 아이가 다니게 될 학교 옆에 있는 공원입니다.
공원을 도는 동안 두 사람의 대화는 본인들이 아닌 동창이나 동네사람 등 타인들의 소식에 대한 대화만 하고 막상 본인들의 대화는 꺼내지 못합니다.
모자란 아이는 편지를 보냈는데 왜 편지에 답장을 안했는지 묻고 싶지만 마음을 들킬까 봐 묻지 못합니다.
이쁜 아이가 선생님이 편지를 전해주며 "너 연애하냐?" 고 말했다고 합니다.
모자란 아이는 그 말끝에 자연스럽게 본인들의 대화로 전환하고 싶은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러지 못하고 엉뚱한 동네 사람 얘기를 해 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뭐라고 답했어?" 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공원을 한바퀴 다 돌 즈음 이쁜 아이가 대학은 어떻게 됐냐고 묻고 모자란 아이는 눈짓으로 옆을 가리키며 저기에 다니게 됐다고 대답은 했지만 창피한 마음에 더 이상 이쁜 아이를 바라보지 못합니다.
이쁜 아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모자란 아이는 이쁜 아이가 더 멀게만 느껴지고 이쁜 아이가 실망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쁜 아이와 밥도 함께 먹고 싶지만 소심한 모자란 아이는 밥 먹고 가자는 얘기를 하지 못하고 공원을 한바퀴 돌아 다시 입구로 와 두사람은 아무런 약속도 안하고 각자의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탑니다.
버스에 올라타기 전 이쁜 아이는 자기집이 ㅇㅇ동 45-11 이라며 모자란 아이에게 주소를 알려줍니다.
홀로 집으로 돌아오는 시내버스 안에서 모자란 아이는 남자이고 선배인 본인이 리드하지 못하는 무능함에 답답한 마음입니다.